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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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37:1-10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
2023. 12. 8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 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남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가 예레미야에게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명령을 하고 있는 장면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바벨론 군대를 이끌고 와서 예루살렘을 지금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시드기야가 급히 예레미야에게 기도를 부탁한 겁니다. 이 위기상황을 기도로써 극복해보겠다는 것이죠.
자, 왕이 기도를 부탁했는데, 과연 예레미야가 어떻게 반응을 했을까요? 먼저 오늘 본문 1절을 보면, 시드기야가 어떻게 왕이 되었는지를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요. 1절에 보니까, “요시야의 아들 시드기야가 여호야김의 아들 고니야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으니 이는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그를 유다 땅의 왕으로 삼음이었더라.”
이 말씀에 보면, 시드기야가 누구 때문에 왕이 됐습니까?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죠. 느부갓네살이 쳐들어와서 이전 왕이었던 여호야긴을 바벨론으로 잡아갔어요. 오늘 본문에는 이름이 “고니야”라고 돼있는데요. 고니야가 여호야긴입니다. 이 왕을 포로로 잡아갔어요. 그리고 비어있는 왕의 자리에 시드기야를 앉힌 겁니다. 그래서 시드기야가 왕이 됐어요.
한 나라의 왕을 다른 나라의 왕이 무단으로 잡아가고, 또 무단으로 임명해요. 너무나도 치욕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시드기야가 느부갓네살 덕분에 왕이 되었음에도 굉장히 느부갓네살에 대한 증오심이 컸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애굽과 동맹을 맺고 바벨론을 대적해요. 그리고 그대로 멸망을 하죠.
어쨌거나 시드기야가 바벨론을 대적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충실한 종인 것처럼 행세를 했죠. 혹시 느부갓네살이 심기가 불편하면 다시 쳐들어와서 나를 죽이고 다시 새로운 왕을 세울 수가 있으니까. 겉으로는 바짝 엎드렸어요.
그런데 이 왕이 오늘 2절을 보면, 그의 신앙이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죠. 2절을 같이 읽어볼까요? 시작, “그와 그의 신하와 그의 땅 백성이 여호와께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하신 말씀을 듣지 아니하니라.”
왕이 말씀을 듣지 않았어요. 아니, 왕만 안 들은 게 아니라, 그의 신하와 그의 땅 백성이 다 안 들었습니다. 말씀을 안 듣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말씀을 무시하는 거예요.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지도 않으면서 기도는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3절을 봐 볼까요? 3절 시작, “시드기야 왕이 셀레먀의 아들 여후갈과 마아세야의 아들 제사장 스바냐를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보내 청하되 너는 우리를 위하여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라 하였으니.”
시드기야가 예레미야에게 사람을 보내서 너는 우리를 위하여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라고 명령을 합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라! 말씀을 듣도 않으면서 기도해주라는 거예요. 더군다나 지금 하나님을 어떻게 부르고 있습니까? “우리 하나님 여호와” 지가 언제 하나님을 따랐다고, “우리 하나님 여호와”라고 불러요.
여러분, 이게 뭐냐면 전형적인 기복신앙입니다. 말씀대로 살지는 않으면서, 어려움을 당하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거예요. 평소에는 남남으로 지내다가 사정이 어려워지면, “우리가 남이가?” 우리 하나님, 우리 하나님 하는 겁니다.
그런데 시드기야가 이렇게라도 하나님께 간구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게 될 수만 있다면, 그래도 좋은 일이죠. 말씀은 안 듣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서 기도의 능력을 보게 된다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자라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믿음이 자라나지를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드기야가 이번에 하나님께만 간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기도를 하면서 동시에 다른 곳에도 다리를 걸쳤습니다. 그게 어디냐면, 바로 애굽입니다.
오늘 본문 5절을 같이 한번 읽어볼까요? 시작, “바로의 군대가 애굽에서 나오매 예루살렘을 에워쌌던 갈대아인이 그 소문을 듣고 예루살렘에서 떠났더라.”
애굽에서 바로가 군대를 이끌고 올라왔습니다. 그랬더니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 포위를 풀고 물러났어요. 애굽을 상대하기 위해서 전열을 재정비 한 것이죠.
여러분, 갑자기 애굽 군대가 왜 왔을까요?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시고 군대를 보내셨을까요? 아니죠. 애굽의 군대는 시드기야가 사신을 보내서 요청을 했던 겁니다.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할 때 시드기야가 얼른 사신을 보냈어요. 그 사신이 애굽에 가서 구원요청을 한 겁니다. 남유다와 애굽이 비밀리에 동맹관계였기 때문에, 애굽에서 군대를 보내줬어요.
애굽의 입장에서도 바벨론은 대적하기 어려운 강대국이었기 때문에, 남유다와 힘을 합쳐서 상대해야 자기들에게 이득이죠. 그래서 두말 않고 군대를 보낸 겁니다.
만약에 시드기야가 신앙의 사람이었다면, 애굽의 군대가 온 것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을 거예요. 우리 기도를 들으시고 군대를 보내셨구나. 하지만 신앙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자신을 칭찬했을 겁니다. ‘역시, 내가 그동안에 애굽과 친분을 잘 쌓아서 이렇게 도움을 받는구나. 내가 참 대단한 왕이지.’ 이렇게 자화자찬을 했을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자라날 수가 없는 것이죠. 오히려 더 교만이 높아지고, 더 세상을 의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때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는데요. 오늘 본문 7절에 무슨 말씀이 임합니까? 7절과 8절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를 보내어 내게 구하게 한 유다의 왕에게 아뢰라 너희를 도우려고 나왔던 바로의 군대는 자기 땅 애굽으로 돌아가겠고 갈대아인이 다시 와서 이 성을 쳐서 빼앗아 불사르리라.” 아멘.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말씀이 임했습니다. ‘애굽 바로의 군대가 너희를 도우려고 왔지만, 금방 돌아갈 거다. 그리고 갈대아인, 바벨론 군대가 다시 와서 이 성을 쳐서 빼앗아 불사를 것이다.’ 이런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또 밑에 9절과 10절에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10절만 같이 읽어볼까요? 시작, “가령 너희가 너희를 치는 갈대아인의 온 군대를 쳐서 그 중에 부상자만 남긴다 할지라도 그들이 각기 장막에서 일어나 이 성을 불사르리라.”
이것은 무슨 말씀이에요? 너희가 아무리 바벨론 군대를 쳐서 무찔러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죠. 바벨론 군대가 부상자만 남는다 할지라도 너희가 못 이긴다는 거예요. 너희는 부상자도 못 이긴다. 그러니까 승리를 꿈도 꾸지 말라는 것입니다. 부상자도 못 이기는 판국에, 지금 바벨론 군대가 얼마나 강성한데 그것을 이기겠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종합적으로 보면, ‘너희가 애굽 군대도 의지하지 말고, 또 너희가 바벨론과 싸워볼 생각도 하지 말아라.’ 이것이 지금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드기야는 애굽을 의지해서도 안 되고, 바벨론과 전쟁을 해서도 안 돼요. 왕인데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다만 시드기야는 오직 이것을 해야 돼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면, 기도를 해야 합니다. 오직 기도.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고 간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한테 맡겨놓고 기도해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기도해야죠.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고,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구원은 다른 사람이 떠먹여주는 게 아니에요. 목마른 자가 직접 우물을 파야 합니다.
오늘 제목이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 인데요. 이 말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라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기도하자”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중보기도도 하지만, 기도는 우선적으로 자기 자신이 기도해야 합니다. 나는 기도하지 않으면서 중보기도만 받는다고 역사가 일어나겠습니까? 기도는 먼저 내가 해야 되는 거예요.
세상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간구해야 합니다. 오늘 함께 찬송한 것처럼, “마음속에 근심 있는 사람 주 예수 앞에 다 아뢰어라. 슬픈 마음 있을 때에라도 주 예수께 아뢰라.”
주께 아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아뢰자. 우리가 함께 기도하자.
사랑하는 여러분,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의 염려와 근심을 모두 떨쳐버리고, 슬픈 마음 있을 때에라도 기도로써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