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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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34:8-22
“계약 파기”
2023. 10. 27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계약 파기” 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유다 백성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맺고는 그것을 파기해버린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진노하셨다는 내용의 말씀입니다.
지난 시간에 바벨론 군대가 지금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다른 도시들을 함락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였는데요. 도시가 예루살렘, 라기스, 아세가, 이렇게 딱 세 개만 남았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완전히 멸망하게 생겼어요.
그래서 시드기야 왕이 이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들 생각을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오늘 본문에 나오는 계약입니다. 자, 오늘 본문 8절을 봐 볼까요? 8절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시드기야 왕이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백성과 한 가지로 하나님 앞에서 계약을 맺고 자유를 선포한 후에 여호와께로부터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
시드기야 왕과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계약을 맺었습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계약을 맺었어요. 무슨 계약인가 하니, 자유를 선포하는 계약입니다. 무슨 자유를 선포할까요? 밑에 9절에 보니까, 노비에게 자유를 선포하는 계약이죠. 9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계약은 사람마다 각기 히브리 남녀 노비를 놓아 자유롭게 하고 그의 동족 유다인을 종으로 삼지 못하게 한 것이라.”
백성들이 노비를 놓아 자유롭게 풀어주겠다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노비를 풀어주고, 다시는 동족을 종으로 삼지 못하게 하자. 아주 좋은 계약이죠. 밑에 10절에 보니까, “이 계약에 가담한 고관들과 모든 백성이 각기 노비를 자유롭게 하고 다시는 종을 삼지 말라 함을 듣고 순복하여 놓았더니.”
백성들이 이 계약에 모두 동참을 했어요. 고관들과 모든 백성이 만장일치로 계약했습니다. 그래서 각기 히브리 남녀 노비를 놓아 자유롭게 풀어주었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왜 갑자기 노비를 풀어주는 계약을 맺었을까요? 성경에 그 이유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추정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노예들을 군인으로 징집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예는 군인이 될 수 없죠. 하지만 자유롭게 풀어주면 군인이 될 수가 있어요. 지금 예루살렘이 포위되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까 노예들을 군대에 동원해서 싸우게 하자는 생각으로 계약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인데요. 주인은 노비를 먹여살려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노비까지 먹여살리겠습니까? 어차피 노비들을 부양할 수 없을 바에는 그냥 풀어주자는 생각으로 계약을 맺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는 종교적인 이윱니다. 우리가 노비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하나님이 진노를 거두시고 우리를 구원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진 거예요. 우리가 노비들을 자유롭게 해준 것처럼, 하나님도 우리를 바벨론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시지 않겠는가? 이런 얄팍한 생각을 한 겁니다.
이 세 가지 이유 중에 무엇이 진짜 이유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세 가지 이유가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어요.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어쨌거나 노비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자유롭게 풀려나게 됐으니까 얼마나 기쁘겠어요?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얼마 안 있어서 이 계약이 파기되고 맙니다. 오늘 제목이 “계약 파기”였죠. 백성들이 갑자기 계약을 파기해요.
기껏 노비들을 자유롭게 풀어주자고 계약해놓고 갑자기 돌변한 겁니다. 왜 갑자기 백성들이 계약을 파기했을까요? 이것은 이때 당시의 역사를 봐야 이해를 할 수가 있는데요.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하니까 시드기야가 애굽에 도움을 요청했었죠. 그런데 마침내 애굽에서 지원군이 온 겁니다. 애굽의 입장에서는 남유다가 바벨론을 막는 방파제로 남아 있어야 자기들에게 좋기 때문에 남유다가 망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원군을 보냈는데, 그 군대가 지금 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 애굽 군대 때문에 바벨론 군대가 포위망을 풀고 잠시 뒤로 물러가게 됩니다. 혹시나 애굽 군대와 전투를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해서 물러난 거죠.
그런데 이것을 보고, 유다 백성들이 생각을 다시 하는 거예요. ‘어? 바벨론이 물러나네? 이러면 굳이 노비들을 자유롭게 풀어줄 필요가 있나? 애굽 군대가 왔으니까 노비들을 군인으로 만들 필요도 없고, 어쩌면 이 전쟁을 승리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우리 집에서 일할 노비가 계속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이렇게 자기들 나름대로 계산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계약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립니다. 하나님 앞에서 맺은 계약을 아무렇지도 않게 파기해 버려요.
그러니까 하나님이 진노하실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것들이 오랜만에 기특한 짓을 한다 했더니만, 혹시나가 역시나.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자들이에요.
위기가 닥치니까 살려고 계약을 했지만, 위기가 물러가니까 언제 그랬냐는듯이 깨버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