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별된 사람들의 다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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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 말씀은 레위기 18장부터 20장까지 나오는 윤리적인 정결법에 대한 결론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레위기 18장, 19장, 20장에 기록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레위기 18장 3절과 4절 말씀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요. 성경책 가지고 오신 분들은 레위기 18장 3절과 4절 말씀을 찾아서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따르지 말며 내가 너희를 인도할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도 행하지 말고 / 너희는 내 법도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그대로 행하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아멘.
그리고 오늘 본문 말씀인 레위기 20장 22절 상반절 말씀을 보십시오. “너희는 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
방금 두 가지 말씀을 살펴보았는데요. 레위기 20장 22절 말씀에서 “너희는 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라는 명령과 레위기 18장 4절 “너희는 내 법도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그대로 행하라”라는 말씀은 동일한 말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레위기 18장 4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기 전에, 법도와 규례를 지켜서 그대로 행하라는 명령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나서 윤리적으로 어떤 것들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등장하고 결론 부분인 레위기 20장 22절에서 “너희는 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라는 말씀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제일 앞에 있는 내용과 제일 뒤에 있는 내용이 사이에 있는 내용을 구조적으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이렇게 레위기 18장부터 20장까지의 내용은 수미상관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수미상관 구조는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되는 내용이 강조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가장 강조되는 내용인 하나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는 것이 도대체 어떠한 삶인지에 대해 이 시간 함께 상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째로,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는 것은 이 세상을 따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레위기 18장 3절 말씀을 다시 들어보십시오.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따르지 말며 내가 너희를 인도할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도 행하지 말고”
레위기 말씀을 가장 먼저 1차적으로 받은 집단은 출애굽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이었습니다. 출애굽기 12장 40절 말씀에 따르면 이스라엘 자손은 애굽에서 무려 430년동안 거주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활 풍습은 애굽 사람들의 풍습에 완전히 녹아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았으니 좋든 싫든 그 문화가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었겠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430년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깁니까. 사람이 100년 정도 살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4세대 이상 지나가야 하는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이렇게 기나긴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쭉 생활해 왔다면, 이들은 애굽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단순하게 출신성분만 다른 히브리 족속일 뿐이지, 실상은 애굽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상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애굽 사람들과 무늬만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셔서 애굽에서 인도해 내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주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따르지 말라. 그리고 오늘 본문 말씀인 레위기 20장 23절 말씀을 보시면, “너희는 내가 너희 앞에서 쫓아내는 족속의 풍속을 따르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과거에 430년동안 생활했던 애굽 땅에서 보고 듣고 배웠던 모든 문화와 종교와 풍습, 그리고 앞으로 경험하게 될 가나안 땅에서의 생활. 이 모든 삶의 영역에서 그들의 풍속을 따르지 말 것을 명령하십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과 가나안의 풍속을 따르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레위기 20장 22절 말씀에 따르면, 가나안 땅이 이스라엘 백성을 토해낼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조건 없이 선택하셨고, 이스라엘 백성을 아무런 대가 없이 애굽에서 인도해 내셨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신 것을 넘어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십니다. 이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의해 이루어진 일들입니다. 그리고 그 유익을 누리는 이스라엘에게는 개개인의 책임이 따릅니다. 그 책임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애굽과 가나안 족속의 풍속과 그들의 규례를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미 자신의 몸에 베여있는 모든 습관들, 애굽 사람들이 믿던 수많은 우상숭배와 다신론적 사상,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졌을텐데, 출애굽 이후로 율법을 받은 이후로 그 즉시 이 모든 것들을 완강하게 배격해야 하고, 유일하신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해 본적 없는 어색한 신앙생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이것이 어디 쉬울까요? 당연히 어렵겠죠.
하지만 그것이 어렵든 쉽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30년동안 애굽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애굽 땅에서 나와서 하나님께 율법을 받고 새로운 삶의 규범을 배우면, 정상참작이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을 신실하고 진실하게 믿으려면, 그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성도로서의 책임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는 율법주의냐 아니냐. 행위가 중요하냐. 믿음이 중요하냐.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칭의와 믿음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있는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로마서 12장 2절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신약시대에 사도 바울은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은 애굽과 가나안의 풍속과 규례를 따르지 말라는 말씀을 받았지만, 신약시대의 성도는 이보다 더욱더 확장된 말씀을 받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신자 세대 전체를 본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불신앙에서 비롯되는 모든 생각과 사상과 습관과 행동, 그 모든 것들을 본받지 말고 분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거룩한 의무”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영적으로 지혜롭게 분별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선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임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이어서 둘째로,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는 것은 우리에게 구별된 삶을 요구합니다. 레위기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제사법과 제사와 관련된 규례들, 또 도덕적으로 지켜야 하는 법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이런 내용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모든 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거룩한 삶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레위기 11장 45절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또 레위기 19장 2절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그리고 오늘 본문 말씀 레위기 20장 26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너희는 나에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를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하였음이니라”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규례와 법도는 거룩함을 위한 것인데, 이 거룩함이란 것은 사람의 기준에 따른 거룩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려면, 모든 면에서 이 세상과 구별되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이 세상 사람들과 구별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레위기 말씀을 그대로 적용하자면, 하나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는 사람이 구별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 가지 중에 대여섯 가지 정도 지키면 구별된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하나님 앞에서 진정으로 구별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열 개중에 절반 이상 지키니까 나는 거룩한 사람이다. 절대로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사람의 기준으로 볼 때, 우리 교회에서 나처럼 이 정도 신앙생활하는 사람 없어. 이 정도면 잘하는 거지.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어느 시대를 살아가든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삼아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성경을 우리 삶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예컨대 성경 말씀 열 개 중에 일곱, 여덟 가지를 지킨다고 해서 자랑할 것이 아니라,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고 말씀하신 레위기 말씀을 기억하면서, 내가 아직 지키지 못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혹은 내가 신앙생활하면서 나의 죄악된 본성 중에 여전히 변하지 않은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깊이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변하도록 노력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거룩한 그리스도인, 구별된 그리스도인의 참된 자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힘으로 완벽하게 이뤄낼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의 성화는 완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일한 마음으로, 어차피 안 되는 건데 뭐. 다 못하는 건데 뭐. 이런 식으로 본인이 노력하지 않는 부분을 합리화하면서 편안하게 신앙생활하는 것이 성경적으로 바르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 그래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키며 행하는 것이 때로는 너무나 무겁고 버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칼빈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모든 규례와 법도는 이스라엘을 옭아매는 법적 규제 장치가 아닌 그들로 거룩하게 살아 구별됨으로써 지속적으로 그 땅에서 생존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의 표현이다.”
칼빈 선생님의 말씀대로 율법을 지키라는 요구,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는 구체적인 하나님의 명령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거룩하게, 구별되게 살아가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우리를 옥죄고 얽매면서 동시에 가슴에 응어리처럼 남아있는 그런 죄책감을 매일같이 떠안겨주는 족쇄 같은 것이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성도님들, 우리 성도님들께서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규례와 법도를 온전히 지키고 계십니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거룩한 삶, 그리스도인다운 구별된 삶을 온전히 살아가고 계십니까. 이 질문에 대해 저도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매일같이 스스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함께 나눈 말씀을 기억하시면서, 부디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감으로써 구별된 주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주님과 동행하시며 살아가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너희는 나에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를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하였음이니라 아멘. 우리를 구별하여 부르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를 드립니다. 악한 세상 가운데, 우리에게 복음을 주시고 믿음을 주시어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오늘도 주님의 마음을 알아가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레위기 20장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기 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과연 우리의 삶은 어떠한지,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구별된 주님의 자녀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말과 행동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반영하고 있는지 깊이 있게 돌아보게 하여 주시고, 혹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쓰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