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삭의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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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예레미야 51:41-44
“세삭의 멸망”
2024. 6. 17
조 정 수
오늘 본문을 놓고 “세삭의 멸망”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은 바벨론의 멸망에 대해서 계속해서 예언을 하고 있는 단락인데요. 오늘 본문 41절에 보면, 바벨론을 특별히 “세삭”이라는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세삭은 성경에서 딱 두 번 나오는 말이에요. 오늘 본문에서 한 번 나오고, 또 예레미야 25장 26절에서 한 번 나옵니다. 이렇게 예레미야서에서만 딱 두 번 나와요.
그런데 왜 바벨론을 세삭으로 부르는가 하면, 이것은 히브리어 특유의 암호체계에 기반한 암호문인데요. 예레미야 25장을 설교할 때 제가 잠깐 설명을 드렸었죠. 히브리어 첫번째 알파벳과 뒤에서 첫번째 알파벳을 서로 바꾸는 겁니다. 두번째 알파벳은 뒤에서 두번째 알파벳하고 바꾸고요. 세번째 알파벳은 뒤에서 세번째 알파벳하고 바꿉니다.
이런 식으로 바, 벨, 론 세 글자를 각각 뒤에 글자하고 바꾸고 나면, “세삭”이 되는 겁니다. 히브리 발음으로 하면 “셰샤크”라는 말이 돼요. 셰샤크.
그런데 셰샤크라는 말이 사실 본래 존재하는 말인데요. 셰샤크는 “가라앉다” 라는 뜻이거든요. 바벨론을 암호규칙대로 바꿔봤더니, 공교롭게도 가라앉는다는 뜻의 이름이 된 겁니다.
바벨론이 멸망해서 가라앉으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죠. 이처럼 바벨론의 멸망은 바뀔 수 없는 확실한 사건으로 점차 다가오고 있어요.
오늘 본문 41절을 다시 보면, 바벨론이 이미 멸망한 것처럼 과거형으로 말씀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요. 41절 같이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슬프다 세삭이 함락되었도다 온 세상의 칭찬 받는 성읍이 빼앗겼도다 슬프다 바벨론이 나라들 가운데에 황폐하였도다.” 아멘.
이 말씀에 보면, 세삭이 “함락되었도다” 성읍이 “빼앗겼도다” 나라들 가운데에 “황폐하였도다” 이렇게 계속해서 과거형으로 말을 합니다. 아직 바벨론이 함락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마치 벌써 함락된 것처럼 말하고 있는 거예요.
것은 히브리인들의 독특한 어법인데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과거형으로 씀으로써, 반드시 이 일이 일어나게 되리라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축구시합을 할 때, 우리팀이 3대0으로 이기고 있다고 했을 때, 남은 시간이 한 5분 남았어요. 그러면 이런 말을 하죠. “우리가 이겼네” “우리가 이겼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았는데, 3대0으로 이기고 있어요. 누가 봐도 이긴 경기죠. 아직 끝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과거형으로 “이겼다” 라고 말을 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바벨론이 아직 멸망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멸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먼저 선포하는 겁니다. 바벨론이 함락되었다. 황폐하게 되었다. 선포하는 거예요.
41절부터 44절까지 전부 그렇습니다. 42절 봐 볼까요? “바다가 바벨론에 넘침이여 그 노도 소리가 그 땅을 뒤덮었도다” 바다가 바벨론에 넘쳤고, 그 노도 소리가 그 땅을 뒤덮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하고 있죠.
43절은요? “그 성읍들은 황폐하여 마른 땅과 사막과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었으니 그리로 지나가는 사람이 없도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이미 그 성읍들이 황폐하여져서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었다고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4절은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44절 시작, “내가 벨을 바벨론에서 벌하고 그가 삼킨 것을 그의 입에서 끌어내리니 민족들이 다시는 그에게로 몰려가지 아니하겠고 바벨론 성벽은 무너졌도다”
맨 끝에, “바벨론 성벽은 무너졌도다” 이미 무너졌다고 말하고 있죠. 이처럼 바벨론이 이미 멸망한 것처럼 말함으로써, 바벨론의 멸망이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명한 멸망의 선언 앞에서,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이 어떤 말씀인가를 보면요. 41절 맨앞에, “슬프다” 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슬프다 세삭이 함락되었도다”
슬프다. 이 말이 히브리어로 “에크”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감탄사예요. 우리 말로 하면 “아이고! 세상에! 어떻게 그럴수가!” 이런 정도의 뜻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이 뜻을 그대로 적용해서 41절을 다시 보면 이렇게 번역을 해볼 수 있겠죠. “아이고! 세삭이 함락되고 말았구나!” 혹은 “어떻게 세삭이 함락될 수가 있는가!” 이런 정도로 번역이 될 겁니다.
에크라고 하는 감탄사를 사용함으로써, 보다 생생하게 바벨론의 멸망이 느껴지도록 하는 거예요. 마치 정말로 눈앞에서 바벨론의 멸망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안타까운 탄식으로 멸망을 보도하는 겁니다.
이 모든 것은 정말로 바벨론이 멸망하리라는 것을 확실하게 우리에게 깨닫게 하는 말씀들입니다. 바벨론은 반드시 멸망합니다. 바벨론, 그 이름을 바꾸면 세삭, 가라앉는다는 뜻의 이름이에요. 바벨론은 본래 “신의 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문이 가라앉는 겁니다.
41절을 보면, 바벨론은 “온 세상의 칭찬 받는 성읍”이었습니다. 신의 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화려하고, 웅장하고, 정말 신이 거할 것 같이 아름다운 성읍이었어요. 온 세상의 칭찬을 받을 만큼 바벨론이 아름다웠어요.
그러나 이제 그 땅이 함락되고, 사막과 같이 황폐하게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요? 그들의 죄악 때문에.
사랑하는 여러분, 이처럼,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인생도 하나님이 없이는, 모래 위에 세워진 집과 같습니다. 심판의 파도가 한번 몰아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아무리 멋지고, 화려하게 지어놔도, 파도 한번이면 끝입니다.
반면에, 반석 위에 지은 집은, 그 집이 아무리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겠죠. 그러나 그 반석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 집은 폭풍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반석 위에 집을 지으시기를 바랍니다. 반석과 같은 믿음 위에 기초를 쌓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서 어떠한 폭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신앙의 집을 지음으로 말미암아 영원토록 평안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