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의 병기로 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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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은 어떻게 발현될까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물질적으로 돕고, 선교에 힘쓰며, 복음 전파 사명에 동참하는 것과 교회 내에서 신앙 생활에 전념하는 것을 통해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이 온전히 발현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세상에서 하나님께 부르심 받은 성도로서 세상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만, 우선 본질적으로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이 발현되려면, 기본적으로 갖춰야만 하는 필수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인 로마서 6장 11절에서 14절까지의 말씀에는 성도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영적인 조건들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조건으로는 네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 내용은 로마서 6장 11절 말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6장 11절 말씀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 아멘.
성도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영적인 조건 첫 번째는, 성도 자신이 죄에 대해서 이미 죽었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있는 자로 여기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로마서 6장 2절과 11절 말씀에 따르면 성도는 죄에 대해서 죽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독특한 표현은 성도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죄에 대해서 죽었다는 것입니다. 성도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거룩한 무리를 의미하죠. 거룩한 무리라는 말만 놓고 보면, 성도는 거룩한 사람이기에 자력으로 죄를 이겨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도의 영적인 상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죄에 대해서 죽은 자가 된 것으로 여기는 상태입니다. 뭔가 표현이 매끄럽지 않죠. 죄를 죽였으면 죽인 것이고, 죄를 이겨냈으면 이겨낸 것인데, 뭔가 애매하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죄에 대해서 죽은 자로 여기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연합한 것을 기초로 삼아서 죄에 대해서 죽은 것으로 여겨야만 합니다.
실제로 자기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짓느냐 죄를 짓지 않느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우선 죄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죽어있다고 계속해서 여기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삶이 죄의 능력에 대해서는 완전히 죽어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실제로 죄를 짓느냐 짓지 않느냐를 구분 짓는 표현이 아닙니다. 사실상 죄라는 것은 끊임없이 주님의 자녀들을 다스리고 노예 삼으려 하지만, 이러한 죄의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 자신은 죄에 대해서 이미 죽어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의 거룩한 정체성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성도가 죄를 이기는 방법은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을 기억함과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 지속적으로 머무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품 안에서 거주하는 것만이 죄를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는데요. 하나는, 성도가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연합해있는 상태를 뜻하고요.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몸인 교회에 속해 있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는 예수님과 연합해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육체적으로는 교회의 각종 예배나 기도회, 성경 공부 등을 통해 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영적으로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매일 매일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성도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영적인 조건 두 번째는 죄가 우리의 삶에 왕노릇하지 못하게 하는 만드는 것입니다. 로마서 6장 12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그러므로 너희는 죄가 너희 죽을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에 순종하지 말고”
우리 자신이 죄에 대해 죽어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떠올릴 때, 우리는 우리 육신의 충동을 절제하고 죄악이 우리의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며, 마치 관성처럼 몸의 사욕에 순종하려고 발버둥치는 우리 자신의 죄악된 본성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죄가 우리 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명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몸이라는 단어를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말 성경으로 “몸”이라는 단어는 단순하게 육체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원어로 몸이라는 단어는 육체를 뛰어넘어 인간의 전인격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죽을 몸”이라는 표현은 유한한 인간의 상태를 강조하는 표현인 것이죠. 이에 따라 우리는 우리의 타락한 육체와 본성이 끊임없이 죄를 갈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죄가 우리의 인격과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예수님께서 주시는 힘을 온전히 의지해야만 합니다. 이는 단순히 머릿속으로 한번 생각하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하게 그냥 예수님 힘 주세요. 한마디 기도하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성도로서 죄악된 본성에 휘둘린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죄악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죄악된 본성을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직면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도는 자기 자신의 상태를 영적으로 진지하게 성찰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몸의 사욕에 순종하지 않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몸의 사욕이라는 표현도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보통 우리말로 사욕이라고 하면, 성욕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로마서 전체 문맥에 따르면 몸의 사욕이라는 것은 성욕뿐만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육체의 모든 욕망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으로 로마서 1장 29절, 30절, 31절에 등장하는 악덕목.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 비방, 미움, 능욕, 교만, 자랑, 악을 도모함, 부모를 거역함, 우매함, 배약함, 무정함, 무자비함. 이러한 악한 성향과 행위가 몸의 사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죄가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죄의 종류가 무엇이며, 죄악된 본성이 품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성경적인 지식에 구멍이 생기면, 자신이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어도 죄인 줄 모를 수밖에 없으며, 자신이 죄에 지배된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죄악된 욕망과 행위에 대해서 바르게 알고,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모든 마음과 행위들을 거부해야만 합니다.
이어서 성도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영적인 조건 세 번째는 죄에게 지체를 내어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로마서 6장 13절 상반절 말씀 보세요.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너희 지체”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너희 몸의 지체를 의미하지만, 실제 의미는 신체 기관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 되어있는 각종 능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성도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성도 자신의 행동과 능력들을 다스림으로써 악한 열매를 맺지 않도록 자신의 지체를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13절 상반절 말씀에 “불의의 무기로 내주다”라는 말은 군대 무기로 철저하게 무장해서 독재자나 폭군에게 복종하며 섬기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군대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함으로써,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어주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엄밀히 말하자면, “죄”라는 독재자의 군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서 이미 무너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건을 통해 우리의 영혼은 죄의 속박으로부터 풀려났습니다. 다시 말해 사탄 마귀는 자신의 악한 힘으로 성도를 마귀의 군대에 강제적으로 동원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죄의 유혹에 넘어갈 때마다 쓰라린 영적인 패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의 힘만으로는 죄를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고 죄악으로부터 승리를 얻을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며 매일 매일 살아가야만 합니다.
이어서 성도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영적인 조건 네 번째는 성도의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님께 내어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6장 13절 하반절 말씀 보세요.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
이 말씀은 성도의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라는 내용에 상응하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은 악을 섬기는 대신에 성도의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고 명령합니다. 여기서 “너희 지체”라는 말은 하나님을 섬기는데 필요한 우리의 모든 능력을 포괄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의의 무기라는 표현에서 “의”라는 단어는 로마서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사용되는 단어인데요.
“의”라는 단어는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법적인 칭의, 의인의 신분으로서의 의를 의미하고요. 다른 하나는 도덕적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올바른 행동, 의로운 행동으로서의 의를 의미합니다. 자 그런데, 로마서 6장 13절의 “의”라는 단어가 법적인 의미를 갖든, 도덕적인 의미를 갖든지 간에 두 의미는 상호보완적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법정적인 의로움, 의인의 신분을 얻은 사람은 도덕적으로도 의로운 삶을 살아가지 않겠습니까? 또 반대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도덕적으로 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의인의 신분이 아닌 죄인의 신분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 없겠죠.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자신이 의의 무기로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린다는 말은, 의인의 신분에 걸맞게, 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라는 명령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성도님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성도의 정체성은 성도가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 외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이것만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저는 지금 행위가 부질없다고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행위는 바른 믿음의 열매입니다. 바른 믿음이 전제되지 않은 행위의 위험성을 인지해야하기 때문에, 말씀을 통해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 말씀에서 우리에게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을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건으로 말미암아 죄에 대해서 이미 죽었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있는 자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둘째로, 성도는 죄가 성도의 삶에 왕노릇하지 못하게 하는 만드는 사람입니다.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내용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 가운데 실수로 죄를 지었든, 부지중에 죄를 지었든지 간에 우리의 영적인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으며, 낙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죄에 대해서 죽어있는 사람이며,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그 죄악이 우리 삶에 만연한 채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셋째로, 성도는 죄에게 지체를 내어주지 않는 사람이며, 넷째로, 성도는 자신의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님께 내어 드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성도님들, 우리는 모두 죄에 대해서 죽은 사람이며, 죄악이 우리 삶에서 왕노릇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는 죄에게 우리의 인격과 육체를 내어주지 않고, 기쁜 마음과 자원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며,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성도의 영적인 정체성을 기억하시면서, 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주님의 은혜 가운데 머물며 주님과 동행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은혜와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자녀들을 긍휼히 여기시며, 오늘도 죄악에서 승리케 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연약한 육체와 영혼은 죄악을 달콤하게 여기며, 죄를 갈구하지만, 로마서 6장 말씀을 통해 주님의 자녀로 중생한 우리가 어떠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하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의 풍조에 휘둘려 분별력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깨어있어 죄악을 분별하고, 죄의 지배에서 벗어나 매일 매일 주님의 은혜 안에 머물며 주님과 온전히 동행하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교회에 있을 때에든지 사회에 있을 때에든지, 성도의 거룩한 정체성을 망각하지 않고, 우리의 삶으로 주님께 영광올려드리는 모든 화평의 지체들 될 수 있도록, 주여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