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왕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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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45편은 시편 말씀 중에서 해석하기 난해한 시편으로 꼽힙니다. 일반적으로 시편 말씀은 표제어나 주제 혹은 장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시편의 장르는 굉장히 다양한데요. 탄원시, 제왕시, 감사시, 찬양시 등 비슷한 시편들을 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편 45편은 비슷한 시편을 찾기 어렵습니다. 물론 왕에 관련된 시라고 해서 제왕시라고 말하긴 합니다만, 내용상으로는 시편 45편과 비슷한 시편을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시편 45편은 다른 성경 말씀을 통해 해석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난해한 말씀입니다. 성경의 내적 증거 없이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그런 말씀이지요.
하지만 내용을 쭉 보면 무난 무난한 내용처럼 느껴집니다. 무슨 묵시의 말씀, 뭔가 예언서에 나오는 환상 이야기들이나 그런 내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어디 결혼식 때 사용할만한 그런 노래? 시? 이야기? 그런게 아닐까? 이렇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사실 시편 45편은 이스라엘이나 유다 왕의 결혼 축하 노래로 지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어느 왕 때 처음으로 지어졌는지는 학자들 간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이는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지어졌을 것이라 주장하고, 또 어떤 이는 아합과 이세벨의 결혼식 때 처음으로 지어졌을 것이라 주장하고, 또 어떤 이는 다른 시대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통일되지 않은 입장들이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이 시가 유대나 이스라엘의 결혼식을 위해 지어졌고 그 이후로는 대대로 전수되어 왕국의 후대 결혼 예식에 거듭 사용되었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편 45편이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결혼식의 일부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을 짧게 살펴보면요. 2절부터 8절까지는 신랑을 찬양하는 내용이 나오고 9절부터 16절까지는 신부를 찬양하는 내용이 나타납니다.
신랑을 찬양하는 내용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시편 45편에서 등장하는 신랑은 이스라엘의 왕이거나 왕이 될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어떤 사람입니까? 아름다음, 은혜, 축복, 영화, 위엄, 진리, 공의를 두루 갖춘 사람입니다. 이러한 덕목들을 골고루 지닌 이스라엘의 왕은 언제나 정직하고 명예롭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또 9절부터 16절에는 신부를 찬양하는 내용이 나타나는데, 수놓은 금과 훌륭한 옷으로 치장한 왕비의 모습이 어떠한지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왕과 왕비의 모습, 그들의 결혼식이 과연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성경 전체의 말씀을 참고해서 상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께 택함을 입은 왕입니다.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에서 왕이 될 때에는 항상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그저 화려해 보이기 위한 그런 허례허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택하시어 기름을 부으시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의식입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왕이 왕의 탁월함이나 왕의 강함, 왕이 겸비한 문무와 지혜 덕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은 언약에 기초하는 내용이 무엇입니까. 사무엘하 7장 16절 말씀을 들으십시오.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아멘. 하나님께서 애초에 이스라엘의 나라가 영원할 것이라는 사실을 약속하셨습니다. 범죄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지 않는다면 영원히 지속될 나라였을 것입니다.
어쨌든 시편 45편이 왕의 어떤 완벽함을 칭송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라는 아주 작은 나라를 평안하게 지켜주시기 때문에 왕의 결혼식이 아름다워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왕이 완벽해 보이더라도 그 너머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섭리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상 통치자의 능력과 위엄만을 묵상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워진, 하나님께 선택받은 지상 통치자임을 기억하시고, 하나님께서 대리자를 통해 이 땅을 통치하시니 주님만을 더욱 의지하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둘째로 시편 45편 말씀은 왕과 왕비의 결혼식만을 칭송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시편 45편의 저자는 16절에서 결혼식과는 별개의 이야기로 말씀을 맺습니다.
45편 16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작. “왕의 아들들은 왕의 조상들을 계승할 것이라 왕이 그들로 온 세계의 군왕을 삼으리로다”
왕의 아들들이 왕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고 왕의 조상들을 계승한다고 합니다. 또 왕은 왕의 아들들을 통해 온 세계의 군왕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에서 우리는 앞서 살펴본 다윗 언약의 내용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저 어떤 특정한 왕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윗언약을 통해 맺어진 영원한 그 이스라엘의 왕권이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시편 저자는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선택받아 왕이 된 자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능력을 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택하심으로 왕의 조상들을 계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왕의 아들들은 세계의 군왕이 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로 확장될 것을 노래합니다.
어떤 탐욕과 야망으로 가득찬 노래가 아닌 소망이 있는 미래를 노래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명령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현실에 안주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런 소망도 품지 않고 죽지 못해 사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양한 사명을 주십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특별한 소명을 주시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시편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직접 통치하고 계시며 하나님의 아들들로 말미암아 온 세상을 통치하게 만드실 계획이 있으시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통치 개념에 너무 혹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신약성경 통해 깨닫게 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도, 하나님 나라의 확장 개념으로 통치를 연결시켜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러니 온 세계의 군왕으로 삼는다는 말씀은 단순히 전쟁으로 온 세상을 통일시키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신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널리 전하고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온 세상의 군왕으로 삼는 일과 같은 이치인 것입니다.
말씀을 맺겠습니다. 시편 45편은 신랑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아름다움을 찬양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지상 통치를 경축하고 인간의 일상에 친밀히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바라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의와 평등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인간이 기뻐하는 일들을 함께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그러한 순간을 주님과 함께한다면,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영원히 거할 복되고 영광스러운 미래를 잠깐이나마 맛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높임 받으시고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지만, 그렇다고 그런 하나님의 모습만 기억해선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통치자이시면서 동시에 우리의 기쁜 순간을 함께 기뻐해 주시고 그 순간에도 동행해주시며 더욱 큰 복을 부어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분과 오늘도 어김없이 동행하시며 복된 하루를 살아내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와 동떨어진 하나님이 아닌 우리와 언제나 동행하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을 하찮게 여기지 않으시는 분임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기뻐하는 일에 함께 기뻐해 주시고, 우리가 슬퍼하는 일에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는 분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믿음으로 내딛는 우리가 되기 원합니다. 부디 주님과 멀어지는 마음을 품거나 죄악된 행동을 저지르지 않게 하시고 오직 주님의 자녀된 삶을 온전히 감당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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