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제에 추가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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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3장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화목제는 평화, 평강, 화평 등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샬롬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영어 성경에서는 화목제를 평화의 제사 혹은 친교의 제사 정도로 번역하죠. 이렇게 화목제는 이름부터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화평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화목제는 하나님과 사람이 화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목해지기 위한 목적으로 제사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화목제를 드리는 사람이 이미 화목한 상태에서 화평함에 대해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제사 드리는 것이 바로 화목제입니다. 이 화목제에는 세 가지 종류, 감사제, 자원제, 서원제가 있는데요.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감사제입니다. 감사제는 말 그대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제사드리는 것입니다. 감사제는 자원제나 서원제와는 다르게 온갖 다양한 형태의 빵이 감사제에 동반되어야 합니다. 일종의 소제가 동반되는 것이죠. 12절, 13절 말씀 보세요. “만일 그것을 감사함으로 드리려면 기름 섞은 무교병과 기름 바른 무교전병과 고운 가루에 기름 섞어 구운 과자를 그 감사제물과 함께 드리고 / 또 유교병을 화목제의 감사제물과 함께 그 예물로 드리되”
기름 섞은 무교병과 기름 바른 무교전병과, 고운 가루에 기름 섞어 구운 과자. 뭔가 되게 복잡해 보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감사제는 다른 화목제들과 다르게 제사 드린 당일에 모든 고기를 먹어야 했습니다. 15절 말씀 보세요. “감사함으로 드리는 화목제물의 고기는 드리는 그 날에 먹을 것이요 조금이라도 이튿날 아침까지 두지 말 것이니라”
감사제를 드리면, 감사제물로 바친 고기는 그 날에 다 먹어야 합니다. 그 어떤 것도 다음 날까지 남겨두었다가 먹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감사제만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감사제의 종류 둘째는, 자원제와 서원제입니다. 자원제와 서원제를 구분해서 말씀드리지 않는 이유는 두 화목제가 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6절 말씀 보세요. “그러나 그의 예물의 제물이 서원이나 자원하는 것이면 그 제물을 드린 날에 먹을 것이요 그 남은 것은 이튿날에도 먹되” 자원제와 서원제의 경우에는 제사를 바친 다음날에도 남은 것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감사제는 제사드린 당일에만 먹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자원제와 서원제는 둘째날까지도 먹을 수 있습니다.
참 희한하지 않습니까? 감사제, 자원제, 서원제. 다 같은 화목제인데 감사함으로 드리는 화목제는 당일에만 먹을 수 있고, 자원하는 화목제나 서원하는 화목제는 둘째날까지 먹을 수 있다니, 이런 차이가 어째서 발생하는 것일까요.
성경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습니다만, 모두 추정에 근거한 의견이어서 그 어떤 것도 확실한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칼빈 선생님의 설명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히 하나님은 더 엄격하게 또는 더 너그럽게 다룰 이유를 가지고 계셨다. 하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묻는 것은 경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올바르거나 편리한 것도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곳까지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것은 박윤선 목사님께서도 강조하신 계시의존사색에 해당됩니다. 감사제는 왜 제사드린 날에만 먹고 자원제나 서원제는 어째서 둘째날까지 먹을 수 있나. 뭔가 모순적인거 아니냐.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숨어있는 것 아니겠나. 이런 의문점들을 억누르는 것이 우리 경건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화목제 규례에 대해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묵상해야 할까요.
말씀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면, 하나님께서 화목제 규례를 주시면서 강조하시는 바가 분명합니다. 강조점 첫째는, 화목제의 규례를 어겼을 경우에, 드린 예물은 가증한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18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만일 그 화목제물의 고기를 셋째 날에 조금이라도 먹으면 그 제사는 기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드린 자에게도 예물답게 되지 못하고 도리어 가증한 것이 될 것이며 그것을 먹는 자는 그 죄를 짊어지리라” 아멘.
화목제는 다른 제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일반 백성이 제사 제물로 바친 것을 먹을 수 있는 제사입니다. 어떤 백성들은 자기들이 고기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제사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먹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먹긴 먹되 하나님께서 정해놓은 기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기한을 어기면 어떻게 됩니까? 이미 제사를 드렸어도, 하나님께서 그 제사를 흠향하셨어도 결국 그 제사는 기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제사 드린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마음을 담아 예물을 바쳤어도 그 예물이 예물답지 못하게 되고 도리어 가증스러운 것으로 변질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화목제는 일반 백성들이 마음껏 고기 먹을 수 있는 제사라는 독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자유함 안에서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선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며, 그 선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사가 제사로 드려지지 않고, 예물 역시 가증한 것으로 변질됩니다. 이러한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은 정확하고 엄중하며 거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어서 강조점 두 번째, 화목제물은 깨끗한 사람만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깨끗함은 의식적인 정결함을 의미합니다. 만약 몸이 부정한 사람이 화목제물을 먹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합니까? 20절 말씀 보세요. “만일 몸이 부정한 자가 여호와께 속한 화목제물의 고기를 먹으면 그 사람은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요” 의식적으로 부정한 사람이 먹으면 백성 중에서 끊어집니다. 백성 중에서 끊어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부정한 사람이 화목제물의 고기를 먹었다고 해서 즉시 하나님께 벌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의미인지 애매합니다.
또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의식적으로 누가 정결하고 부정한지 알 수 없습니다. 예컨대, 정결한 사람이 부정한 물체를 만지면 부정해지는데, 부정해진다고 해서 무슨 갑자기 피부병에 걸려서 부정한 티가 난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부정한 사람이 고기를 먹더라도 같이 먹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누가 부정하고 누가 정결한지 알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알고 계십니다. 전혀 헷갈리지 않고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다. 따라서 부정한 사람이 고기를 먹을 때 사람의 눈에 띄지 않더라도 하나님에 의해 반드시 백성 중에 끊어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하나님과 화목한 상태에서 드리는 이 화목제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습니다. 감사제, 자원제, 서원제. 이 세 가지 화목제는 모두 화목제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만, 감사제는 제사 드린 당일에 제물을 다 먹어야 했고 자원제와 서원제는 둘째날까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화목제는 백성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제사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누리는 자유함 안에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셨죠. 고기 먹는 기한이 지나면 어떻게 됩니까? 제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제물도 가증한 것으로 변질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고기 먹을 자격이 없는 사람, 곧 부정한 사람이 고기 먹으면 어떻게 된다고 했습니까? 백성 중에서 끊어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강조점들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좀 더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전혀 모르는 채로 하나님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그냥 사랑의 하나님이십니까? 모든 것을 항상 다 용서해주시는 하나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고기 뜯는 자유함 안에서도 지킬 것은 지켜야 합니다.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기록된 규례와 명령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하나님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동하며 살아간다면,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에, 구약시대와 마찬가지로 백성 중에선 끊어지는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화평의 성도님들, 화목제 규례의 말씀을 기억하시면서 하나님 안에서 정제된 자유함을 누리며 주님의 거룩하심을 나날이 닮아가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고 마치겠습니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아멘. 지극히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른 새벽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을 부어주시니 참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비로우시고 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우리가 주님의 자녀로서 지켜야 할 바를 알려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이 악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죄악된 본성으로 인해 죄를 지을 수밖에 없지만, 주님의 말씀을 기억함으로 생명처럼 말씀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든 주님의 거룩한 자녀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거룩한 삶으로 이끄시고 붙드시는, 사랑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