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설교 20240303

보시기에 좋았더라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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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창조세계의 회복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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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기에 좋았더라(4) 예수, 모든 피조물의 구원자

15절. 예수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며 모든 피조물 보다 먼저 나신 분이다.
16절. 만물이 그(예수)에게서 그리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다.
17절. 예수는 만물 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서 있다.
18절a. 예수는 교회의 머리
18절b 예수는 만물의 으뜸
19절. 하나님은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계심
20절. 십자가로 이룬 화평은 만물이 하나님과 화평을 이루게 하기 위한 것
구원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강조했던 것은 ‘구원의 확신’이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구원은 ‘나’와 관련된 문제로 국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구원받았느냐, 내가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구원에 대해서, 더 나아가 인간 이외에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생명체와 이 지구, 온 우주 만물의 구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원의 내용은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 특히 영혼이 천국에 가는 것에 방점이 있습니다. 이 말에는 이 몸과 세상은 구원의 대상이 아니고 영혼만 구원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게 깔려있습니다. 이는 몸은 더러운 것인데, 이것들이 순수한 인간의 영혼을 가두고 있는 것이고, 이 육신의 감옥인 몸으로부터 순수한 영혼이 빠져나와 해방되는 것이 진정한 구원이라고 보았던 헬라 철학의 영향입니다. 몸과 세상과 물질은 더럽다는 생각은 그리스도교의 믿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몸과 세상과 물질은 모두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니 몸과 세상과 물질은 더러운 것이 아닙니다. 초대교회는 이 헬라철학과 싸우면서 신앙을 지키려고 무진장 노력했는데, 아직도 이 생각에 머물러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창조 이후에 하나님을 왕의 자리에서 몰아낸 죄악으로 인해 모든 관계가 깨어지고 망가져 몸과 세상과 물질이 타락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우리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고대하고 기다리는 구원은 영혼을 포함하여 몸까지, 나를 포함하여 다른 사람까지, 그리고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피조물과 온 세상까지가 그 대상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오해하는 또 하나는 삼위일체와 관련된 부분인데, 하나님과 예수님과 성령님이 독립적인 영역과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사역에만, 예수님은 십자가를 통한 구원 사역에만, 성령님은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삼위일체에서 핵심은 세 하나님의 독립적인 사역이 아니라, 한 하나님이라는 데 있습니다. 한 하나님이라는 말은 독립성이 있지만, 그것이 완전한 통일을 이루고 있어서 나눌 수 없다는 말입니다. 즉 창조의 사역, 구원의 사역,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사역에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모두 완벽하게 함께 하셨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가 흔히 하고 있는 두 가지 오해를 모두 해결하는 본문입니다.

1. 창조의 대행자 예수

15절. 예수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며 모든 피조물 보다 먼저 나신 분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속성과 생명을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형상’은 영어로 ‘image’로 번역이 되었지만, 더 근원적인 의미는 ‘원형, 나타냄’입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예수께서 하나님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원형 자체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그 분을 가장 잘 나타낸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눈에 보이는 하나님으로 나타나신 분입니다.
요한은 자신의 복음서를 시작하면서 예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말씀과 하나님이 구별되면서도 같은 분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은 동일하게 신적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 빌립은 예수님에게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요 14:9) 예수님이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자신을 통해서 하나님이 드러난다고, 자신이 곧 하나님이라고 하십니다.
히브리서 1:1~3에서는 예수님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지극히 크신 이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이런 말씀들이 동일하게 드러내는 것은 예수님께서 창조의 사역에도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가 됩니다. 여기에서 ‘먼저 나신’이라는 단어는 시간적으로나 신분적으로 제일 먼저라는 뜨시 아니라, 피조물이 있기 전부터 계셨다는 말입니다. 즉 예수님은 피조물이 아니라 창조자와 동일하신 분, 창조주로부터 나신 분, 만물이 창조되기 전부터 계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2. 창조 세계의 지속자 예수

16절.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다.
17절. 만물이 예수 안에 있습니다.
16절은 만물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을 뿐 아니라,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예수님을 위하여 창조되었다면, 예수님은 창조 세계에 관심이 많을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창조된 세상을 아끼고 보호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창조주일 뿐 아니라, 창조된 세상을 돌보고 지키며 보호하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창조 질서를 지속 가능하도록 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고 돌보시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속 가능하도록 유지하는데 실패하고 있지만, 예수님은 성령님과 더불어서 지구와 그 안에 사는 모든 피조물,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지키고 보호하시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창조자이며 지속자이기 때문에 이 땅을 버리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17절을 보면,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다. 예수님 안에 모든 것이 함께 있다는 말입니다. 함께 섰다는 말은 드러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만물이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이 없으면 만물이 설 수 없고 드러날 수 없습니다. 만물은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지어졌고 예수님을 위해 존재하며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혼돈 가운데 질서를 유지하는 힘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말입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이 세상이 정말 정교하게 만들어졌음에 놀라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구와 우주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유기적인 이유를 압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유지하시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스스로, 우연히 그렇게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드시고 운행하시기 때문입니다.
창조 세계의 중심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빼놓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욕망을 앞세울 때 우리는 하나님이 예수님과 함께 창조하시고 성령 안에서 돌보고 계시는 이 세상이 망가집니다.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우리가 자원을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하나님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예배하는 방식을 반영합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재활용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일, 편리하다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일, 설겆이 거리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일회용을 많이 사용하는 일,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전기 선을 콘센트에 연결하여 두는 일,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해서 생명을 함부로 대하면서 잡은 고기를 먹는 일 등에 대해서 재고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예수께서 만물의 중심이며 만물을 지탱하고 유지하고 계신다는 믿음이 우리의 삶으로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3. 모든 피조물의 구원자 예수

19~20절. 하나님은 모든 충만함이 예수 안에 거하게 하고,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어 모든 만물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신다.
예수의 십자가 피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만물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졌기 때문에 만물도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아 모든 관계가 단절되었듯이 한 사람 예수로 말미암아 모든 관계가 회복됩니다. 십자가의 은혜는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죽음이 모든 관계를 저절로 회복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통로인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마지막 심판 때에 하나님에 의해 거부당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이 미치는 범위도 모든 피조물까지 확산된다.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의 다스림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주인이시고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새 창조가 그 분 안에서 시작되었음을 드러내고 선포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대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다른 사람과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 생태계 유지와 회복, 모든 관계 안에서의 정의와 사랑이 바로 그런 환경입니다. 복음은 바로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근원적인 힘입니다. 하나님, 인간, 세상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성 속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그는 십자가에서 화해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목적을 이룹니다. 창조와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 아버지의 대행자입니다. 그는 참된 인간이며 참된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옛 창조와 새 창조의 주님이십니다. 그는 새 창조의 시작이며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고대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도래를 완성하실 분입니다.
구원은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닙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는 사건입니다. 모든 하나님의 피조세계가 새로와지고 회복되는 놀라운 사건입니다. 우리는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이 놀라운 사건을 이루는 동역자로서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하는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요한복음 3:16 (NKRV)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이 독생자를 주신 것은 그를 믿는 자가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셨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셨다고 말합니다. 인간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만드신 세상을 사랑하신 것입니다. 이 단어는 ‘코스코스’라는 단어입니다. 오늘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역어는 세상이 아니라, ‘우주’입니다. 특히 질서가 잘 잡힌 체계로서의 우주를 말합니다. 하나님은 무질서와 혼돈에서 질서잡힌 세상을 만드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습니다. 그 세상, 하나님이 만드신 질서 정연하고 아름답고 보기에 좋았던 그 세상, 온 우주 만물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에게 영생의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은 사람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모든 창조 세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자연을 다스리는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모든 피조물의 주인임을 드러냅니다.
에베소서가 말하는 구원(엡 1:20~23)
20 그의 능력이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사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고 하늘에서 자기의 오른편에 앉히사
21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과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시고
22 또 만물을 그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느니라
23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
예수님의 구원은 결국 모든 피조물을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며 교회는 그 충만함이 먼저 이루어진 곳이라는 고백입니다. 하나님은 먼저 하나님의 충만함이 실현된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 온 땅을 충만하게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노아홍수 이야기를 유심히 살펴보겠습니다. 홍수를 피해서 방주에 오른 대상은 노아의 가족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종류의 동물들이 함께 했습니다. 또한 홍수 이후 언약을 맺으시는 대상도 노아 가족만이 아닙니다. 모든 생물과도 언약을 맺으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 9:9~10 내가 내 언약을 너희와 너희 후손과 너희와 함께 한 모든 생물 곧 너희와 함께 한 새와 가축과 땅의 모든 생물에게 세우리니 방주에서 나온 모든 것 곧 땅의 모든 짐승에게니라.
동일한 표현이 9:11, 12, 13, 15, 16, 17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하나님의 창조 세계라는 것이 창세기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고백하는 믿음 안에는 온 세상을 창조하실 때부터 함께 계셨던 예수 그리스도, 온 세상이 질서있게 움직이도록 지탱하고 유지하시는 일을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를 통해서 모든 창조 세계가 하나님과 화해할 수 있도록 자기를 희생하신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셔서 만물의 으뜸이 되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경험한 하나님 나라 백성들을 통하여 여전히 온 땅이 하나님과 회복하도록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원자로 고백하는 믿음 안에서 모든 창조 세계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는 일을 우리에게 맡기셨음을 기억하며 이번 한 주간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일에 헌신하는 석교 공동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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