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본)하나님을 알려고 노력한 나다나엘
서론
본론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면 당시 예수님의 제자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갈릴리의 가난한 어부들이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요한복음은 이것이 오해임을 알게 해줍니다. 그들은 당시 깨어 있는 청년들이었습니다. 어부로 알려진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와 또 한 사람)는 세례요한의 제자이자 최측근이었습니다(요 1:35). 시몬 베드로, 빌립, 나다나엘 역시 세례요한의 활동 현장 가까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 주제가 있었습니다. 안드레는 “우리가 메시야를 만났다”(요 1:41)고 하면서 형인 시몬을 데려왔고 빌립 역시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여러 선지자가 기록한 그이를 우리가 만났”(요 1:45)다면서 나다나엘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이 간절하게 메시아를 찾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특히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시고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 1:47)라고 하신 후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을 때에 보았노라”(요 1:48) 말씀하십니다. 유대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무화과나무는 신실한 자들이 몸을 감추고 홀로 성경 공부를 하며 기도하던 장소였습니다. 나다나엘은 평소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기도했을 것이고, 그것을 은밀히 했기에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듣자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당신은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요 1:49)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드린 은밀한 기도를 아신다는 것은 그 기도를 받으신 분이 곧 하나님이신 예수님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예수님의 제자들은 메시아를 갈망하며 깨어 있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로마 치하의 암울한 시대를 살면서 예언된 메시아가 오시기를 소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요한을 혹 그리스도신가 심중에 생각”(눅 3:15)할 때 그들은 직접 요단강가로 세례요한을 찾아왔고 안드레와 또 한 사람은 아예 그의 측근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누가는 열두 제자 중에 “셀롯이라는 시몬”(눅 6:15, 행 1:13 참조)도 있었다고 소개합니다. ‘셀롯’이란 당시 이스라엘 독립운동 단체인 ‘젤롯당’(열심당)을 가리킵니다.
이상의 사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평범한 어부들이 아니었다는 증거입니다. 제자들 대부분은 조국을 걱정하며 이스라엘의 회복을 갈망하는 똑똑한 젊은이들이었습니다(세리 마태는 제외). 물론 이 갈망은 세속적 차원에 머물러 있었고, 개인의 출세욕도 섞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복음을 깨달은 이 야심찬 청년들은 천국의 사도로 바뀌었고, 마침내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얻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거리에 이들의 이름을 이어받은 피터, 앤드류, 제임스, 존, 필립, 토마스, 매튜 등이 걸어 다니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참고로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예수님 당시에는 냉장 기술이 없어서 생선이 상당히 비싼 음식이었고, 특히 갈릴리 호수에서 잡힌 생선은 로마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대 고고학에서는 당시 어부들이 가난한 계층이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 사실은 성경에서도 확인되는데, 예수님이 중풍병자를 치료하신 집은 정황상 베드로와 안드레의 것이 분명합니다. 이 집은 옥상 지붕에 올라가 침상을 내릴 정도로 규모 있는 기와집이었습니다(막 2:1–4; 눅 5:17–19, 눅 1:29–34 참조). 또 다른 어부 출신인 야고보와 요한도 품꾼들을 부리며 배를 운용하는 선주의 아들(막 1:20)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