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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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18장 15절에서 30절까지의 말씀을 보면 극단적인 대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 아이들의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반대로 계명을 어려서부터 지켰다고 주장하는 어떤 관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아니 어린 아이들이 무엇을 안다고, 얘네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했다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까. 반대로 어린 시절부터 십계명을 철저히 지켜온 사람은 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걸까요.
먼저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5절 말씀 보십시오.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자기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보고 꾸짖거늘” 아멘.
어떤 사람들이 자기 어린 아기를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성경에서는 만져 주심을 바라고. 이렇게 나와있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축복해주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유대 공동체에서는 장로들이나 율법 교사들이 대속죄일 저녁에 아이들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하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전통에 따라 예수님을 만나서 축복을 받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꾸짖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어린 아이들을 가까이 오도록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시죠.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어린 아이들이 무엇을 했길래. 게다가 여기에 나오는 어린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정도 되는 아이들이 아니라 영아 혹은 유아에 가까운 아이들입니다. 이런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믿음의 깊이가 얕고 무능력합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돌봄이 필요하죠.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어린 아이들의 것이라고요? 그 이유는 바로 17절에 나타나 있습니다. 17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아멘.
어린 아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여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단순하게 의존하고 신뢰하는 어린 아이의 특성입니다. 시편 131편 2절 말씀을 들으십시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아멘.
젖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평온하게 안겨 있는 것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그 아이가 어디에 있든 어머니 품에만 있으면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무엇이 위험하든 무엇이 무섭든 상관없습니다. 어머니 품 안에 안겨 있으면 그것으로 족할 수 있는 것이 어린 아이입니다. 이런 어린 아이와 같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음을 말씀하고 계신 것이죠. 율법과 복음에 대해 얼마나 박식한지, 얼마나 철저히 지켜왔는지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말씀에 대해 박식하고 교리에 능통하며 암송을 많이 하고 성경 66권 필사하고 금식기도하고 여러 신앙생활의 방면들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 그러한 행위들 안에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의지하는 마음이 없다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어려울 수 있음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이와 유사한 내용이 누가복음 18장 18절부터 등장하는데요. 이 말씀은 어제 받은 말씀인 마가복음 10장 17절 이하의 내용과 거의 동일한 말씀입니다. 잘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중복되는 내용은 생략하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께 자신이 어려서부터 계명을 다 지키며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사람이 다 지키며 살았다는 말은 참이면서도 거짓입니다. 어떤 점에서 참입니까? 말 그대로 본인이 계명에 기록된 문자적인 의미, 문자적인 지시사항을 이행했다는 것이 사실이면, 자기 기준에서는 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관점에서 이 사람은 계명을 전혀 지키지 못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이 지향하는 정신, 그 계명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지 못했으므로 재물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앞에서 자신이 의롭다는 식으로 말했던 이 부자 관리는 결국 근심하며 크게 슬퍼하며 돌아갑니다. 재물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면 하늘에서 보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예수님께 직접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은 큰 부자였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늘 보화가 있다는 말씀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자기의 재물을 선택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상황을 정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24절과 25절 말씀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에 등장하는 낙타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큰 동물입니다. 또한 바늘은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도구죠. 이 말씀에 제자들은 크게 충격 받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예수님께서는 어린 아이들을 보시고 하나님 나라가 이 아이들의 것과도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는 말씀을 잘 지키며 살아왔다는 부자 관리를 돌려보내시고, 부자는 천국에 거의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은 26절과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듣는 자들이 이르되 그런즉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나이까” 아무도 구원 받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으니 당연히 이렇게 반문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무릇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느니라” 아멘.
사실 그렇습니다. 어린 아이는 되고 부자는 안되고. 인구조사할 때 계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나약한 어린 아이들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이상하죠. 반대로 돈이 많고 계명을 잘 지키기까지 하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고. 대체 이게 무엇이란 말입니까?
결국 장성한 사람의 입장에서, 돈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구원에 관련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죠.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바울도 이와 비슷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아멘.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누가복음 18장 15절에서 27절까지의 말씀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누구의 것인지, 누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아주 어린 아이들처럼, 하나님의 품에 안겨 주위 상황이 어떻든 상관없이 주님만을 의존하고 신뢰하는 그런 믿음이 있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하나님께 굉장히 충성되고 헌신해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말씀을 빠짐없이 잘 지켜왔다고 할지라도, 무엇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의지하지 않는다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우리는 아마 부자에 속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성경이 기록되던 때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굶주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자로 분류됩니다. 그러니 오늘날 이 세상의 기준으로 중산층이니 아니니 이런 걸 따지는 것이 아니라 밥 잘 먹고 잘 곳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있으면 부자인 것입니다. 굳이 하나님이 아니어도 잘 살 수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우리의 상황이 하나님을 의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러니 부디 우리가 하나님 대신 의지할만한 재물이 있다 해도 그 재물은 도구와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오직 하나님 한분만을 온전히 신뢰하며 살아가시는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하나님이 아니어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형편은 믿음을 병들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신 주님,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 믿음을 돌아보게 하여 주시고, 부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믿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스스로를 의롭다 생각하지 않고 오직 주님 한분만을 온전히 의지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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