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부활을 말씀하시다(막 8: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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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동편에서 사천명을 먹이시고 벳새다로 옮기셔서 맹인을 고치신 예수님은 이제 빌립보 가이사랴로 가셔서 거기에 있는 여러 마을로 가셨다고 오늘 본문은 말씀합니다.
여기서 빌립보 가이사랴는 분봉왕 헤롯 빌립이 통치하던 도시로서, 빌립이 가이사를 기념하여 지은 이름이었습니다. ‘빌립보’란 말은 붙인 이유는 뭐 특별한 의미가 없고요, 단지 지중해에 맞닿아 있는 대도시 ‘가이사랴’와 구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가이사랴 빌립보 지역의 여러 마을로 가시던 도중, 길 위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부르느냐고 물으십니다. 제자들은 세례요한이라하고 더러는 엘리야라 하고 더러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그러면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그 때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 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베드로의 고백은 틀린말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가 맞습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말하는 그리스도와 예수님이 말하는 그리스도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베드로는 일반적인 유대인들이 가졌던 메시아에 대한 관념, 즉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인 지도자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을 지켜보면서 제자들은 누구나 충분히 베드로처럼 생각할만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엄청난 기적와 이적을 일으킵니다. 수만 명이나 되는 배고픈 사람들을 성인 한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한 떡 몇개와 물고기 몇마리로 배불리 먹이시며 여러 광주리에 남기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너무 권위가 있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많은 무리들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오천명을 먹이신 후 사람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 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런장면들을 지금까지 바라보았으니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자들이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에 그렇게 무관심했던 이유는 자신들의 야망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기에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시는 날 자기들을 높은 자리 한 자리쯤 챙겨 주시기만 바랐기 때문에 예수님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그리스도이심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뭐라 하십니까?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버림을 받아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할아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은 한 번도 자기가 수난을 당하고 죽어 다시 살아날것에 대해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은 커녕 놀라운 능력으로 이적을 행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를 하실까요? 그러나 이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셨기에 십자가를 통해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분명히 가르쳐 주실때가 되었다고 판단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항변합니다. 여기서 하항변하다를 원어로 보면 ‘꾸짖다’입니다. 아마도 제자인 베드로가 스승이신 예수님을 어떻게 꾸짖을 수 있느냐는 생각에 우리가 가진 성경은 그의 미를 약화시키고 있지만 그만큼 베드로가 강력하게 항의했음을 보여줍니다.
지금 베드로의 항변이 무엇을 보여줍니까?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하나님의 뜻도 바꾸기를 요구하고 있는 인간의 이기심을 보여줍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의 계획대로 되면 그동안 자기들이 예수님을 따르며 행하고 고생했던 모든 꿈들이 수포로 돌아가버립니다. 지금껏 수고한 것들이 사라지고 맙니다. 그 꿈을 쉽게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제자들이 왜 지금껏 가족을 버리고 친구를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쫓았습니까? 장래에 이루어질 나라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가만히 계시면 자연스럽게 이스라엘의 왕이 되실 것 같은 예수님이 갑자기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영광의 자리에 앉는다고 말씀하지 않고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부활하신다고 하니 여러분 같으면 가만히 받아들이겠습니까? 아니잖아요.
그렇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입니다. 우리의 유익이 있을때는 철저하게 하나님을 쫓다가도, 말씀때문에 신앙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입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예수님을 원망하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예수님의 뜻을 내려놓고 자기의 뜻대로 따라달라고 제자들처럼 고집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시고 우리 안에 내주하고 계신 성령님이십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가 주님의 뜻을 가로막고 우리의 뜻대로 해달라고 항의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요? 바로 그런 자세, 즉 하나님이 아닌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자들을 향해 예수님은 사탄으로 규정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유익 때문에 하나님의 계획을 수정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될때 예수님은 우리를 사탄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로 하나님의 자녀로 우리를 인정하시며 축복된 걸음을 걷게 해 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참된 제자가 될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그 길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며 예수님이 택하신 길을 가는 자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주님을 위해 자기의 목숨까지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그 사람이 참된 제자라고 말씀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는 자들이 자기를 통해 콩고물과 같은 유익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죽기까지 따르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예수님께 온전히 헌신하기 원하는 자들은 팬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팬은 와서 환호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그들에게 예수님은 일종의 스타 연예인이 불과합니다. 그러나 자기가 따르는 연예인이 더이상 상품가치가 없으면 떠나듯이 팬은 사라져 버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참된 제자는 어떻습니까?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님을 위해 온전히 죽는 사람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