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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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죄로 인해 타락한 세상을 회복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작정과 약속이 누구를 통해 이어지는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게서는 창세기 12장에서 여자의 후손 중에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그를 통해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게 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 약속은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에게 이어졌습니다. 그 다음에는 이삭의 쌍둥이 아들인 에서와 야곱 중에 누구를 통해 이어졌었죠? 맞습니다. 첫째인 에서가 아니라 둘째인 야곱을 통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야곱 다음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받은 아들은 누구였을까요? 야곱에게는 장자인 르우벤부터 막내인 베냐민까지, 무려 열두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어떤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 아들은 바로 유다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은 야곱의 넷째 아들인 유다의 후손들을 통해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창세기에서는 그 사실이 야곱이 죽기 전에 열두 아들들에게 준 축복의 메시지 안에서 암시적으로만 나타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버지 야곱이 유다를 축복하는 구절을 말씀에서 살펴보려고 하는데, 그 전에 먼저 열두 아들 중에 유다가 약속을 이어받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왜 장자도 아니고, 애굽의 총리가 되어 야곱의 온 가족들을 기근으로부터 살리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활을 했던 요셉도 아닌, 유다가 책함을 받았을까요? 유다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일까요?
열두명 중에서 택함을 받았다고 하면 ‘유다가 모든 면에서 다른 형제들보다 훌륭했었나 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경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형제들이 아버지 야곱에게 특별한 사랑을 독차지한 요셉을 죽이려고 할 때 유다는 요셉을 상인에게 팔자고 제안함으로써 요셉이 죽는 것을 막기는 했지만, 분명 그도 요셉을 시기하는 마음으로 그 일에 가담했었습니다. 그리고 유다는 아버지의 집을 떠나 살면서 자기 멋대로 가나안 여인과 결혼하였습니다. 또 결혼한 후에 첫째 아들이 다말이라는 여인과 결혼한 후 죽게 되자 둘째 아들과 결혼시키고 또 둘째아들이 죽자 셋째인 셀라마저 죽을지 모른다는 염려로 다말을 속이고 무정하게 대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결정적으로 그 일이 발단이 되어 유다는 자신의 며느리 다말과 관계를 맺고 두 아들을 낳는 큰 죄악을 저지르게 되기까지 합니다. 나중에 총리가 된 요셉 앞에서 막내인 베냐민을 감옥에 가두려 할 때 유다는 베냐민을 대신하여 희생하기로 결단하는 선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이와 같이 유다도 다른 형제들 못지않게 결점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택하실 때처럼 열두 아들 중에 유다를 주권적으로 택하셨습니다. 유다의 결점과 허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아버지 야곱을 통해 유다를 축복하게 하셨고, 그를 통해 작정하신 뜻을 신실하게 이루셨습니다. 그럼 이제 야곱이 유다에게 준 축복의 말씀이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보도록 할까요?
본문 말씀인 8, 9절을 같이 읽어봅시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네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버지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먼저 유다라는 이름에는 ‘찬송’이라는 뜻이 있는데 아버지 야곱은 형제들이 유다로 인해 찬송하게 될 것이라고 축복합니다. 이것은 유다의 후손이 그의 형제들의 후손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됨을 의미합니다. 이어서 야곱은 유다를 사자 새끼에 비유합니다. 사자는 동물들 중 가장 강하고 위엄이 있어서 권위와 힘을 상징하는 동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비유는 유다의 후손들이 사자와 같은 용맹함으로 야곱의 다른 후손들 중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지도자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10절 말씀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규’는 임금의 통치봉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10절의 축복은 유다의 후손에게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세워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실로가 오시기까지’라는 표현은 유다의 통치가 메시아를 통한 영속적인 통치가 될 것을 의미합니다. 정리하자면, 유다가 받은 축복은 그의 후손이 온 열방을 구원하고 다스리는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라는 메세지였습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을 축복하기 전 ‘너희가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라고 말합니다. 또 창세기 기자는 야곱이 아들들을 축복하는 구절을 마치며 ‘그들의 아버지가 그들에게 말하고 그들에게 축복하였으니 곧 그들 각 사람의 분량대로 축복하였더라’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창세기49장 에 기록된 야곱의 축복은 단순히 자녀들이 복을 받고 잘 되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마음으로 한 축보기 아니엇습니다. 야곱의 축복은 하나님의 주권과 약속 안에서 장차 그의 후손들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이룰 열두 지파를 형성하게 될 것을 바라보며, 각 지파 가운데 일어나게 될 일을 예견하는 예언적 선포였습니다. 따라서 이 축복은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주권과 약속에 대한 믿음을,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에 부합한 순종을 요구하는 선포였습니다.
실제로 훗날 이스라엘이 왕국이 되었을 때, 첫 번째 왕인 사울 왕을 제외하고 두 번째 왕인 다윗 왕때부터는 계속해서 유다 지파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세워집니다. 그리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도 유다의 후손으로 오셔서 모든 원수를 멸하시고 승리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유다가 아버지에게 받은 축복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유다의 삶은 연약하고 부족함이 많은 인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유다가 온 형제들 중에 으뜸과 찬송이 되도록 축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축복이 역사 가운데 온전히 성취되도록 일하셨습니다. 아브라함에서 이삭으로, 이삭에서 야곱으로, 야곱에서 유다로, 유다에서 왕들의 역사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약속은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은 모든 약속을 신실하게 이루시는 분이심을 우리에게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일하십니다. 믿음 안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 해야하지만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유다처럼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들이 있음을 아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유다를 향한 뜻을 모두 이루셨던 것처럼, 우리를 향한 뜻도 분명 신실하게 이루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결코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기 보다는, 말씀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은혜숲교회 중고등부 친구들이 되길 소망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