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의 시험과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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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공동의 목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가나안 땅을 완전히 정복하고 정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가나안 땅에 살고 있는 민족들을 상대로 절대로 승리할 수 없었겠지만,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인도하시고 아이성 1차 전투를 제외한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정복 전쟁이 끝난 뒤에 이스라엘은 지파 별로 땅을 분배받아 정착하게 되지요.
흐름 상 여호수아서의 스토리로 종결되면 헤피엔딩으로 기억에 남겠습니다만, 사사기를 읽어보면 이스라엘의 실패가 연달아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1월 1일부터 사사기를 묵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잘 아시다시피 여호수아서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격적인 승리의 연속, 하나님께서 내 삶에 역사하신다는 그 충만한 감격이 사사기에서는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언약관계를 맺은 이후로 하나님께서 내 삶에 역사하신다? 너무 좋죠. 하나님께서 물질적으로 풍성하게 축복해 주신다? 너무 행복하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무슨 램프의 지니처럼 일방적으로 소원만 들어주는 그런 비인격적인 신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격적이신 분이기 때문에 언약을 맺은 사람은 그 언약에 충실해야만 합니다.
출애굽기 19장 5절과 6절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아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로 세우시기를 원하셨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길 원하셨습니다.
이것은 무슨 임명장 하나 주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격적인 분이시고 사람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습니다. 이에 따라 하나님과 언약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언약에 명시되어 있는 조항들을 충실히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지켜야 합니까? 쉽게 말하면 간단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으로 말씀을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생각으로는 말씀을 지키는 것이 쉬울지 몰라도 삶으로 지켜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를 판별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이방 민족들을 남겨 두셨습니다. 사사기 1장과 2장에서 등장했던 내용이 오늘 말씀에서도 중복해서 등장하고 있는데요. 4절 말씀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남겨 두신 이 이방 민족들로 이스라엘을 시험하사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그들의 조상들에게 이르신 명령들을 순종하는지 알고자 하셨더라”
이 말씀을 볼 때 하나님께서 시험하셨다는 대목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나를 시험한다고 하면,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만,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시험하실만한 자격이 있으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이라고 해서 시험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언약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시험하실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죠. 또한 하나님께서는 악하시거나 음흉하신 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하시는 시험은 정당하고 공의로운 시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사기 말씀을 쭉 읽어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반복적으로 하나님의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실패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감당하지 못할 너무 어려운 시험을 주셔서 그런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3장 4절 말씀을 보시면, 시험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모세를 통하여 그들의 조상들에게 이르신 명령들을 순종하는 것. 이것이 시험의 전부입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해 보이고, 또 어떻게 보면 어려워 보일 수 있습니다. 무슨 학교에서 시험 보거나, 자격증 시험 보는 것처럼 제한 시간 안에 끝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죠. 그러나 신자가 가지고 있는 확고한 믿음과 성경적인 가치관이 명확하다면, 시험에서 손쉽게 실패하고 무너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너무나 쉽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처음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은 명확했습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가나안 족속들을 완벽하게 진멸했다면, 무너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과 어울려 지내며 자신의 자식들을 결혼시킵니다. 여기에 우상숭배의 죄까지 추가되지요.
우선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지 못했다는 점은 제쳐두고 이스라엘이 지은 구체적인 죄명은 무엇입니까? 자신의 자식들을 가나안 족속의 자식들과 결혼시킨 죄입니다. 이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며 반역의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역행위, 이방민족과의 통혼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우상숭배로 연결됩니다. 통혼과 우상숭배는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참 안타깝게도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고받은 적이 있습니다. 신명기 7장 1절에서 4절까지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들이시고 네 앞에서...너보다 많고 힘이 센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
어떻습니까. 사사기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말씀 아닙니까? 가나안 족속과 통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이방인들이 하나님을 떠나게 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명기에서 이 말씀을 받았다는 것은, 가나안 땅을 정복한 세대, 즉 말씀을 받은지 50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불순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더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하지 말라는 말씀을 받고도 그렇게 불순종한 과정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나안 족속과의 통혼은 무슨 길을 가다가 실수로 어디 걸려 넘어지어서 지은 죄가 아닙니다. 단 한 순간의 실패로 좌지우지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자기 자녀의 결혼 상대를 결정하는 일에 대해서 어느 부모가 쉽게 결정할 수 있겠습니까. 심사숙고 정도로 끝나지 않죠.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기도하고 이런 과정이 있지 않겠습니까?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고민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진멸해야 마땅할 가나안 족속의 자녀들과 자기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맙니다. 이렇게 깊이 고민해서 결정한 결과물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반역이었습니다. 또한 이 반역은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우상숭배로 이끌고 맙니다.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지 않은 죄, 그들의 자식들과 통혼시킨 죄, 그리고 그들의 종교를 따라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긴 죄. 이 세 가지의 죄가 맞물려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영적인 암흑기가 도래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오늘 말씀을 묵상하시면서 사사기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 우리 안에 있지는 않은지 경계해야만 합니다. 먼저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안에 잔존해 있는 세상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으며 얼마나 몸부림치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만 시험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우리 주위에 다양한 영적인 장치들과 영적인 시험들을 마련해 주십니다. 과연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잘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지, 과연 현실적인 여러 가지 어려움들 가운데 주님을 얼마나 의지하고 붙잡으려 하는지, 상고하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사사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과는 다르게, 말씀에 온전히 순종함으로 영적인 시험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주님과 동행하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고 마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격없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주시고, 주님의 자녀로 삼아주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분에 넘치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리며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기를 원합니다. 그러니 주님 우리의 심령을 붙잡아 주시며, 우리 삶에 남아있는 악한 습성을 과감히 제거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영적인 시험들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말씀대로 살아가고 말씀을 지키는 것이 무엇인지 날마다 상고하며 스스로를 말씀에 비추어 돌아보는 경건한 그리스도인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하루도 우리와 동행하실 줄을 믿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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