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춰서기
Notes
Transcript
Handout
여호수아 5:1–9 (NKRV)
1 요단 서쪽의 아모리 사람의 모든 왕들과 해변의 가나안 사람의 모든 왕들이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셨음을 듣고 마음이 녹았고 이스라엘 자손들 때문에 정신을 잃었더라
2 그 때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너는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다시 할례를 행하라 하시매
3 여호수아가 부싯돌로 칼을 만들어 할례 산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할례를 행하니라
4 여호수아가 할례를 시행한 까닭은 이것이니 애굽에서 나온 모든 백성 중 남자 곧 모든 군사는 애굽에서 나온 후 광야 길에서 죽었는데
5 그 나온 백성은 다 할례를 받았으나 다만 애굽에서 나온 후 광야 길에서 난 자는 할례를 받지 못하였음이라
6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의 음성을 청종하지 아니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대하여 맹세하사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우리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그들이 보지 못하게 하리라 하시매 애굽에서 나온 족속 곧 군사들이 다 멸절하기까지 사십 년 동안을 광야에서 헤매었더니
7 그들의 대를 잇게 하신 이 자손에게 여호수아가 할례를 행하였으니 길에서는 그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못하였으므로 할례 없는 자가 되었음이었더라
8 또 그 모든 백성에게 할례 행하기를 마치매 백성이 진중 각 처소에 머물며 낫기를 기다릴 때에
9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내가 오늘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떠나가게 하였다 하셨으므로 그 곳 이름을 오늘까지 길갈이라 하느니라
# Ora et labora
유럽 여행을 해보신 분이라면 유럽에 있는 수도원을 한 번쯤은 방문하게 됩니다. 현재 유럽에 있는 수도원의 80%는 베네딕트 수도원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로마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몬테카시노 수도원이 베네딕트 수도원의 본산이에요. 왜 이렇게 영향력이 있냐하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수도생활의 규칙서>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체계적인 수도원 규칙서를 통해서 하루 몇 번 기도하고, 어떤 찬양을 불러야 하는지 고정된 일상의 영성과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칙을 73장에 걸쳐서 제시했던 거죠.
기회가 되어서 그 내용을 모두 읽어 봤는데요. 이 규칙들이 제시하는 근본적인 핵심은 이거예요. <기도(opus Dei)와 노동(labor)과 묵상(lectio Divina)>입니다. 이게 6세기 부터 세워진 베네딕트 수도규칙의 ‘생활 표어’예요. 이 후에는 좀 정리 되면서 두 가지로 압축되는 데요.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Ora et labora”‘기도하고 일하라’.
하지만 중세의 무질서한 시대를 지나면서 수도원도 급격하게 흔들렸습니다. 중세 수도원은 100% 기부로 운영이 됐어요. 수도원이 돈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을 기부한 사람을 위해서 기도해 줬습니다.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겠죠. 그렇게 수도원에 부가 쌓이면서 수도원의 원장들은 수도승들에게 수도원 안에서 일하는 시간들을 점점 줄이고 기도하는 시간을 더 늘렸어요. 결국 일하지 말고 기도만 하라는 경우도 생겼죠. 기도만 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기도하는 대로 다 이뤄주실 것이라고 믿었던 거죠. 반대로 자신은 기도하지 않고 수도원에 돈을 기부하면 그걸로 해결됐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 기도는 수도자들이라 하는 거고, 우리는 열심히 내 삶을 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기도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이 나눠진 거죠.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Martin Luther)도 종교개혁 이전에 수도자였잖아요.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가장 쉽게 빠지는 위험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도하지 않고 일하는 것과 또 하나는 일하지 않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중세교회를 정확하게 지적했죠.
이건 우리 신앙의 자세를 말해주는 중요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 주변에도 공공연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노력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애쓰지 않고 기도만 하면 다 된다는 생각. 또 반대로 기도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나는 내 자리에서 열심히 살지만 하면 된다는 생각....
우리의 신앙은 믿음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신앙으로 사는 신앙생활은 믿음으로만 이뤄지지 않아요. 수고하고, 땀흘리면서! 세상에서 주어진 나의 일을 해야 하고, 동시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이뤄가야 합니다. 기도만 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기도하는 대로 다 이뤄 주실 것이라고 믿어서도 안되고, 기도 없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의 의지와 계획대로만 살아서도 안됩니다.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 멈춰서기
균형을 위해서 우리는 기회가 되는대로 멈춰서야 합니다. 오늘도 한 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모인 이유가 멈춰서기 위한 거잖아요? 우리가 멈추지 않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멈춰세우십니다. 오늘 읽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멈춰세우신 것도 같은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을 건너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멈춰세우셨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잖아요. 우리가 멈춘다고 해서 세상의 나와 함께 멈춰주거나 기다려 주지 않아요. 언제, 어디서 급습해 올지도 몰라요. 하지만 하나님은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할례를 행하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왜 하필이면 지금 시점인가? 왜 지금 할례를 행하라 하시는가? 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생각하면 전쟁을 앞두고 할례를 받으라고 하시는 건 전쟁에서 엄청난 패널티입니다. 전력 손실이 너무 커요.
하지만 하나님 입장에서는 지금 이스라엘을 멈춰세우셔야만 했어요. 하나님께서 이 가나안 땅을 통해서 이루시려고 하는 계획에는 그들의 할례가 필수적인 것이었습니다. 가나안 땅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시기 위한 도구입니다. 죄와의 결별과 우상숭배로부터 회복하려는 것이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통해 이루시려는 계획이었어요.
하나님은 가나안 땅을 정복할 힘이 없어서 이스라엘의 백성들을 용병으로 사용하신게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한 가나안 땅의 회복과 온 열망이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셨다. 하나님 앞에서 구별된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세상을 정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입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정복이 아닌 회복이었습니다.
# 하나님께 내어맡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용규 선교사님의 <내려놓은>이라는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내가 잡고 있는 많은 것들, 내려놓아야 할 많은 것들. 우리에게 더 풍성한 것을 주시기 위해 내려놓으라 하시는 하나님께 그래도 내려놓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며 조금씩 조금씩 깨어지고 내려놓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싶다.
하나님께 대한 순종은 내 인생의 백지수표에 싸인만 하고, 그 자체를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지수표로 얼마를 요구하실지 내려놓는 것이 순종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요구하셨던 것이 바로 이 순종의 할례입니다. 하나님께 맡김입니다. '내어맡김'을 요구하시기 위해서 길갈에서 할례를 행하게 하셨습니다.
여호수아 5:6 (NKRV)
6 이스라엘 자손들이 여호와의 음성을 청종하지 아니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대하여 맹세하사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하여 우리에게 주리라고 하신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그들이 보지 못하게 하리라 하시매 애굽에서 나온 족속 곧 군사들이 다 멸절하기까지 사십 년 동안을 광야에서 헤매었더니
전쟁에 앞서 할례를 행하시는 하나님의 진짜 메시지는 승리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이겨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가나안에서 끌려 다니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어야 세상에서 당당하게 내가 할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진짜 목표는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닙니다.
# 바른 믿음을 가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
우리의 믿음이 하나님의 기준이 아닌 세상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면 그 어떤 말로도 사람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지 못합니다. 오직 바른 믿음을 가질 때만 여기저기 놓여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응원의 소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하나님의 사랑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이유는 우리의 믿음이 제자리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짝짝이로 신고 있는 것처럼 편협하고 변질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한 내 주변에 널린 수많은 하나님의 축복들은 발견될 수 없을 것입니다.
# 모두 제자리
# 한 숨이 나오는 날
# 주님을 나의 무기로 삼는 사람
# 주님이 나의 전부가 되어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