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비유-소금과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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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복음 5:13-16
설교제목 : 예수님의 비유-소금과 빛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반갑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늘 충만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설교를 시작함에 앞서 짧은 글 한편을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한번 잘 들어보세요.
주님, 하필 왜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까. 저는 싫습니다. 저는, 내가 나로 태어난 것에 보람도 느끼고 싶고, 또 나름으로 남의 눈에 띄는 뭔가가 되고 싶습니다. 될 수 있으면, 남보다 우뚝 서서 칭찬도 받고 싶고, 남들이 저를 부러워하거나 찬양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빛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존경도 받고 싶습니다. 꽃이고 싶고, 별이고 싶고, 나무이고 싶고, 파도이고 싶습니다. 세상 만물 하고많은 것 중에 하필 소금이라니요. 아무리 생각해도 소금이 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빛이 된다는 것은 만인이 우러르고 섬기게 된다는 뜻도 되거니와 만인이 제 앞에서 자신을 비춰보고 부끄러워하게 될 것이라는 뜻도 되지 않을까요? 세상을 환하게, 그리고 샅샅이 비추면서 어둠을 몰아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우쭐해지는 일입니다. 그러나 주님, 어떻게 빛이 되죠? 저더러 촛불이나 횃불, 등잔불처럼 제 몸을 태워 빛을 내라고는 마옵소서.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제 몸을 태우라 하십니까. 허나 아무리 찾아봐도 몸을 태우지 않고 빛을 발하는 물건은 눈에 띄지 않는군요. 우리가 거저 진정한 빛이 될 수 없는 거라면, 빛이 되라는 말씀은 이웃을 위한 자기희생을 돌려서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그렇다면 주님, 빛이 되는 것도 사양하겠습니다.
방금 읽어드린 것은 고 박완서 작가가 기독교인이 되면서요.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한 것을 주보에 연재했던, 내용 중에 나온 것인데요.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고 박완서 작가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졌고요.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사람으로 손꼽힙니다. 그가 대단한 작가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가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한 것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그가 목사가 아니라, 작가였고 그에 따른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성경묵상을 해감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성경에 대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본문과 관련해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설명하자면 이래요. 사실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이야기는 참 잘 알려진 성경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소금과 빛에 대한 비유인데요. 우리는 그 얘기를 종종 이렇게 기도합니다. 세상 가운데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게 해달라고, 또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게 해달라고 말이죠. 아마도 고 박완서 작가도 이것을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소금과 빛이 되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러한 생각에 대해 일종에 재기발랄한 저항을 작가 특유의 글솜씨로 써 내려 간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오해라는 것은 사실 고 박완서 작가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고 박완서 작가의 생각과 비슷하게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소금으로 빛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성경구절을 좀 더 잘 읽어보면, 그것이 오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성경구절 13절에서 14절을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방금 읽은 성경구절에서 우리가 주목할 표현들이 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또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표현들을 통해서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어요. 세상의 소금과 빛은 모든 사람이 아니라, ‘너희’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렇다면, 너희는 누구일까요? 마태복음 5장 1절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제가 한 번 읽어드릴게요.
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예수님이 말씀하신 너희는 바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세상의 소금이고 빛인 사람들은 너희 곧 예수님의 제자들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은 오늘 우리와 같이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바로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정확하게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를 통해 아셔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빛이 되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이 이미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서 고 박완서 작가를 비롯하여서, 많은 사람들의 오해가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들에게 결코 세상의 소금이 되라고 빛이 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에 앞서 읽어드렸던 고 박완서 작가의 글은 예수님의 말씀을 오해한 것이라는 것이죠. 고 박완서 작가는 소금이 되기 싫다고 빛이 되기 싫다고 그것을 사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절대로 소금이 되라라고 빛이 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오해는 어쩌면, 고 박완서 작가만이 한 것이 아니라, 많은 기독교인들이 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착각을 하는 것이죠. 우리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나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시는 거예요. 너희는 이미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은 세상의 빛이고 소금인 우리가 그것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 겁니다. 좀 말장난 같고 헷갈리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대부분 집에 세탁기가 있으시잖아요. 그리고 청소기도 있으실텐데요. 청소기가 없다고 해서, 세탁기를 가지고 청소기 역할을 하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세탁기는 세탁을 하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반대로 청소기에게 세탁기 역할을 하라고 해서도 안되는 것이죠. 또 세탁기가 갑자기 의식이 생겨서 청소기 역할을 하겠다고 나설수도 없는 것이고요. 이렇게 목적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목적에 맞게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죠.
예수님이 제자들로 하여금 또 오늘 우리로 하여금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가 세탁기인데, 청소기라 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라는 것이죠. 우리가 세탁기라면, 세탁기처럼 살라는 것이고, 청소기라면 청소기처럼 살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오해해서 세탁기이면서 어떻게하면, 청소기가 될까를 고민했고, 청소기이면서 어떻게하면, 세탁기가 될까를 고민했다는 거예요. 그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고 사실은 불가능한 일인데요. 우리는 그 어렵고 불가능한 일을 해야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오해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우리가 했던 오해가 있어요. 그것은 우리 스스로를 오했던 거예요.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는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아니라고 우리는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존재는 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그것은 한 마디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죠. 생명체가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필요한데요. 그 중에서 소금과 빛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별히 인간이 살아가는 것에 그것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이런 의미이기도 해요. ‘너희는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야’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자꾸 자신을 비하하곤 해요. 나이가 많이 들어서 쓸모가 없어졌다거나, 능력이 모자라서 쓸모없다거나, 잘나지 못해서 쓸모없다고 말이죠. 하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세요. ‘너희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야’라고 말이죠. 오늘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는 일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예수님은 맛을 잃은 소금은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힌다고 말씀하시니까요. 그것은 우리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과 죽음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예수님은 결코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지 않았어요. 너는 소금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그 사실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등경 위에 둔 빛이 모든 사람에게 비춰지고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거예요.
그래서 바라건데, 오늘 말씀을 통해 깨달아 알기를 바랍니다. 우리 성도님들은 세상의 소금이고 빛입니다. 스스로 그것을 미쳐 깨닫지 못하였을 수 있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말이지요. 그리하여 오늘도 이 말씀에 의지하여서 세상의 소금으로써 빛으로써 원래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격하시키지 말고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한 삶을 오늘도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축원합니다.
이를 놓고 함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