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끼치는 말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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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에베소서 4:29(신약 314쪽)
설교제목 : 은혜를 끼치는 말을 합시다.
29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반갑습니다.
오늘도 은혜의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축복합니다.
일전에 수요예배시간에 나눠준 자료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담임목사님은 그 자료에서 이해인 수녀님의 시 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저는 그 내용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 ‘말을 위한 기도’라는 시입니다. 전체 내용이 좀 길지만 오늘 나눌 성경이야기를 압축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낭독을 할테니 편안하게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말을 위한 기도 / 이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道(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내뱉지 않게 도와주시어
좀 더 겸허하고
좀 더 인내롭고
좀 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희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아멘.
제가 이 긴 시에서 인상깊게 본 것은 첫 문단에 있습니다. 다시금 읽어드립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말을 하는 모습을 마치 땅에 씨가 떨어져 심긴 모습으로 비유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시인의 말처럼 조용히 헤아려 보았습니다. 내가 그동안 내뱉은 말 중에서 누군가의 마음을 괴롭게 한 말의 씨앗은 없는지 그것이 나에 대한 분노로 열매 맺은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사실 반대의 경우 곧 누군가를 기쁘게 한 말의 씨앗에 관해서는 크게 헤아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분명 좋은 열매를 맺었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들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되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섬뜩했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질렀던가 하고 말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력적인 것인지를 우리는 잘 압니다. 오래된 속담만 봐도 말에 관한 속담이 많이 말입니다. 예를 들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거나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거나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이는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해도 괜찮은 말이 아님을 얘기해 주는 것입니다. 어떤 말은 천냥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어떤 말은 반대로 천냥빚을 지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인데, 말로 행해지는 폭력이 주먹으로 행해지는 폭력보다 더 강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말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강력한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성경도 이에 관해 여러 교훈을 우리에게 줍니다. 그 중하나가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구절입니다. 다시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에베소서 4장 29절입니다.
에베소서 4:29(신약 314쪽)
29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
방금 읽은 성경구절은 말해줍니다. 말을 통해 은혜를 끼치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떤 말은 듣는 사람에게 은혜를 끼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을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을 통해 명확하게 봅니다. 아담이 처음 하와를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2:23 상)’ 자신의 몸과 같이 귀하고 특별한 존재임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범죄한 아담은 하와를 향해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창3:12 상)” 자신이 몸 같던 존재가 죄를 범한 아담에게는 더이상 자신과 관계없는 존재가 됩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주셔서 자신을 범죄하게 한 존재가 됩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대상에서 은혜를 끼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말은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러한 특별한 능력을 곧 은혜를 끼치는 말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특별히 이번 설 명절을 보내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해봅니다.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우리는 어떤 말을 했을까요? 은혜를 끼치는 말을 많이 했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였을까요? 정답은 스스로가 아실 겁니다. 그것이 무심코 한 말이라서 별 뜻 없이 한 말이라서 괜찮을거라 생각지 마시길 바랍니다. 말이 얼마나 큰 능력을 지녔는지 사실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혹시라도 내가 한 말이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되어서 그것이 오래도록 큰 상처로 부정적인 열매로 맺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말의 힘에 관해 생각하면서 그것이 참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가볍게 한 말인데, 또는 그냥 습관적으로 한 말인데 그것이 무서운 열매로 나타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말을 참 잘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합니다.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떤 심리학자에게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평소에 욕을 참 잘하던 친구였다고 합니다. 심리학자는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친구에게 조언했다고 합니다. 욕하는 버릇을 고치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친구는 자신이 친구들에게나 이렇게 하지 다른데서는 조심한다면서 그 말을 흘려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날 큰 사건이 터졌는데, 내용은 이랬습니다. 친구가 결혼을 앞두고 상견례 자리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저도 최근에 해봤지만 그것이 무척 긴장되고 신경이 쓰이는 자리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서빙을 하던 분이 실수를 해서 친구 옷에 물을 쏟았나 반찬을 떨어트렸나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고 그 일로 결혼이 무산되었다고 합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심리학자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친구처럼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긴장된 상태에서 좋지 않은 습관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이것의 말의 교훈에도 적용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은혜를 끼치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이 갈라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라는 것이 듣고 흘려버리는 종류의 것이라면 그래도 덜하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말이기에 우리가 좋은 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로 말미암아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라건데, 오늘 나의 말이 누군가를 살리고 누군가를 행복하게하며 누군가에게 은혜를 끼치는 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참으로 말의 좋은 열매를 많이 맺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축원합니다.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