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때 피곤할 때 기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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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마가복음 1:35(신약 54쪽)
설교제목: 바쁠 때 피곤할 때 기도해야 합니다.
35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반갑습니다.
오늘도 은혜의 자리에 나오신 분들을 축복합니다.
신앙생활 가운데 기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적어도 오늘 이 새벽기도회에 나온 분들은 아마도 그것을 충분히 잘 아실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왜 기도가 중요한 것일까요? 우선 기도는 흔히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일컬어집니다. 이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우리가 기도를 통해 만나고 또 하나님의 뜻을 기도를 통해 깨닫고 그 뜻을 따라 살기를 결단한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기도는 하나님과 사귐을 이루는 것 또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 됩니다.
이것은 신앙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신앙생활은 내가 주인되어 사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주인되어 사는 삶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을 말합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으니 신앙생활에서 기도는 필수적인 것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이렇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기도하는 일에 그렇게 열심을 내지는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런 말을 합니다. ‘새벽기도회는 지교회의 십일조’라고 말입니다. 이 말은 새벽기도회가 부흥해야 교회가 부흥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고 새벽기도회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한편으로 새벽기도회가 다른 예배나 집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모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새벽기도회에 성도 분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문제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새벽에만 할 필요는 없으니 말입니다. 다만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분명 기도의 자리가 활기를 띠지 않고 대체로 인기가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아마 그것은 우리 서로가 어느 정도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단지 저는 왜 이러한 현상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새벽기도회에 많이 나와야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기도하는 것에 관심을 쏟거나 시간을 내지 못하는 까닭은 아마도 우리가 너무 바쁘기 때문일 거라고 말입니다. 정말로 오늘날 많은 성도 분들이 삶이 분주합니다. 요즘에는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일을 하고 은퇴를 해서도 여러 일로 바쁘게 살아갑니다. 잘 아시지만 우리 교회 어르신들만 해도 그냥 집에만 계신 분은 드뭅니다. 70이 넘어서도 일하시는 분이 많고 또 노인대학이나 주간보호소 등 여러 활동을 하십니다. 이렇게 분주한 삶에서 기도는 자연스레 뒤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상황이고 문화라서 그에 따른 결과로 기도자리의 열기가 식고 인기가 사라지는 것으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성경 구절을 살피면서 기도에 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쁘다고 기도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바쁘기 때문에 더 기도해야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성경 구절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다시 한번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마가복음 1장 35절입니다.
마가복음 1:35(신약 54쪽)
35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 구절은 예수님께서 새벽에 기도하러 가신 장면입니다. 이 일이 있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장면을 통해 기도를 새롭게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를 부르시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후에 일은 이러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이라는 마을로 가십니다. 마침 그날은 안식일이어서 예수님은 회당에서 가르침을 베푸셨고 또 그곳에서 귀신들린 자를 치유하셨습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나와서 제자 시몬과 안드레의 집으로 갔습니다. 거기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이 들어서 예수님은 그녀를 치유하셨습니다. 그로부터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는지 여러 귀신들린 자와 병든 자가 예수님을 찾왔습니다. 예수님은 해가 질때까지 그들을 치유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도 못하고 사역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당연히 쉬어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늘 우리가 살펴보는 마가복음은 묘하게도 예수님이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쉬었다거나 또는 주무셨다는 얘기를 하지 않고 새벽에 기도하러 가셨다는 얘기를 합니다. 왜 마가복음은 예수님께서 바쁜 사역을 마친 후 새벽부터 기도하셨다는 얘기를 하고 있을까요?
저는 이로부터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마가복음은 먼저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장면을 통해 말하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수님은 분주한 날을 보내셨지만 그것에 더하여 기도하는 일을 하셨다는 것을 보여주어서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만큼이나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장면을 통해 마가복음은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세례 요한보다 크신 분이시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도 기도하셨다. 그분을 따라 살기로 한 우리도 그 분의 본을 따라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라고 말입니다.
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 봅니다.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데, 대체 마가복음은 왜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까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이러합니다. 예수님이 사역을 하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사역에서 기도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전에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예수님은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분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하신 사역 또한 그러한 것입니다. 앞서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필요하고 했는데, 예수님의 사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일이 필요했고 중요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하나님 일을 할 때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 됩니다.
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은 바쁘고 아마도 피곤한 중에 기도하십니다. 바쁘고 피곤할 때에도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피곤하면 자거나 쉬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야 충분한 쉼을 얻어서 피로에서 회복되니 말입니다. 예수님 또한 전날 바쁘게 보내시고 주무신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 구절에 예수님이 새벽에 ‘일어났다’고 하니 말입니다. 아마 저 같았으면 전날 바쁘게 사역했으니 새벽에 일어나기보다는 더 자려고 했을 겁니다. 다음 날도 사역은 계속해야되니 충분히 쉬어서 피로를 몰아내고 최상의 상태로 사역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여길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십니다. 이는 쉬는 것만큼이나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또 기도가 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임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 성도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도가 우리에게 쉼을 줍니까? 사실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생각에는 바쁘고 피곤할 때는 기도하는 것보다 쉬거나 자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어떤 날은 정말 맘 먹고 잘 때가 있습니다. 제게는 월요일이 대체로 그런 날입니다. 하지만 평소보다 많은 잠을 자도 몸이 막 상쾌하거나 막 편안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잠을 너무 많이 자면 하루를 어영부영하다가 끝내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단지 많이 잠을 자는 것이 제대로 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어떤 때는 아주 적게 잠을 자고서도 정신이 매우 맑을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전날 밤을 새서 책을 읽고 다음날 오전과 오후에 각각 다른 청년을 만나 1대1로 교육을 했었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평소보다 적게 자고 정신이 매우 맑아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날은 결국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긴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단지 잠을 많이 자고 적게 잔 것으로 충분한 쉼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쉼은 잠도 필요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가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오늘 성경은 그것이 바로 기도임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예수님의 모범을 통해 말입니다. 많은 사역으로 바쁘고 피곤한 예수님이셨지만 새벽부터 기도하셨습니다. 또 이어지는 구절을 보면 이 기도 후에 또 다시 분주한 사역이 시작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바쁘고 피곤해서 기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바쁘고 피곤할 때 더욱 기도해야한다고 말입니다.
바라건대, 우리의 삶에서 기도가 끊이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바빠서 기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쁘기 때문에 기도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기도를 통해 참된 쉼을 얻은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