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26 새벽] 나병환자를 고치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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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337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본문 마 8:1-4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럽고 추한 우리 인생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측량할 수 없는 자비와 사랑으로 덮으시고 만지시며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그 사랑만을 바라보며, 그 사랑에 잠기며, 그 사랑을 의지하며, 그 사랑에 확신하는 우리의 삶이 되도록 붙들어 주옵소서. 이 세상의 모든 소망이 다 사라져간대도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한이 없음을 늘 확신하며,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만을 붙드는 우리의 평생이 되도록 붙들어 주옵소서. 감사드리며 존귀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늘 우리가 함께 봉독한 본문에서는 나병환자가 등장한다. 제가 일전에 열명의 나병환자에 대한 말씀을 전했을 때에도 나병에 대해 잠시 언급했었다. 나병이라는 것은 한센병과 같이 피부를 괴사시키고 부패하게 만드는 질병을 포함하여 단순 피부 질환들까지 포함한 것이다. 이 병은 감염률이 매우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귀나 코와 같은 몸의 드러나는 부분들을 망가뜨리다보니 이는 하나님께 저주로 받게 되는 병으로 생각된다. 또한 레13-14 장을 보면 나병에 걸린 자들은 의식적으로 부정한 자로서, 그들은 일반 공동체에서 함께 거주할 수 없으며, 마을 밖에서 격리되어 살아가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이 부정한 자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을 찢은 채로 거리를 다니며 '나는 부정하다! 나는 부정하다!' 라고 외치고 다녀서, 자신을 마주치는 자들이 자신과 접촉함으로 부정케 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그 이유는 종교적으로 부정하게 된 자가 접촉하는 사람이나 사물 모두가 부정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만약 허가 없이 마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돌에 맞아 죽기까지 하였다.
본문 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을 가장 먼저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은 어떤 종교지도자도 아니라 나병환자였다. 이 기록은 공관복음에 공통적으로 기록된 기사이다. 그가 많은 인파를 뚫고 예수님을 찾은 것은 군중들이나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돌에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찾아간 것이다. 이 나병환자는 그리스도 앞에 나아와 경배한다. 그는 2절과 같이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라고 고백한다. 나병환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사역에 대해 들어왔던 것 같다. 예수께서 진정 하나님이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자신의 질병, 하나님의 저주 혹은 심판으로 알려져 있는 이 나병을 눈 앞의 예수께서 해결하실 능력과 권세가 있음을 그는 확신했던 것이다.
나병환자의 고백을 들은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오늘 본문의 평행본문인 막1:41 을 보면 ‘불쌍히 여기사’ 라고 하며 예전 한글번역에서는 ‘민망히 여기사’ 라고 번역한다. 또한 따른 번역본에서는 ‘측은히 여기다’, ‘동정하다’ 라고 표현한다. 즉 예수께서는 자신 앞에 나아와 무릎 꿇고 간절히 호소하는 이 환자의 상태와 그의 마음을 보시고 매우 마음아파하셨다. 언제나 그러하지만 주님 앞으로 나아와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부르짖는 자들에게 주님은 그들의 상황과 환경과 마음을 마음 아파하신다. 상담학에서는 내담자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여도 어느정도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들어주는 것만 해도 환자들의 심리가 안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 그저 공감해주고, 들어주는 것만으로 나병이 낫지 않는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님은 본문 3절처럼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신다. 주님은 고통 중에 몸무림치며 울부짖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결코 그대로 버려두시지 않는다. 도움과 구원의 손길을 간구하는 자녀들의 기도에 응답하신다. 그 때가 낮이든, 밤이든, 새벽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울부짖음에 마음아파 하시고 불쌍히 여기시며, 측은히 여기시고 동정어린 마음으로 우리의 인생 속으로 들어오시어 완전한 구원을 베풀어주신다. 따라서 인생 가운데 때로 어려움을 만나고 괴로움을 만날 때 오직 우리가 의지할 분이 누구인가? 렘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우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시고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우리 주님만을 붙드시는 여러분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2018년쯤이었나, 저는 우리나라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살던 소록도라는 곳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곳에서 눈이 썩어 없고, 코가 썩어 떨어지고, 때로는 신체 일부가 썩어 없어진 분들을 만나뵌 적이 있다. 그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났지만 정작 그분들을 직접 마주하며 대면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 뭘 잘못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라 질병에 걸려서 그렇게 되셨는데, 그리고 전염이 되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다가서는게 쉽지 않더라. 그래도 요즘은 의술이 좋기 때문에 이와 같이 한센병에 걸려도 그것을 약으로 진행과정을 더디게 하거나, 썩는 중인 신체 일부를 잘 소독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오늘 본문 속에 등장하는 나병환자는 과연 어떠했을까? 그의 병이 중하여 신체의 대부분을 잃어버린 상태였고, 여기저기 몸이 썩어 진물이 흐르고 파리가 꼬여있는 상황이라면 어떠할까? 하지만 성경은 그 환자의 몸에 구더기가 기어다니고, 온갖 벌레들이 붙어있는 등 그 환자의 불결한 상태, 더러운 상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가 어떤 중한 상태였는지, 어떤 심각한 상태였는지에 주목하기보다는, 이 나병이 율법적으로 부정한 자였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이전의 우리의 모습이 바로 이와 같았다는 것을 말한다. 허물과 죄로 죽었었던 우리의 모습이다. 율법으로 부정한 자였고, 죄에 대한 하나님의 영원한 형벌 앞에 놓여 저주받은 자일 뿐이었다. 비록 우리의 육신은 이 환자에 비해 멀쩡했을지 몰라도, 영원형벌 앞에 놓인 우리의 처지는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어쩌면 이 환자보다 더 주님을 찾지 않고, 그저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와 이생의 자랑 속에서 헛된 것만 좇아 살다가 죽었을 것이다. 왜인가? 죄는 나병보다 더 치명적이고, 나병보다 더 잔혹하며 나병보다 더 비참하다. 우리가 나병환자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중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주님께서 먼저 손 내밀어 주시지 않았다면, 주님께서 먼저 우리의 인생 가운데 들어와 주시지 않았다면, 주님께서 먼저 고귀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해주시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이 환자보다 더 중하고, 더 고통스럽고, 더 저주받은 인생만을 살았을 것이고, 성경은 이를 허물과 죄로 죽은 상태라고 말한다. 세상의 어떤 죄인 중의 괴수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만져주지 못할 정도로 혐오스러운 사람은 없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과 인애의 손길로 나병환자를 만지셨고, 즉각 그의 중함을 치료해 주셨다.
2천년 전에 그 무한하신 사랑과 자비와 인애를 몸소 보여주신 주님께서는 하늘 보좌 우편에 앉으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분의 도우심을 간절히 사모하고 구하는 자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동일하게 만나주시고, 불쌍히 여기시며, 함께 그 아픔을 짊어지신다. 더럽고 불결하고 저주받은 인생일지라도, 주를 간절히 사모하며 긍휼을 호소하는 자들을 외면치 않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신다. 이 세상 가운데 주님마저 우리를 외면하신다면 우리를 누가 불쌍히 여겨주시겠는가? 온 천하만물 통틀어 우리 주님외에 누가 우리를 무한한 사랑으로 받아주시겠는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 죽기까지 교회를 사랑하신 우리의 신랑 주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 이 사실을 확신하며 더욱 주님께 나아가시는 이 자리의 모든 성도 여러분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함께기도하자.
나병보다 더 중했던 죄인중의 괴수였던 우리에게 먼저 찾아오시어 측량할 수 없는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구원의 크고 놀라우신 은혜를 베푸시고, 먼저 찾아와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그 사랑으로 우리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우리의 형제들을 사랑할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또한 어떠한 죄인이라 할지라도 긍휼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을 기억하며 그분 앞에 겸손히 무릎 꿇고 그분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자.
우리의 죄에 대한 패배를 승리로 바꾸신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능력과 권세로서 우리의 연약함을 강함으로 바꾸시고, 우리의 질병을 건강으로 바꾸시며, 우리의 모든 연약함을 그분의 강함으로 바꾸실 것이다. 이 사실을 확신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