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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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25:15-29
“열방을 향하여”
2023. 4. 28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열방을 향하여” 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게 된다는 것을 선포하시는 단락입니다. 그런데 이 심판이 누구에게 임하는가 하면, 유다로부터 열방을 향하여 모든 민족에게 심판이 임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유다에만 임하는 게 아니에요. 모든 민족에게 동일하게 임합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까지는 유다의 마지막 왕들에 대한 예언이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모든 민족에 대하여 예언을 하고 있어요.
오늘 본문 15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환상을 보여주시거든요. 그 환상에 보니까, 진노의 술잔을 모든 나라에 가서 마시게 하라는 명령이 나옵니다. 15절을 봐 볼까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같이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손에서 이 진노의 술잔을 받아가지고 내가 너를 보내는 바 그 모든 나라로 하여금 마시게 하라.”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진노의 술잔을 주십니다. 잔은 성경에서 주로 심판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이사야 51장 17절을 보면, 여기에도 잔이 나와요. 이사야 51장 17절에 보니까, “여호와의 손에서 그의 분노의 잔을 마신 예루살렘이여 깰지어다 깰지어다 일어설지어다 네가 이미 비틀걸음 치게 하는 큰 잔을 마셔 다 비웠도다.”
여기에는 분노의 잔이라고 말하는데요. 이처럼 잔은 심판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께서 또 잔을 언급하셨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이처럼 신약시대에도 잔은 고통과 환난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이 잔을 누구에게 마시라고 하고 있습니까? 오늘 본문에 보니까 “모든 나라로 하여금 마시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모든 나라, 열방이 다 마시게 하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열방을 향하여 심판의 고통을 내리신다는 것입니다. 유다에만 심판이 내리는 게 아니에요. 유다에도 내리고, 애굽에도 내리고, 블레셋에도 내리고, 모압에도 내리고, 암몬에도 내리고, 에돔에도 내리고, 두로, 아라비아, 모든 나라에 내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벨론에까지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9절부터 26절까지 진노의 잔을 마시는 나라들이 나열이 되는데요. 하나하나 심판을 당하고 맨 마지막에 누가 마십니까? 26절에 보니까, “북쪽 원근의 모든 왕과 지면에 있는 세상의 모든 나라로 마시게 하니라 세삭 왕은 그 후에 마시리라.”
여기 보면 마지막에 누가 마시는가 하면, 세삭 왕이 마시죠. 세삭 왕. 바로 이 세삭이 바벨론입니다. 이것은 바벨론 왕의 이름이 세삭이라는 게 아니에요. 바벨론에 세삭이라고 하는 왕이 있나? 이게 아니라, 세삭은 바벨론을 가리키는 암호문입니다.
암호처럼 글자를 바꿔서 바벨론을 세삭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 암호가 ‘아트바쉬’라고 하는 암호체계인데요. 글자를 다른 글자로 바꾸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영어 알파벳 1번이 A인데, 이것을 맨 마지막 26번 알파벳으로 바꿔요. 26번 알파벳이 Z죠. A를 Z로 바꾸는 거예요. 2번 알파벳은 뭡니까? B, B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25번 알파벳하고 바꿔요. 25번은 Y죠. B를 Y로 바꿉니다.
이런 식으로 글자를 바꾸면,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죠. 생전 처음 보는 이상한 말을 써놨으니까. 오직 이 암호규칙을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규칙대로 글자를 다시 바꿔보면, 아, 이 말이구나. 하고 아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바벨론의 알파벳을 규칙대로 다른 글자랑 바꾸니까 세삭이라는 말이 됩니다. 세삭을 히브리 발음 그대로 하면, “셰샤크”라는 발음이에요. 바벨론을 지금 셰샤크라는 암호문으로 부르고 있는 겁니다.
자, 그러면 셰샤크가 바벨론인 건 알겠는데, 그러면 왜 굳이 암호문으로 부르느냐? 그냥 바벨론이라고 하지, 왜 복잡하게 셰샤크라고 하냐? 이게 궁금하거든요.
그런데 그 이유를 아무도 모릅니다. 학자들이 연구를 많이 해서 여러 가지로 추측은 해보는데, 확실하지가 않아요. 아마도 이 때 정치적인 상황이 바벨론에 들키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든지, 아니면 백성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그랬든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서 암호문을 썼을 겁니다.
우리가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더 깊이 파고들 필요는 없고요. 다만 예레미야가 암호문을 쓰면서까지 모든 나라에 심판이 임하리라는 것을 예언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다로부터 애굽, 가사, 에돔, 모압, 암몬, 쭉쭉쭉 심판을 당하고 마지막에는 바벨론까지.
누구도 피해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을 28절에서 강조하시는데요. 28절을 우리가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그들이 만일 네 손에서 잔을 받아 마시기를 거절하거든 너는 그들에게 이르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반드시 마셔야 하리라.”
너희가 반드시 마셔야 하리라. 너희가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마셔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마시다”라는 말이 사실은 두 단어가 반복된 말입니다. “솨타”라는 말이 반복됐는데요. “솨타”는 “마시다”라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 말이 두 번이 반복되는데, 한 번은 완료형으로 하고, 또 한 번은 미완료형으로 합니다.
히브리어에서 같은 말을 완료형과 미완료형으로 두 번을 반복하면, 이것은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 됩니다.
오늘 본문에는 “마신다”는 말이 나왔는데요. 오늘 본문을 히브리어 그대로 직역하면 이런 말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마셨고, 마시고 있다.” 완료형과 미완료형. 마셨다, 마시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그대로 직역하는 것보다는 그 의미에 맞게끔 “너희가 반드시 마셔야 한다.” 라고 번역을 해야 문맥의 흐름이 자연스럽겠죠. 그래서 이 본문은 한글성경이 번역을 잘했어요. 문맥에 맞게 자연스럽게 잘 번역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열방을 향하여 너희가 반드시 마셔야 한다고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것을 피할 수가 없어요. 나중에 예레미야 46장에 가서 보면, 이방 나라들에 대해서 다시 세세하게 각 나라마다 예언을 하시거든요. 46장부터 51장까지가 바로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52장으로 예레미야서가 끝이 나죠.
분명히 심판이 예언되었고, 그 예언대로 각 나라마다 실제로 심판이 임합니다. 이것은 반드시 성취될 말씀이에요. 이것을 오늘 본문 29절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29절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보라 내가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성에서부터 재앙 내리기를 시작하였은즉 너희가 어찌 능히 형벌을 면할 수 있느냐 면하지 못하리니 이는 내가 칼을 불러 세상의 모든 주민을 칠 것임이라 하셨다 하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멘.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시죠.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성에서부터 재앙 내리기를 시작하였은즉. 다시 말해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도 내가 죽이고 있는데, 하물며 너희 이방 나라들을 내가 살려두겠느냐? 이런 말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자기 백성들에게 재앙을 내리시는데, 자기 백성도 아닌 자들이야 두말 할 것도 없죠. 그냥 싹 쓸어버리시는 겁니다. 하나님이 가장 사랑하시는 유다로부터 열방을 향하여 진노의 잔을 보내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 예언을 지금 어느 시점에서 하고 계십니까?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 원년이죠. 예레미야 25장 1절에 이 예언이 임한 때를 말씀하고 있어요.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 원년”에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 것입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1차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게 될 것을 예언하였고, 이어서 오늘 본문에서는 유다로부터 시작된 재앙이 이방 나라들에까지 번지게 되리라는 것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에 하나님께서 유다의 하나님이신 것을 넘어서, 온 세상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만군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진노의 잔을 주시면, 누구든지 거역하지 못하고 그 잔을 마셔야 한다는 것을 오늘 모든 백성들에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세삭까지 그 잔을 마시지 않습니까? 당대 최강의 제국인 바벨론마저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입니다.
유다 백성들에게 바로 이 신앙이 회복되어져야 합니다. 내가 어려움 당할 때 다른 나라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우상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온 천하만물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재앙을 넘어 참된 평안과 안식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신앙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회복해야 합니다. 재앙은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쏟아집니다. 교회의 문제, 가정의 문제, 나 자신의 문제. 모든 문제는 내부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밖을 향하여서 번져나갑니다.
결국에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신실함을 잃어버리고 나의 의를 내세울 때 나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그 문제가 가정으로 번지고, 또 교회로, 세상으로. 번져가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29절에서 하나님은 분명하게, “내 이름으로 일컬음을 받는 성에서부터 재앙 내리기를 시작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마땅히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할 백성들이 재앙의 통로로 사용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 안타까운 일들이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어요. 이것을 누가 끊을 것입니까? 바로 우리가 끊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 신실하게 서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품고 거룩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온전한 신앙으로 굳게 서시기를 축복합니다. 그리하여서 나로부터 가정과 교회와 온 열방을 향하여서 하나님의 축복을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