은밀한 것을 아시는 분

다니엘 2:14–23 (NKRV)

14 그 때에 왕의 근위대장 아리옥이 바벨론 지혜자들을 죽이러 나가매 다니엘이 명철하고 슬기로운 말로

15 왕의 근위대장 아리옥에게 물어 이르되 왕의 명령이 어찌 그리 급하냐 하니 아리옥이 그 일을 다니엘에게 알리매

16 다니엘이 들어가서 왕께 구하기를 시간을 주시면 왕에게 그 해석을 알려 드리리이다 하니라

17 이에 다니엘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그 친구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에게 그 일을 알리고

18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이 은밀한 일에 대하여 불쌍히 여기사 다니엘과 친구들이 바벨론의 다른 지혜자들과 함께 죽임을 당하지 않게 하시기를 그들로 하여금 구하게 하니라

19 이에 이 은밀한 것이 밤에 환상으로 다니엘에게 나타나 보이매 다니엘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찬송하니라

20 다니엘이 말하여 이르되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할 것은 지혜와 능력이 그에게 있음이로다

21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22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고 어두운 데에 있는 것을 아시며 또 빛이 그와 함께 있도다

23 나의 조상들의 하나님이여 주께서 이제 내게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우리가 주께 구한 것을 내게 알게 하셨사오니 내가 주께 감사하고 주를 찬양하나이다 곧 주께서 왕의 그 일을 내게 보이셨나이다 하니라

# 꿈 소동

고대 앗시리아를 연구한 유명한 학자 중 한 사람인 아돌프 레오 오펜하임 교수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왕들이 꿈을 통해서 계시를 받는다"는 사상은 당시 흔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이 자신이 꾼 꿈을 해석하기 위해서 꿈과 징조를 해석해 주는 술객(마술사), 점술사와 같은 비밀스러운 지혜나 해몽 기술에 익숙한 전문가들을 곁에 두고 있었습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오늘 본문에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꿈을 꾸고, 그 꿈의 해석을 맡기는 것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다니엘 2장에서는 왕이 꾼 꿈 때문에 바벨론 왕궁에 큰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무슨 꿈을 꾸었는지, 꿈의 내용도 알려 주지 않고 꿈을 해석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그 꿈이 무엇인지 맞추지 못하면 다 죽이겠다고 협박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왕이 꾼 꿈이 무엇인지 맟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실 그것은 느부갓네살 왕이 장래의 일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다가, 아주 두렵고 충격적인 꿈을 꾸었는데, 그것 때문에 마음에 번민하면서도 그 꿈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 내용을 기억하지는 못해도 그 꿈이 주었던 큰 충격 때문에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 꿈에 대하여 알기를 갈구합니다. 그래서 왕은 술사들에게 자기 꿈을 해석할 것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꿈의 내용을 말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말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은 당시 세계 제일의 학문을 자랑하는 바벨론의 모든 학술과 모든 석학들의 한계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바벨론 왕립대학을 졸업한 젊은 박사들로 다른 이들과 함께 죽음의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들이 배운 학문은 그들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소위 '지혜자'라고 하는 바벨론 왕궁의 박사들과 술사들이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하자, 느부갓네살은 그들에게 속은 기분이 들 어서 모든 술사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여기서 다니엘과 세 친구도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다니엘은 이 문제를 믿음으로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 당시 다니엘 자신도 그 답을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께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을 믿고, 왕의 시위대 장관 아리옥에게 처형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다니엘과 세 친구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랬더니 19절에 하나님께서는 다니엘에게 '이 은밀한 것', 즉 아무도 알 수 없었던 느부갓네살의 꿈과 그 꿈의 의미에 대해서 환상을 보여주십니다. 다니엘은 지혜와 능력의 하나님께서 그 지혜와 능력을 자신에게 내려주심으로서 깊고 은밀한 것을 깨닫도록 하셨음을 찬양합니다.

# 비밀을 알게 하신 이유

이 이야기는 앞으로 다니엘이 해석하게 될 많은 꿈들 중 첫 번째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다니엘에게 지혜를 주셨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다니엘에게 이런 지혜를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 입니다.

22절에서 다니엘이 고백하듯이 '그는 깊고 은밀한 일을 나타내시며, 어두운 데 있는 것을 아시며, 또 그 빛이 그와 함께 있다'는 이 사실을 밝히는 것이 이런 지혜를 주신 이유입니다. 어떤 것도 하나님에게서 숨겨지지 못하고, 하나님이 이해 못하시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깊고 은밀한 일, 어두운 곳에 감춰진 것들은 빛 되신 주님 안에서 환하게 밝혀지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경험하게 하시는 희귀하고, 드문 체험보다 오히려 하나님의 이와 같은 속성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때때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의 충격 때문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신앙을 가졌으면서도 답답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우리가 통제하려면 알아야겠죠.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다니엘처럼 무엇이!, 왜 생기는지, 왜 일어났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이 한 가지만 확실하게 붙잡는다면 꿈을 해몽하지 못해도, 징조를 읽어내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이 세상의 '어둠 속에서' , '은밀하게 감춰진 것'들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님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가질 때 비로소 알 수 없는 미래를 살아낼 수 있는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됩니다.

야고보서 1장에 보면 '너희가 어떤 시험을 당하게 될 때 그 것을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고 권면합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그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라는 또 다른 권면을 덧붙입니다. 성도는 자기 자신에게 닥친 일을 하나님이 아시고, 이해하심을 단지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일을 궁극적으로 통제하고 계심을 알아야 합니다. 다니엘이 본 환상은 단순히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상세한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역사가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사실. 즉 온 세계가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본 것입니다. 이 역사는 하나님의 손 안에서 장차 이뤄지게 될 목표를 향해 가고 있음을 보게 된 것입니다.

바벨론 왕이 절대권력을 가졌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감추시면 아무것도 볼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어도 하나님께서 보이시고, 깨닫게 하시면 어떤 것도 숨겨지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깊고 은밀한 일, 어두운 곳에 감춰진 것들은 빛 되신 주님 안에서 환하게 밝혀지게 됩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가 하나님께서 깊고 은밀한 것을 나타내 보이시기를 기도하며 살아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삶의 어둠고, 침울한 인생의 충격적인 일들을 앞에 두고, 다니엘과 세 친구들이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처럼, 기도로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는 이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