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도(8) 시험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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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6:13a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악한 자에게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의 마지막은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악에서 구하여” 달라는 기도입니다. 이미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시험과 악은 평생 싸워야 할 숙명적인 적입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신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요 17장). 제법 긴 기도 중에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요 17:15)는 기도가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 마지막 부분과 같습니다.
이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시험(유혹)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야고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3~15)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시기는 하지만, 우리가 넘어지도록 유혹하지는 않습니다. 이 본문에서 ‘시험’은 유혹을 말합니다. 유혹은 욕심에 이끌리기 때문입니다. 외부적인 자극과 내 안에서 일어나는 욕심이 만나면 유혹에 빠집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유혹에 걸려 넘어지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시험을 당하는 것은 하나님이 그런 시험을 주셔서가 아니라, 내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타락한 마음, 즉 자기중심성이 발동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욕심에 미혹된다는 말이 바로 이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시험하실 때가 있습니다. 믿음의 반응을 하는지 안하는지 보려고 시험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말 성경에 ‘시험’이라고 번역된 단어를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야고보서 본문이나, 주님의 기도 본문에 나온 ‘시험’은 ‘유혹’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걸려 넘어지는 덫은 하나님이 우리 앞에 놓았다기 보다는 우리의 욕심, 타락한 본성 안에 있는 자기중심성이 우리를 이끌어간 결과라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주인으로 고백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완성된 그리스도인은 아닙니다. 태어났다고 바로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성장 중에 있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다가오는 유혹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에서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계속 싸우고 있는 존재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 사이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변화된 나의 모습과 아직 변화되지 않은 나의 모습이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와 죄의 자녀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소서.’, ‘죄로 망가져 타락한 본성대로 살아가지 않게 하소서.’,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내 모든 삶을 드리게 하소서.’ 이렇게 기도함으로 매일 매일의 삶에서 마주하는 유혹에도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악한 세력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달라는 기도에 이어서 ‘악’으로부터 구해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악’은 ‘악한 자’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우리를 넘어뜨리고 공격하는 악한 자가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은 이런 존재를 ‘사탄’ 혹은 ‘마귀’라고 말합니다. 사탄은 참소하는 자, 거짓으로 고소하는 자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 우리를 속이고 공격하여 무너뜨리려는 악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군인에게 중요한 것은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는 것, 대적관입니다. 내 눈 앞에 있는 적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태해지고 경계를 소홀히 합니다. 그러면 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습니다. 누가 우리 적인지 모르면 제대로 싸울 수 없습니다.
세상은 영적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입니다.
시험과 악이 존재하는 이 세상은 영적 전쟁터입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적은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여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이 세상은 악한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다닙니다. 예수께서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가르치시고 드러내셨지만, 아직 그 나라는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공중의 권세 잡은 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서 승리하였지만, 적은 여전히 게릴라 작전으로 우리를 공격합니다. 또한 우리가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이어서 하나님의 다스림 안에서 살아가지만, 아직 우리 안에 남아있는 깨어진 흔적들이 있어서 유혹에 넘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영적 전쟁터에서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입니다. 바울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을 군인의 비유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싸워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주님 앞에 갈 때까지, 주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야 합니다. 싸움을 제대로 하려면, 훈련을 잘 해야 합니다. 실전 같은 훈련을 하지 않고서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훈련을 잘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힘으로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세상 권세가 그만큼 큽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예수께서 이미 승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은 우리 대장이신 예수님을 앞세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우리를 대신해서 싸우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힘으로 싸우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해야 합니다. 이 기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욕심에 이끌려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를 공격하는 악한 무리에게서 우리를 구해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하루라도 이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패배할 것입니다.
이 기도를 드리는 하나님 백성은 베드로 사도의 경고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벧전 5:9). 사나운 시험과 악한 세력과 맞서 싸우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승리를 맛보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기도’가 우리의 일상의 기도가 되어 우리가 원하는 것만을 구하는 삶에서 하나님이 주시려는 것을 찾는 삶으로, 우리의 욕망을 채우는 기도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이루어드리는 삶으로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삶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깨어진 관계가 치유되고 회복되어 진정한 평화를 누리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우리를 집어삼키려는 악한 무리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성숙한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기를 바랍니다.
공동체 기도
우리를 지키시고 도우시는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아가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다가오는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믿음과 용기를 허락하소서. 우리 안에 여전히 남이 있는 타락한 성품으로 인해 시험에 들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지켜주소서. 우리를 집어삼키려고 굶주린 사자와 같이 다가오는 악한 자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여 주소서. 우리 힘으로는 도무지 시험을 물리칠 수도 없고 악한 자의 공격을 막아낼 수도 없습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싸워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치열한 영적 전투에서 날마다 승리의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사 영원한 승리의 깃발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