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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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과 연구
이 말씀은 평안을 주시는데, 세상과 같지 않은 평안을 주신다는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가. 사실 이 말씀은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주시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 이 말씀을 주시는 상황이 묘하고, 이상하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제는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실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제는 제자들과 함께 하시지 못한다. 홀로 하늘로 올려가실 것이다.
왜 홀로 하늘로 올라가시는가. 이제 제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너무나 불안하고, 모든 구심점을 잃어버리는 상황 속에서 이 말씀을 주신다는 것이다. 이것이 말이 되는 상황인가. 그렇지 않다. 말이 되지 않는다.
가령 이렇게 이야기해보자. 여러분들이 누군가 완전히 독립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을텐데, 갑자기 일주일 뒤에 혼자 살아가야합니다. 불안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평안하라는 겁니다.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떠나는 가운데, 우리는 사실 모든 상황과 환경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평안을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또 기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항상 날마다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와 관련해서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세상이 주는 것과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은 곧 그 분 자신의 평안입니다. ‘나의 평안’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평안은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33년간 이 땅에서 사셨습니다. 그 분은 마냥 편한 삶을 사신 분이 아닙니다. 아늑한 집이 아닌, 구유에서 태어나시고,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하층민의 삶을 고스란이 경험했습니다. 선한 것이 나올 것이 없다라는 나사렛에서 자라셨습니다. 목수의 아들로서 사셨습니다. 삶이 고단했습니다. 또 아버지를 일찍 잃고, 그 자신이 가장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 자신이 늘 상실과 결핍과 가까운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다른 이들을 채우시는 삶을 사셨습니다. 먼저는 가족을 30년간 함께 살아가시면서 사랑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또 모두를 위한 공적인 삶 속에서 약한 사람들, 죄인들, 사람들이 거리끼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치료하시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돌보셨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치열하고 고달픈 삶 속에서 그는 평안하셨습니다. 결핍과 빈곤함이 가득한 삶에서 평안하셨습니다. 새벽부터 시작하여 밤 늦은 시간까지 사역하시는 가운데서도 평안하셨습니다. 때로는 권력과 대립하는 가운데서도 평안하셨습니다. 광야와 같은 곳, 들짐승들이 사는 곳에서도 평안하셨습니다. 세상의 유혹이 가득한 곳에서도 평안하셨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어떻게 평안할 수 있었을까요. 그 분이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의 마음에 성령께서 함께 하셔서, 아버지의 사랑이 그의 마음을 가득히 채우셨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신앙입니다. 이 믿음은 기이한 믿음이지요. 그러나 또 동시에 가장 역사적이고, 가장 실제적인 믿음입니다. 탐욕에 이끌린 믿음이 아니라, 사랑하기에 나 자신을 내어주는 실제적인 믿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자신이 서로 깊은 사랑함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 아버지께서 계십니다. 성령께서 아버지와 아들 안에 계십니다. 모두 서로 사랑함으로 깊이 교통하십니다. 그렇기에 삼위의 하나님은 모두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말합니다. 모두 권능과 위엄에 있어서 동일하다고 말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십니다. 아들 또한 아버지께 모든 것을 돌려드립니다.
이러한 깊은 하나님의 사랑이 이제는 우리에게 부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안을 우리에게 주시겠노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깊은 평안을 우리에게 남겨주시겠노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을 문을 여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심히 죄된 자로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여러분들이 나는 깨끗하고, 나는 죄인이 아니야라고 할지라도. 여러분들의 삶에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삶을 산다면,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입니다. 그것이 죄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죄인의 마음, 그 내면 깊이에는 사실 평안함이 없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안함, 좋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은 돈을 벌고, 직위가 오르고, 또 성공의 길을 걷는다면 분명 평안할 것입니다.
저 또한 군생활 속에서 평안함을 누렸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도 돈도 더 벌고, 저축도 많이하고 참 좋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좋았습니다. 때로는 고단함이 있지만, 점점 제 삶이 안정되고, 평탄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영원한 평안함이 아니었습니다. 북한에서 조금만 도발해도 그 평안함은 금세 불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복도에서 잠을 잘때가 있었습니다. 전역하고 싶은데, 전역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했습니다. 또 직위가 오르고, 선배가 되면서, 이전과 다르게, 후배와 아랫사람을 다루는 일은 또 다르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세상은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것들을 알게 합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근면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평안을 찾아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또 금새 여러분들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앞에서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지만, 그 보다 큰 문제 앞에서 여전히 평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세상이 때로는 뒤집어진다하여도 평안할 것이라는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자신이 평안하셨던 그 평안이 무엇이기에, 세상이 뒤집어져도 평안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것은 하나님께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신다는 절대적인 평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떠나면서 이 말씀을 주시는데, 어떻게 함께 하시겠다는 겁니까. 이제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성령을 우리에게 주심으로,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심으로, 모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성령께서 그 마음에 계심으로 평안을 주신다는 겁니다.
하나님과 깊은 사귐의 자리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겁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 우리를 또한 구원하신 하나님, 모든 옳은 길을 아시며, 정의로우신 그 분이 지극한 사랑으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우리는 그 분과 영원히 함께 하는 평안함을 누린다고 말입니다. 비록 예수님이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다 하여도,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육신적인 죽음 이후에도 그 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하시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복음입니다. 그 어떠한 불안과 염려 속에서도 우리를 구원하실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