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람에 대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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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49:34-39
“엘람에 대한 말씀”
2024. 4. 19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엘람에 대한 말씀”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열개 민족에 대한 예언 가운데 아홉번째로, 엘람에 대한 예언의 내용입니다. 엘람은 저희에게 별로 익숙하지는 않은 민족입니다. 엘람은 거리적으로 이스라엘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어요. 예루살렘으로부터 엘람까지 거리가 약 1200km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직선거리가 1200km이고, 실제로는 굽이굽이 돌아서 가야 되니까 실제적인 경로는 거의 2000km 정도 된다고 봐야죠. 엘람은 오늘날로 보자면, 이란 서부지역에 해당합니다. 엄청 멀어요.
본래 엘람은 노아의 손잡니다. 노아에게 아들이 세 명 있었는데요. 셈, 함, 야벳. 이 중에 첫째 아들인 셈이 엘람을 낳았습니다. 셈이 아들을 다섯 낳았는데, 그 중에 첫째 아들이 엘람이에요.
엘람은 성경에 많이 등장하는 민족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도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요.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엘람은 활을 잘 쏘는 민족이었고, 전쟁에도 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원전 8세기까지는 힘이 막강한 강대국이었어요. 하지만 기원전 640년에 앗수르 제국에 의해서 정복을 당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엘람이 셈의 첫째 아들이라고 제가 말씀을 드렸죠. 앗수르는요, 셈의 둘째 아들입니다. 엘람이 첫째고, 앗수르가 둘째예요. 그러니까 동생 나라가 형 나라를 정복한 겁니다. 역사적으로 가슴 아픈 사실이죠.
자, 그런데 왜 오늘 본문에서 여덟번째로 엘람에 대하여 심판을 예언하시는 것일까요? 사실 엘람은 이스라엘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별다른 분쟁거리가 없었거든요. 그럼에도 하나님이 엘람을 심판하시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면, 엘람이 그들의 강한 군사력으로 인해 교만하였기 때문입니다. 노아의 자손으로서 하나님을 경외했어야 함에도,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과 군사력을 믿고 교만하였기 때문에 1200km나 멀리 떨어진 엘람을 심판하시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엘람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세상의 끝을 상징하는 땅입니다.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동쪽의 끝이에요. 반대로 서쪽의 끝은 애굽이죠. 세상의 끝과 끝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는 것은, 온 세상을 하나님께서 다스리신다는 신학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덟번째로 특별히 엘람을 집어넣은 겁니다.
자, 이제 오늘 본문을 봐 볼까요? 오늘 본문 34절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유다 왕 시드기야가 즉위한 지 오래지 아니하여서 엘람에 대한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이 말씀에 보면, 특이하게도 말씀이 임한 때가 나옵니다. 열 개의 나라들 가운데 말씀이 언제 임했는지 기록된 곳은 엘람 밖에 없습니다. 다른 예언에는 언제 말씀이 임했는지 안 나와요. 유일하게 엘람에 대한 예언에만 나옵니다.
34절을 다시 보면, “유다 왕 시드기야가 즉위한 지 오래지 아니하여서” 말씀이 임했습니다. 여기서 즉위한 지 오래지 아니하였다는 말을 히브리어 문자 그대로 번역을 하면, “통치를 시작하다”라는 말입니다. 통치를 시작하다. 그러니까 시드기야가 통치를 시작할 때 엘람에 대한 말씀이 임한 거예요.
여기서 시작하다 라는 말의 히브리어가 “레시트”라는 말입니다. 레시트. 이 말은 “시작, 처음, 최초” 이런 뜻이에요. 그런데 이 말이 바로 밑에 35절에 다시 한번 나옵니다. 자, 35절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엘람의 힘의 으뜸가는 활을 꺾을 것이요.” 아멘.
하나님께서 엘람의 활을 꺾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엘람이 활을 잘 쏘는 민족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들의 교만이 활쏘기에서 나와요. 그 활을 꺾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으뜸가는”이라는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으뜸가는이라는 말이 바로 히브리어 “레시트”입니다.
좀 전에 레시트가 어떤 뜻이라고 그랬어요? “시작, 처음, 최초” 이런 뜻이 있다고 했죠. 그런데 또 다른 뜻이 있어요. 바로 “으뜸”이라는 뜻입니다. “으뜸, 최고” 이런 뜻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 “레시트”라고 하는 동일한 단어를 통해서 시드기야와 엘람이 연결되는 겁니다. 시드기야가 통치를 시작할 때, 엘람의 가장 으뜸가는 활을 꺾는다는 말씀이 임한 것이죠. 이것은 이 말씀을 통하여 유다의 멸망 원인에 대하여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엘람은 그들이 가장 자랑하는 활을 의지하고 교만하여진 결과, 멸망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과 마찬가지로, 시드기야 역시도 통치를 시작할 때, 자신의 젊음과 애굽이라고 하는 동맹국을 의지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외면하고, 죄악의 길을 걸었어요. 그래서 시드기야 대에 남유다가 멸망을 당하게 되죠.
하나님은 바로 이것을 유다 백성들이 깨닫기를 원하신 겁니다. 유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엘람을 통하여 자신들의 죄를 돌아보고 회개하기를 원하신 거예요. 이것이 말씀이 임한 때가 기록된 이유입니다.
자, 이어서 36절도 보겠는데요. 36절에 보니까, “하늘의 사방에서부터 사방 바람을 엘람에 오게 하여 그들을 사방으로 흩으리니 엘람에서 쫓겨난 자가 가지 않는 나라가 없으리라.”
하늘의 사방에서부터 사방 바람이 불어옵니다. 사방 바람은, 말 그대로 사방,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에요. 바벨론 군대가 이처럼 사방에서 바람과 같이 공격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 공격으로 인해서 엘람 주민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이곳저곳, 천지사방으로 흩어져서 가지 않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나라를 잃고 온 천지를 떠도는 신세가 되는 겁니다.
또 밑에 3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엘람에게 재앙을 내리시고, 칼을 보내셔서 멸망시키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38절에서는 하나님의 보좌를 엘람에 주겠다고 말씀하시는데요. 38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내가 나의 보좌를 엘람에 주고 왕과 고관들을 그 곳에서 멸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멘.
이 말씀을 우리가 언뜻 보기에는, 하나님께서 엘람을 회복시키겠다는 말씀처럼 보입니다. 나의 보좌를 엘람에게 주겠다는 말씀이거든요. 하지만 그게 아니에요. 이 말씀을 히브리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사실 이런 말입니다. “내가 나의 보좌를 엘람 안에 차려놓으리라”
나의 보좌를 엘람에게 주는 게 아니에요. 엘람 안에다가 차려놓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엘람 왕의 보좌를 치워버리고, 거기에 하나님의 보좌를 가져다 놓는 거예요. 이 보좌는 하나님의 심판의 보좌입니다. 하나님께서 엘람에 심판의 보좌를 두고, 거기 앉아 엘람을 심판하시는 겁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과 자신의 힘을 의지한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자신이 의지했던 모든 것이 꺾어지고, 그들의 땅에서 죽고 흩어지는 멸망을 당하게 됩니다.
그들이 아무리 저 멀리 1200km나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 손바닥 안이에요. 세상의 끝, 저 멀리 지구 반대편이라도 상관 없어요. 하나님은 온 우주에 무소부재 하십니다. 모든 곳에 계셔요.
하나님이 내 죄를 모르실 것 같아도, 다 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정직해야 됩니다. 하나님 앞에 항상 거룩해야 합니다. 항상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그런 사람에게 복을 주십니다.
오늘 본문 마지막 39절에, 바로 그러한 회복의 약속을 하셨어요. 39절도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그러나 말일에 이르러 내가 엘람의 포로를 돌아가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아멘.
이 말씀은 영적인 회복에 대한 약속입니다. 말일에 엘람의 죽어가는 영혼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회복이 일어나리라는 약속이에요.
여기서 말일은 이 땅에 메시야가 오시는 날을 의미합니다. 메시야가 오셔서 약속을 성취하시는 날이에요. 그러면 그 때, 엘람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주님께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약속은 실제로 사도행전에서 성취됩니다. 사도행전 2장에 보면, 오순절 날에 성령이 임하여서 사람들이 방언을 하는 장면이 나오죠. 그때 그 현장에 여러 각지에서 사람들이 오순절을 지키려고 와 있었는데, 그 중에 엘람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그곳에서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여 세례를 받았어요. 죄악의 포로로 살아가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처럼 하나님의 약속은 시대를 넘어, 땅끝을 넘어 반드시 이루어지는 줄로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다 이루십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심판을 피할 수 없고, 동시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난다 할지라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약속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거룩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엘람이나 시드기야 왕처럼 자기 힘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신실하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