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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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금요기도회 2023.06.02.
에베소서 1:11 >>
우리는 흔히 에베소서가 “교회론”에 대해 설명하는 바울의 서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와 함께 바울의 대표적인 옥중서신 중에 한 책이 바로 에베소서입니다. 옥중서신이라는 뜻은 바울이 로마 감옥에 있을 때 이 4권의 책을 기록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우리가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은 3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돌아왔을 때, 유대인들에 의해 체포가 됩니다. 그리고 가이사랴라는 지역에서 오랜 시간 갇혀 지내다가, 궁극적으로 바울이 그토록 가기를 원했던 로마로, 죄수의 신분을 가지고 넘어가게 되죠. 그리고 로마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택 연금 상태에 처하게 됩니다.
가택 연금 상태란, 감옥이 아니라 실제 가정집을 세내어 그곳에서 로마 군사 한 명이 감시하는 상황 속에서 갇혀 지냈다는 의미인데, 그래도 바울은 이곳에서 감옥에서 생활하는 죄수보다는 자유롭게 글도 쓰고, 사람도 어느 정도는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바울은 자신이 세웠던 에베소에 있는 교회, 더 나아가 소아시아에 있는 교회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보고 있는 에베소서라는 서신서를 기록했던 것입니다.
바울과 에베소 교회 사이에 인연은 제법 깊었습니다. 처음 인연은 그가 2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형성되는데, 이때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함께 에베소를 방문하게 됩니다. 거기에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남겨두고 자신은 급히 예루살렘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나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에베소에 있었던 유대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이때 많은 사람들은 바울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당장 여행 계획을 바꿀 수 없기에, 지금은 떠날 수밖에 없지만, 돌아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나게 되죠.
그리고 바울은 실제로 3차 전도 여행에서 에베소에서의 사역을 핵심적인 사역으로 생각하고 에베소에서 무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머물면서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행 19:9) 사도행전 19장은 바울이 3차 전도 여행 당시 에베소에서 사역을 했던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바울은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년 동안 꾸준히 두란노 서원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쳤었다.. 그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그 어떤 지역보다도 에베소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며 주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열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3차 전도 여행을 다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기 전에, 자신이 잡힐 것을 예상하고 밀레도라는 지역에서 마지막 고별 설교를 하게 되는데, 이때도 에베소에 있었던 장로들을 초청해서 그들에게 고별 설교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일깨어 내가 삼 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 (행 20:31-32)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했다’라는 표현에서 바울이 얼만큼 에베소 교회를 진실되게 사랑했고, 그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자신은 비록 떠나지만, 내가 여러분에게 가르쳤었던 말씀..! 그 말씀을 기억해라..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에 여러분들을 맡기겠다..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렇습니다. 바울은 교회가 교회되는 일에 있어서, 그리고 성도가 성도다워지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말씀을 바르게 세우는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던 것입니다. 한 사람의 강력한 리더십이 아니라, 어떤 탁월한 사역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것이 바울의 확고한 목회 철학이었습니다. 그리고 에베소서를 기록할 당시에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서, 역시나 직접 에베소로 갈 수는 없지만, 가장 확실한 하나님의 말씀! 복음의 진리를!! 이 서신서에 잘 담아서 그들에게 전해주었던 것입니다. 살아서 역사하는 말씀만이 교회를 건강하게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바울은 편지를 보냈을 겁니다.
그래서 에베소서에는 복음이 우리에게 어떠한 일을 해주었는가?! 복음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가 아주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린도전,후서는 그 당시 교회가 겪고 있었던 문제와 상황을 고려해서 거기에 목회적인 답을 주기 위해 기록된 서신서였다면, 에베소서는 복음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실제적인 의미를 주는가?! 즉, 복음을 통해 내가 어떻게 새로운 생명이 되었으며, 새로운 공동체에 소속이 되고, 내 삶에 새로운 기준이 생기고, 가정에서, 국가에서 새로운 관계를 풍성하게 누릴 것인가!! 복음이 우리를 어떻게 새롭게 하는가?! 이 진리가 잘 기록되어 있는 책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저도,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에베소서를 통해 주신 은혜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 된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신실한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엡 1:1)
1절을 보니, 바울은 이 편지를 받을 대상자들을 ‘에베소에 있는 성도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신실한 자들’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들은 실제로 에베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늘의 시민권를 가지고 살아가는 성도들이었습니다. 이 두가지의 정체성을 함께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그들에게 주는 고통이 있었을 겁니다.
에베소라는 도시는 헬라 문화를 꽃피운 그리스의 식민지였다가 로마의 자치 도시가 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는 그리스 우상인 아데미를 섬기는 신전들이 많이 있었고, 그 신전에는 수많은 보물들이 넘쳐났습니다. 특별히 그러한 신전 앞에는 아데미 여신상이 세워져 있었고, 신전 안에는 수백 명의 여사제들이 종교 의식이라는 명목으로 문란한 성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에베소라는 도시는 로마의 속주인 소아시아의 한 지방의 수도이자 무역이 성행하는 항구 도시로 상업이 번창했던 도시였습니다. 고대 에베소의 발견된 주요 건물 중에는 아데미 신전뿐만 아니라, 거대한 광장, 체육관, 극장과도 같은 건물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약 2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극장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전 주위에는 헬라 철학과 관련된 세속적 진리를 논하는 수많은 궤변자들이 자신들의 궤변을 늘어놓으며 후원자들을 모았을 것이고, 우상과 관련된 물품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에베소에 사는 성도들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바울이 전한 복음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에베소에 살지만, 막상 에베소 도시가 가진 문화에 동참할 수 없는 그런 불편한 인생을 살아가야만 했을 겁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안에서 살아가지만, 이곳에서 성도로 살아가기 위해 겪는 불편함이 있지 않습니까?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선택하는 일들이 우리에게는 신앙의 양심에 걸리는.. 그런 문제가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