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성에서 멸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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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8:13-17
“견고한 성에서 멸망하자”
2022. 8. 12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견고한 성에서 멸망하자” 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도 제목이 상당히 독특한데요. 오늘 본문 말씀을 그대로 갖고 온 겁니다. “우리가 견고한 성읍들로 들어가서 거기에서 멸망하자.” 백성들이 한 말입니다. 자포자기해서 하는 말이에요.
하나님의 심판이 정말로 이제 코앞까지 다가오니까, 그때서야 허둥지둥 하면서 뭔가 대책을 세워보려고 하는데, 이미 늦었죠.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골든타임이 다 지나버렸어요. 그래서 백성들이 자포자기한 겁니다. 낙망하고 좌절하여서 그냥 우리가 멸망하자고 하는 겁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죽자.
오늘 본문을 봐 볼까요? 먼저 13절을 보면, 하나님의 심판이 임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그들을 진멸하리니 포도나무에 포도가 없을 것이며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없을 것이며 그 잎사귀가 마를 것이라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이 없어지리라 하셨나니.”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는데, 이번에는 밭의 소출이 사라지는 심판입니다. 유다에 여러 가지 심판이 임하죠. 칼에 맞아 죽고, 포로로 끌려 가고, 성벽이 무너지고, 성읍이 무너지고, 무덤에 있는 뼈들이 끌어내지는 등. 여러 심판이 임하는데, 이번에는 포도와 무화과를 비롯한 열매와 소출이 사라지는 심판입니다.
그러면서 13절 마지막에 뭐라고 하십니까?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이 없어지리라.” 하나님께서 백성들에게 주신 것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뭘 주셨어요? 땅을 주셨죠. 가나안 땅. 또 뭘 주셨습니까? 지금까지 그들이 누려왔던 모든 축복과 구원의 은총이 있어요.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다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포도열매와 무화과열매가 사라지는 게 아니에요.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의 축복을 상징합니다. 그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누려왔던 모든 축복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해요.
번성의 축복, 형통의 축복, 승리의 축복, 그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러니 백성들이 소망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적군은 코앞에 닥쳐오는데, 하나님의 축복이 사라져 버렸어요. 나보다 먼저 가시며 나를 위하여 싸우시는 하나님이 더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승리를 주지 않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까, 낙심하여서 자기 인생을 놔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14절에 백성들이 이렇게 탄식을 해요. 14절 말씀을 함께 읽도록 하겠습니다. 시작, “우리가 어찌 가만히 앉았으랴 모일지어다 우리가 견고한 성읍들로 들어가서 거기에서 멸망하자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으므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를 멸하시며 우리에게 독한 물을 마시게 하심이니라.”
지금 말씀을 보면, 백성들이 처음에 무슨 말을 해요? “우리가 어찌 가만히 앉았으랴?” 우리가 어찌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있겠느냐? 여러분, 보통 이런 말 뒤에 무슨 말이 오겠습니까? 우리가 뭐라도 해보자! 이런 말이 오겠죠. 우리가 어찌 가만히 앉았으랴? 일어나서 군사도 모으고, 무기도 준비하고, 뭐라도 한번 해보자! 이런 말이 뒤에 와야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백성들은 뒤에 무슨 말을 합니까? “우리가 견고한 성읍들로 들어가서 거기에서 멸망하자.” 이상한 말을 하죠. 성으로 들어가서 멸망하자. 성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끝까지 싸우자, 가 아니라. 성으로 들어가서 멸망하자. 성에서 죽자.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죽을 때까지 싸우자는 게 아니에요. 그냥 거기서 죽자는 겁니다. 싸워보지도 않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죽자는 거예요.
그러면 왜 성으로 들어갈까요? 어차피 죽을 거 성밖에서 죽으나 성 안에서 죽으나 마찬가진데, 왜 굳이 성 안으로 들어갈까요? 그것은 생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다는 거죠. 성 안에 있으면 몇 시간이라도 더 살지 않겠습니까? 그 짧은 시간이라도 더 살고 싶다는 겁니다. 부질없는 미련이죠. 그만큼 더 살아봐야 뭐 하겠습니까? 그만큼 고통만 더 길어지는데요.
지금 백성들은 어떻게든 이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하겠다는 소망이 없어요.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하나님이 더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소망이 없는 겁니다.
14절 후반절을 다시 봐 보세요.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으므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를 멸하시며 우리에게 독한 물을 마시게 하심이니라.” 이미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를 멸하시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에, 소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뭘 어떻게 해도 방법이 없다. 이미 하나님이 우리를 멸하시겠다고 작정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멸망한다. 우리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 그러니까 그냥 죽자.
이것이 백성들의 마음상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백성들이 이렇게 그냥 자포자기 하고 가만히 서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제대로 된 행동입니까? 가만히 있으면 정말로 그냥 죽는 거예요. 뭐라도 해봐야 되지 않겠어요?
백성들이 지금 뭘 해야 됩니까? 기도해야죠. 성으로 들어가서 죽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기도해야 됩니다.
야고보서 5장 13절에 보면, 야고보 사도가 이렇게 말씀해요. “너희 중에 고난 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아멘. 고난 당할 때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넋 놓고 가만히 있지 말고 기도하라. 죽음 앞에서 자포자기하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지금 기도해야 돼요. 멸망이 닥쳐오지만, 아직 멸망한 것은 아니잖아요. 골든타임이 지나버렸지만, 아직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보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아도, 하나님께 있어서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요엘서 2장 12절에 하나님이 말씀하셔요.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아무리 늦은 것 같고, 가망이 없는 것 같아도, 그것은 사람의 생각이고, 하나님께는 불가능이 없으셔요. 하나님이 된다고 하시면 됩니다.
내가 죽을 것 같아도 하나님이 산다고 하시면 살고, 내가 망할 것 같아도 하나님이 성공한다고 하시면 성공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먼저 포기해서는 안 돼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기도입니다. 이제라도 우리가 회개하고 기도한다면, 그 때가 얼마나 늦었든, 하나님이 들으시고 역사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하면 이루어집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견고한 성에서 멸망하자가 아니라, 거룩한 성전에서 기도하자.
그러므로 오늘도, 내일도, 쉬지 않고 기도하고 구하여서 하나님의 응답을 받는, 사랑하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