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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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51:45-49
“그 중에서 나오라”
2024. 6. 21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그 중에서 나오라” 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바벨론이 멸망할 때, 유다 포로들을 향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멸망의 심판이 바벨론에 임할 때, 그 멸망의 난리 속에서 포로들이 함께 휩쓸리지 않도록, 바벨론을 탈출하라는 말씀인데요.
오늘 본문 45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나의 백성아 너희는 그 중에서 나와 각기 여호와의 진노를 피하라” 아멘.
하나님께서 포로들을 “나의 백성”이라고 불러주십니다. 예레미야서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유다를 “나의 백성”이라고 부르시는 횟수가 약 50번 정도 되는데요. 그런데 그 중에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미로 부르신 겁니다.
예를 들어서, 예레미야 2장 11절에 보면, 유다의 죄를 책망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예레미야 2장 11절에, “어느 나라가 그들의 신들을 신 아닌 것과 바꾼 일이 있느냐 그러나 나의 백성은 그의 영광을 무익한 것과 바꾸었도다”
나의 백성이 하나님의 영광을 무익한 우상과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나의 백성이 나를 버리고 우상숭배를 했다는 거예요. 또 예레미야 8장 7절에도 보면요.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
공중의 새들은 각자 자기들이 지켜야 할 자연의 법칙을 알고 지키는데, 내 백성은 당연히 지켜야 될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레미야서에서 나의 백성이라는 호칭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이 됩니다. 대부분 백성들의 죄를 책망하는 말과 함께 사용이 돼요. ‘내 백성이 이런 죄를 지었다. 나의 백성이 또 죄를 지었다. 내 백성은 왜 그럴까?’ 이런 식으로 사용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요. 백성들을 책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들을 “나의 백성”이라고 불러주십니다. “나의 백성아 너희는 그 중에서 나와 각기 여호와의 진노를 피하라”
바벨론에 잡혀가 있는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들을 나의 백성이라 불러주셔요. 이처럼 하나님은 백성들이 책망 받을 짓을 했을 때나, 위험한 일에 처했을 때나 변함없이 동일하게 “나의 백성”이라고 불러주십니다.
그들에게 벌을 내리고 심판을 하실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그들을 여전히 나의 백성으로 삼아주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이제 “그 중에서 나오라”고 말씀하셔요. “그 중에서 나와 각기 여호와의 진노를 피하라”
너희가 그 중에 계속 있다가는 여호와의 진노를 맞게 되기 때문에, 속히 나오라는 것입니다. 특별히 여기서 “그 중에서” 나오라고 하시는데요. 이것은 당연히 바벨론을 가리키는 말이죠. 바벨론에서 나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본문 49절에 보면, 직접적으로 바벨론이 어떻게 되는지를 말씀하는데요. 49절에 보니까,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죽여 엎드러뜨림 같이 온 세상이 바벨론에서 죽임을 당하여 엎드러지리라.”
바벨론이 죽임을 당해요.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죽인 것처럼, 바벨론도 똑같이 죽임을 당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49절을 다시 보면, 바벨론이 죽임을 당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온 세상이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쓰여져 있는데요. “온 세상이 바벨론에서 죽임을 당하여 엎드러지리라” 이렇게 번역을 한 이유는, 이 구절의 히브리어 문법 구조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명확하게 쓰여져 있지 않고, 해석이 어렵게 돼있어요. 그래서 다양하게 해석을 할 수가 있는데, 개역개정은 온 세상이 바벨론에서 죽임을 당한다고 번역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석을 하면 조금 어색하죠. 바벨론이 죽임을 당해야 되는데, 뜬금없이 아무 잘못도 없는 온 세상이 죽임을 당하는 게 되고 말아요.
그래서 NIV나 ESV 같은 대부분의 영어성경은 이것을 다르게 번역을 해요. 이렇게 번역을 합니다. “바벨론은 이스라엘을 죽임으로 말미암아 무너질 것이다. 온 땅에서 바벨론에 의해 죽임 당한 자들처럼.”
이렇게 번역을 하면, 바벨론의 악행과 바벨론의 멸망이 강조되면서 자연스러운 문맥이 됩니다.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죽였고, 뿐만 아니라 온 땅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는 문맥이 되죠. 그래서 대부분 이렇게 번역을 합니다.
어쨌거나 바벨론이 멸망 당하는 것은 기정사실이에요. 바벨론의 죄가 너무도 커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됩니다. 그런데 그 대가를 치르는 그 때에, 하나님의 백성은 그 현장에 없어야 된다는 겁니다.
대가는 바벨론만 치르는 것이지, 하나님의 백성들은 아니거든요. 괜히 거기서 꾸물거리고 지체하다가 얻어맞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나오라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나오라” 이것은 권면이나 권유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명령에 순종하면 사는 것이고, 불순종하면 죽는 거예요. 나오라고 할 때 나와야 살아요. 때를 놓치면 죽는 겁니다.
유다 백성들은 잠시 잠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어요. 약속된 70년의 기한이 차면, 바벨론에서 나와서 본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때를 놓치면, 거기서 죽는 거예요.
여러분, 이것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젭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우리가 잠시 잠깐 머물다 가는 임시 거처에 불과해요. 여기서 머물러 있다가 정해진 수명이 다하면, 이 땅을 떠나 천국으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해요. 그곳에서 나와 천국으로 오라 하시는데,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고, 이 땅이 종착역인 것처럼 살다가 기한이 차는 그 날에, 가야 할 천국으로 가지 못하고, 영원한 유황불이 타오르는 지옥으로 가고 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유다 백성들에게 바벨론이 정착역이 아니듯이, 우리에게 이 땅은 정착역이 아닙니다. 잠시 잠깐 머물다 가는 정거장이에요. 이곳에서 연수를 누리다가 시간이 되면, 다음 역으로 가야 합니다. 그곳이야말로 정착역이요, 최종 정거장이에요.
비록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보암직도 하고, 머물러 살기에 좋다 할지라도, 우리의 본향은 따로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 중에서 나오라”고 말씀하셔요.
요한복음 15장 19절에,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대로, 우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에 속한 자들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에 속한 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요. 어쩌면 우리들도 세상에 속한 자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그 중에서 나오라” 혹시라도 지금 세상에 속해 있다면, 거기서 나와야 합니다. 세상의 풍조에서 나와야 하고, 물질을 따르는 물질주의에서 나와야 하고, 우상숭배에서 나와야 하고, 온갖 하나님을 대적하는 문화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오직 거룩하신 하나님께 속한 자로서, 믿음의 본을 보이며, 거룩하고 신실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게 속한 자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내가 지금 어디에 속해 있는가를 돌아보면서, 나의 정체성을 지키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복되고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