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2:7-
우리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는지 알려 주는 신호가 있는가? 2장 7절에 의하면 두 가지 시험을 해볼 수 있다.
첫째, “참고 선을 행하여”란 선을 행하며 경건하게 사는 것이 지속적인 삶의 양식이 된다는 의미이다.
둘째, “영광과 존귀와 썩지 아니함을 구하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함에서 나오는 특징들이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 선한 행위를 하지 않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 우리는 영광과 존귀와 영원을 누리도록 창조되었고 이것들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좋은 것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에 있다. 우리는 창조주가 아니라 피조물 속에서 그것들을 구한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그것들을 구해야 하고, 나아가 그분의 형상대로 새롭게 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아는 데서 이것들을 구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영생을 주실” 것이다.
8절에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지 않은 것을 알려 주는 두 가지 지표가 있다.
첫째, 당을 짓는(self-seeking) 것은 숨길 수 없는 표지다. 이는 아집과 자기도취에 빠져 스스로 왕과 구원자가 되려는 것을 의미한다. 반종교적이고 방탕하든, 도덕적이고 종교적이며 고결하든 누구나 예외 없이 그럴 수 있다.
둘째, “진리를 따르지 아니하고 불의를 따르는” 것 또한 하나님의 진리로부터 배우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모습이다. 이들은 자신의 아집과 생각 말고는 어떤 진리도 들으려고 하지 않기에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이 많지 않다. 비종교적인 사람들은 아예 드러내고 그렇게 하지만, 종교적인 사람들이라고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율법을 지킴으로써 의로워지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의 계명에 귀 기울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계명이 우리에게 완전무결한 것을 요구할 때 우리는 그 말씀을 무시하고 만다. 우리가 계명을 완벽하게 따를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는 얻을 수 없는 의를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원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진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9–10절은 7–8절의 가르침을 한 가지만 빼고 되풀이한다. 바울은 “먼저는 유대인이요 다음은 이방인이다”라고 거듭해서 말한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차별 없이 대하신다”(11절). 심판은 공평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이다. 우리가 유대인이냐 그리스도인이냐, 교회에 출석하느냐, 또는 말씀과 전혀 상관없이 사느냐 하는 따위의 출신이나 문화적인 배경은 중요하지 않다. 대신 하나님과 좋은 관계 맺으려고 어떻게 결심하는가가 중요하다.
12–15절은 하나님이 편애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다른 관점에서 보여 준다. 바울은 두 가지 경고를 하고 있다. 첫째, 하나님의 명령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그 율법에 따라 심판받을 것이다”(12절). 하나님의 법을 듣는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을 듣는 자가 의인이 아니요 오직 율법을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기 때문이다(13절).
존 스토트처럼 이것을 가상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읽으면 이해하기가 쉽다. 사실 바울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율법을 안다고 해서 유용한 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율법을 통해 의로워지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느 때고 어떤 식으로든 하나님의 율법을 지킨다고 정말 주장할 수 있습니까?”
따라서 하나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한다면, 그것이 마땅히 해야 할 옳은 일인 것을 알고, “그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내는”(15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옳고 그름에 대한 타고난 감각이 있다.
여기서 바울은 왜 “나의 복음에 이른 바와 같이”라는 말을 보태고 있을까?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하나님의 아들에 대한 바울의 복음에서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심판이 없다면 구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하나님의 진노가 실재하지 않는다면 십자가의 영광은 공허할 뿐이다. 이방인이든 유대인이든, 반종교적이든 종교적이든, 율법을 지키든 안 지키든 상관없이, 바울은 우리 모두가 서 있는 땅이 평평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애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