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갑니까?
Notes
Transcript
< 3월 첫째주 청년부예배 >
신앙고백: 사도신경
찬 양: 그 사랑
대표기도: 맡은이
성경봉독: 누가복음 12:16-21(신약 114쪽)
또 비유로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시되 한 부자가 그 밭에 소출이 풍성하매
심중에 생각하여 이르되 내가 곡식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찌할까 하고
또 이르되 내가 이렇게 하리라 내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또 내가 내 영혼에게 이르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하리라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
말씀증언
반갑습니다.
올 한해 주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금 민망한 얘기이지만, 저는 금.사.빠 입니다. 사람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어떤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금.사.빠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최근에 빠져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많이 떠들고 다닌, 인공지능기술 Chat GPT이고, 또 다른 하나는 ‘카지노’라는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이며, 마지막 하나는 기도실에서 찬양하는 일입니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일이지만, 사실 각각의 것들이 최근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우선 인공지능 기술은 세계가 새롭게 변할 것 같은 기분을 주었고, 드라마의 경우에는 한동안 드라마를 좀 끊고 지냈는데, 지난 주간 공휴일을 거치면서 한번 접해본 것에 많은 시간을 뺏길 정도로 몰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앞선 다른 것들에 비해 왠지 목사라는 저의 역할에 잘 맡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돌이켜 보면, 과거부터 노래 부르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그에 반해 실력이 부족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왜 잘하지도 못하면서 그것이 좋았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신기하게 그와 같은 일을 삶의 여러 과정에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도 부대에 노래방 시설이 있었는데, 제가 힘이 있을 무렵부터 주말이면, 후배들을 데리고 가서 몇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곤 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여러분이 잘 아는 것처럼, 저의 실력이 허접하여서, 사실 교회에서처럼, 일과 관계되어 노래를 할 일 없는 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즐기진 않습니다. 오히려 조용한 곳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참 좋습니다. 최근에 저는 기도실에서 그와 같은 시간을 보냅니다. 본래는 올해부터는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기도실을 출입하면서, 찬양으로 기도를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그것이 주가 되어버렸습니다.
특별히 최근에는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소리 내는 것을 나름대로 깨우치고 그것을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실험해 보느라 꽤 흥미롭게 그 일에 매진합니다. 그리고 좀 부끄럽지만, 뭔가 내 나름대로 잘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면, 왠지 뿌듯함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또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마져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좀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죄송하게도 이렇게 청년부 예배를 준비하는 일과 제가 맡은 새벽기도회 시간을 준비하는 일이 다소간 부족해지고 소홀해진 점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부디 양해를 해주시면 좋겠네요.
그렇게 막상 해야 할 일이 코앞에 닥쳐서 이리저리 허둥대다 오늘의 저를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공지능기술과 드라마와 노래하는 일에 빠진 저의 모습을 말입니다. 한편으로 그것이 누군가를 해코지하는 일은 아니기에 큰 문제로 삼을 일이 아닐 수도 있고, 또 그에 관한 것으로부터 오늘 설교를 준비하게 된 것이니, 결과적으로 제게 주어진 일들에 도움이 된 측면도 조금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목사로서 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내 현실을 돌아보면서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시간을 들여서 하는 일들이 또는 내가 관심하고 나름대로 의미부여 하는 일들이 정말로 괜찮은 일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것이 물론 법적으로 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아닙니다. 한편으로 목사도 그리스도인도 사람인데, 늘 성경적이고 이른바 영적이라고 하는 것만 붙들고 어떻게 사느냐는 변명도 해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온전히 내 삶을 정당화해주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의 우리가 함께 읽은 성경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것입니다. 내용을 정리해 말씀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예수님께 어떤 형제가 찾아와 유산상속을 놓고 예수님의 도움을 구합니다. 우리가 읽은 성경에서는 동생이 예수님께 형에게 유산을 자신과 나누게 해달라고 되어 있지만, 다른 사본에는 반대로 형이 동생에게 얘기한 것으로 되어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 무엇이냐는 아닙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물질에 관한 가르침을 주기 위한 일종의 무대장치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형제들의 요구에 관하여, 한 비유로 답하십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그 해 많은 곡식을 거둬들이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곡식 저장고를 지어서 이 곡식들을 차곡차곡 쌓아서 보관하면, 여러 해 동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실 수 있다고 말입니다.
동생이 예수님께 얘기하기를 형이 유산을 자신과 나누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기도합니다.
같이 기도하기,
- 신앙생활의 성장과 성숙을 위한 변화를 위해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