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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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십자가를 지게 도와주는 공동체
서로 십자가를 지게 도와주는 공동체
대축일 설명: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
대축일 설명: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은 한국 교회에 아주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바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지요. 이 대축일은 우리 신자 여러분들께서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세 개의 큰 박해 때 순교자들을 이 대축일은 기리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1839년에 있었던 기해박해, 두 번째는 1846년에 있었던 병오박해, 세 번째는 1866년에 있었던 병인박해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마지막에 있었던 병인박해이고, 그 다음이 기해박해이고, 병오박해는 비교적 작았습니다. 그 중에서 성인품에 오른 순교자들은 기해박해가 70명, 병오박해가 9명, 병인박해가 24명, 총합이 103명이지요.
우리는 김대건 신부님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연구도 많이 되고, 강의도 많이 있고, 이렇게 103위 순교자 대축일 때는 강론으로도 많이 들었지요. 정하상 바오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유명한 학자 정약용의 조카이고, 양반이고, 공부도 많이 해서 “상재상서”라는 글을 남겼으니까요. 그런데 나머지 순교 성인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럴 만도 한 게, 그분들에 대한 기록은 김대건 신부님이 쓰신 순교 기록이나, 관아에서 심문할 때 했던 기록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쓰신 글이나, 그분들의 생애에 대해 알 만한 것이 그다지 많이 남아 있지 않지요.
박해 특징: 공동체
박해 특징: 공동체
오늘은 그런 분들을 기억합시다. 당시 신자들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 병인 순교자 노래 가톨릭 성가 289번에 가사를 보면 ‘오가작통’이라는 단어가 나오지요. 이 오가작통이 무엇이냐 다섯 집을 하나로 묶어서 서로 감시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옆집이 무엇을 하는지 보는 것이죠. 그러니 신자들은 어떻겠습니까. 무언가 모이는 활동, 낯선 사람이 오고 가는 활동을 못하겠지요. 미사도 못하고 같이 모여서 기도도 못합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자기가 기존에 살던 마을을 떠났습니다. 가족이 다 신자가 되어서 떠나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이 신앙에 반대하면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신자들이 모여서 산 곳이 바로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교우촌이 된 것이지요.
양반 출신이나 중인 출신이 회장을 맡고, 과부, 상인, 장인, 농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제 교우촌에 모여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신분의 귀하고 천함을 따지는 일이 없이 서로 같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박해가 가까워지자 어땠을까요. 어떤 사람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잘 지킨 반면, 신앙이 흔들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믿음을 굳건하게 해 주고 우리가 가게 될 하느님 나라에 대해 알려 주면서 믿음을 지키도록 도와주었지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로 바꿔서 표현하자면, 서로 십자가를 잘 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물론 배교한 사람도 있고, 밀고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악에도 불구하고 함께 믿음을 지키도록 도와서 함께 순교 성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뜻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하나의 공동체로 모여 있습니까. 서로가 신앙을 잘 지키고, 서로 십자가를 기꺼이 지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게 때로는 껄끄럽고 짐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서로 믿음으로 북돋으며 각자의 십자가를 잘 지고 잘 수 있도록 도와줍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