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9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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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찬송 461 십자가를 질 수 있나
본문 마 14:1-12
자비하신 하나님, 우리의 모든 것들이 다 주께로부터 온 것임을 고백합니다. 지금 내가 누리는 시간과 환경과 몸과 물질들도 모두 주님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이 미천한 것들을 다시 주님의 손에 맡겨드리오니 우리의 삶을 통하여 주님 영광받아 주옵소서. 우리의 시간을 통하여 주님 영광받아 주옵소서. 우리의 가진 것들을 통하여 오직주님만 드러내게 하여 주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예수께서 갈릴리 지역에서 2년 가량 사역을 하시자, 그 가르침과 이적의 소문이 헤롯 안티파스라는 그 지역의 분봉왕의 귀로 들어가게 된다. 그의 아버지인 헤롯 대제가 죽은 이후, 이스라엘은 그의 세 아들이 나누어 통치하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 헤롯 안티파스는 꽤 오랫동안 갈릴리와 베뢰아 지역의 분봉왕으로 다스렸다. 신약에서 그의 악행은 세례요한을 처형한 것과 십자가 처형 전 예수님을 심문한 것이었다. 헤롯 안티파스의 수도인 디베랴 지역은 예수님의 사역지역이던 가버나움과 갈릴리 해변에서 약 13km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안티파스는 예수님의 소문에 대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예수의 소문을 듣고 조금 독특한 반응을 보인다. 눅9:7-9 에 의하면 헤롯 안티파스가 처음부터 예수를 세례요한의 부활로 여긴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고, 결국 나사렛 예수가 자신이 죽였던 세례요한이 부활한 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상당히 미신적 신학의 요소들이 섞여 있는 것이었는데, 당시의 미신적 개념과 일부 바리새파의 신앙에 기반한 부활에 관한 개념이 혼란스럽게 섞인 것이었다.
마태는 혼란스러워하는 헤롯 안티파스의 과거의 이야기를 꺼낸다. 아마도 이 사건은 본문의 배경보다 몇 달 정도 앞서 일어났던 사건으로 추측된다. 헤롯 안티파스는 본래 다른 나라 왕의 딸과 결혼을 했었다. 아마도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 원하는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주선한 정치적인 결혼이었을 것이다. 이 결혼은 헤롯 안티파스가 이복형제인 헤롯 필립1세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15년간 유지되었다. 헤롯 필립은 아내와 같이 로마에 살던 민간인이었다. 그런데 로마로 여행했던 안티파스가 그 집에 머물 때, 이복동생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헤로디아는 안티파스에게 지금의 아내와 이혼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안티파스가 이혼을 감행하고 헤로디아와 결혼했을 때 세례요한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헤롯 안티파스는 세례 요한을 옥에 가두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헤롯 안티파스의 생일날에 거대한 축하연이 열렸다. 이 날 헤로디아의 딸은 새아버지인 헤롯 안티파스를 위해 춤을 춘다. 이는 단지 재롱잔치의 성격을 띈 것이 아니었다. 당시 헤로디아의 딸은 12-14세로 추정되는데, 안티파스의 생일축하연은 당시 로마의 성적으로 퇴폐적이고도 자극적인 문화를 그대로 따랐을 것이고, 헤로디아의 딸도 단지 재롱적인 춤을 춘 것이 아니라 퇴폐적이고 성적인 춤을 췄을 것이다. 안티파스는 이를 매우 좋게 여기어 기뻐하였고 무엇을 요구하던지 그대로 들어줄 것을 약속했다. 결국 헤로디아의 간계로 인하여 세례 요한은 처형되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의 시신을 취하여 적절하게 장사지낸 후, 갈릴리의 예수께로 가서 세례 요한의 처형소식을 전하게 된다. 이로서 세례 요한은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는 자신의 사역을 충실히 마치고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게 되고, 이어서 구속사의 주인되시는 그리스도가 주목받기 시작한다.
오늘 본문의 말씀이 이 시간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이 무엇인가? 두 가지를 말씀드리려 한다. 첫째로 말씀을 맡은 자들은 말씀에 따라 죄를 지적하고 책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례요한은 자신이 하나님의 율법에 따라 왕의 죄를 책망하게 될 때 받게 될 처벌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왕의 처벌보다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더 의식하였고, 안티파스 위에 계시는 만왕의 왕 되시는 하나님을 더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세상의 왕이 하늘의 왕의 규례를 어겼을 때 단호하게 그 죄를 지적하였고 책망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38년 2월, 한국 교회를 지배하기 위하여 일제는 성도들의 신사참배를 지도 강화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력을 동원하여 교회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성도들이 신사참배를 결의 및 시행하도록 압박을 넣기 시작한다. 이러한 강압을 이기지 못하고 1938년 9월,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 결의를 하게 되고, 교회가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애국차원의 일이니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물론 이것이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중대한 범죄라고 부르짖는 소수가 있었지만 그들은 잡혀가게 되고 투옥과 고문을 당하였다. 말씀을 맡은 자들이 변질되고 타락하게 되고, 결국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일들이 비단 그때만 일어났던 사건인가? 그렇지 않다. 교회가 정치와 권력과 손을 잡으며 얼마나 많은 죄악들을 저질렀는가? 오직 하나님만이 받으셔야 할 예배를 타락시켜서 불신자였던 세상의 통치자를 위한 추도예배를 드리질 않나, 여러 불법을 자행하던 지도자들을 찬양하는 일에 앞장을 서며 미화시키던 한국교회가 아니었는가. 이는 분명 죄이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세상의 권력을 따라갔던 참담한 죄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분명 죄라고 했다면 그 죄를 지적하고 책망하여 돌이키게 했어야 할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리어 수많은 죄악들을 숨기는데 급급한 현실에 이르게 되었다.
그 결과로 오늘날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세워진, 공의와 사랑이 충만해야 할 교회가 비판과 불신으로 얼룩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온갖 인권으로 포장된 더 큰 죄악들을 조장하는 시대 속에서 교회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하였다. 온갖 악법으로 죄를 합법화시키는 시대풍조 속에서, 이미 신뢰도를 잃어버린 교회의 영향력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이는 비단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직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세례요한과 같이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지 못했던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러므로 여러분,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해 달라. 한국교회가 이 시대의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를 세상 가운데 흘려보내는 이 귀한 사역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주셔야 한다. 특별히 교회의 말씀을 맡은 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파하게 하시고, 그 말씀에 따라 죄를 드러내고 책망할 줄 아는 말씀봉사자들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며 오직 하나님 외에 그 어느 것도 두려워하지 아니함으로 담대히 복음을 전파하는 목사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둘째로,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온 우주만물을 그분의 선하신 뜻대로 다스리고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 때에 따라 우리 각 사람을 이 땅에 보내셨다. 그분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신자는 이 땅을 살아가지만, 그 인생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것이다. 사도바울은 이에 대해 증언하기를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해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라고 말씀한다. 따라서 참된 신자는 이 땅을 살아가면서 오직 하나님만을 드러내며, 하나님께만 영광이 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 석자를 남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신자는 죽으면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오직 하나님이다. 우리가 사나 죽으나 하나님의 것이라고 한다면 살아있는 동안에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만이 드러나야 하고 우리가 죽어도 내 이름 석자가 기억되기 보다는 하나님만이 드러나야 한다. 본문의 세례요한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그는 요즘 말로 ‘인싸’ 라고 하는 유명인사였다. 언제나 그가 있는 곳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몰렸고, 많은 이들이 그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찾아왔으며 왕부터 시작해서 종교계까지 세례요한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자신의 사명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니, 곧 메시아의 길을 예비하는 자로서의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주님께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며 많은 인파들이 예수님께 몰릴 때에도, 많은 이목과 집중들이 예수님께로 옮겨갈 때에도,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바르게 전파하다가 순교할 상황에서도 그는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자신의 이름이 하늘까지 닿고, 자신의 명성이 온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성공이요 출세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안에서의 성공과 출세는 낮아지는 것이고 종과 같이 섬기어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인정해줘도 우리의 주 되시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의 진정한 주인되시는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것,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 라는 사람을 통해 오직 하나님만이 드러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 오직 하나님께만 모든 영광과 찬송을 올려드리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여러분, 여러분 인생이 나 자신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임을 믿고 고백하시는가? 온 우주 만물을 그분의 선하신 뜻대로 다스리고 통치하시는 분께서 여러분의 삶도 다스리시고 통치하심을 믿고 고백하시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함께 찬송했던 바와 같이 우리의 심령과 우리의 인생이 오직 주의 것이니, 여러분의 모든 삶을 통하여 오직 주님만 드러내는 삶, 주님의 증인 된 삶, 주님께만 영광이 올려지는 삶을 살아가기를 결단하시는 모든 성도 여러분들 되시기를 축복한다. 그렇게 우리의 모든 삶의 주인이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고 고백할 때, 여러분의 삶을 통하여 오직 하나님만이 드러나시고, 하나님께 영광 올려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분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말씀을 기억하며 기도하자. 주님, 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만 드러내고, 하나님만 자랑하며, 하나님께만 영광 올려드리도록 이 미천한 것들을 들어 사용하여 주옵소서. 또한 주님, 오늘날 주의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의 영광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이 시대의 한국교회가 주님의 말씀을 맡은 자들로서 시대의 죄를 책망하며 하나님의 공의 와 정의를 흘려보내주는 기관들 되게 하여 주옵소서. 교회를 통하여 세상을 치유하시고,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온천하에 증거되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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