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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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240919 목 [다니엘 11장]

본문: 다니엘 11장

오늘도 새벽에 함께 말씀을 나누는 모든 분들께 선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축복합니다. 우리가 보고있는 다니엘서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서는 크게 1장에서 6장, 그리고 7-14장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 부분에서는 다니엘과 친구들, 그리고 페르시아 왕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는 반면에, 뒷부분, 그러니까 7-14장에서는 다니엘이 환상을 통해 본 것, 환상을 통해 하나님이 전해주신 메시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지만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이 다른 것이지요.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 뿐 아니라 내용이 강조하는 것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7-14장은 흔히 ‘미래’에 있을 일을 이야기하지요. 이 때의 미래는 다소 까마득히 먼 미래입니다. 동시에 현재 일어나는 일, 메시지를 듣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겪는 일들을 묘사하는데, 그 현실은 소망이 보이지 않을만큼 참담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미래, 하나님의 최종적인 승리와 그 승리를 통해 하나님 백성들에게 주어질 구원을 선포하는 이 이야기들을 우리는 흔히 ‘묵시’라고 부르지요. 요한계시록과 더불어서 다니엘 7-14장은 성경 안에서 ‘묵시’라고 불리는 이야기들입니다.
오늘 본문 11장에서도 현실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여기에서 묘사되는 현실은 마치 불어나는 눈덩이, 지하 저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가는 땅굴과 같습니다. 들어가면 갈 수록 어둠만 짙어지고, 출구는 도리어 멀어지는 그런 형편입니다.
본문은 계속해서 제국들 사이의 패권 다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이름이 등장하지 않지만 우리는 간간히 등장하는 단서들을 통해서 이것이 당시 유대인들이 겪었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지요. 2절의 바사와 헬라라는 이름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왔던 유대인들이 해방되어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그 이후의 일들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유대인들이 그토록 바라고 고대하던 집으로 돌아왔지만, 제국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전쟁과 권력 다툼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혼란과 혼돈으로만 세계를 이끌고, 유대인들은 그 사이에서 지켜보며 휩쓸려가고 있는 것이지요.
상당히 길게 기록된 오늘 본문은 계속해서 그런 혼란과 혼돈을 묘사합니다. 제국이 일어서고 무너지고, 패왕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평화는 없고 전란의 불씨와 연기만이 가득하고, 사람들 사이에 긴장과 서로를 해하는 폭력만이 난무합니다. 이 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도 지칠 정도이지요. 이야기가 이어지면 이어질 수록 어둠의 무게만 더욱 짙어지는 것 같은 11장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그러니 이 시간들을 지나가는 유대인들은 어떠했을까요. 이 환상을 보는 다니엘은 또 어떠했을까요. 마치 시인의 고백처럼 그의 뼈가 마르고 영혼의 생기가 사라지는 것 같은 감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다니엘서가 이 참담하고 암담한 상황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토록 암울한 세계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이토록 암울한 현실이라는 것은 본문이 끝나가는 44절까지 이어집니다. 마지막 때에 일어나는 한 왕을 막을 자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이제 남쪽에 남은 오랜 큰 짐승 애굽마저도 굴복시킵니다. 44절에서도 그의 위용이 꺾이지가 않습니다. ‘동북에서부터 소문이 이르러 그를 번민하게 하므로 그가 분노하여 나가서 많은 무리를 다 죽이며 멸망시키고자 할 것이요.’ 그런데 45절에 이르면 이 모든 혼돈과 혼란이, 폭력과 피흘림이, 너무 거대하고 위압적이어서 미처 그 실체조차 다 파악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의한 세력이 일순간 광명 아래 어둠처럼 흩어지게 되는 것을 만나게 됩니다. 45절입니다. ‘그의 종말이 이르리니 도와 줄 자가 없으리라.’
여기에는 어떤 설명도, 논리적인 인과관계도 없습니다. 다니엘이 환상을 통해 보게되는 이 모든 이야기의 끝은 마치 허무할 정도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도 이런식으로 만들면 팔리지 않을 겁니다. 마치 세상을 집어삼킬듯했던 커다란 괴물이 눈을 감고 떴더니 사라진 것처럼, 11장의 마지막은 그래서 오히려 비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이 비현실적인 종말, 그 결과를 묵시가는 이렇게 차분하고 단단하게 이야기할 따름이지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이 말씀은 하늘의 존재로부터 주어진 것이라 전해집니다. 10장 5-6절이지요. “세마포 옷을 입고, 순금 띠를 띠고, 황옥같은 몸과 번갯빛같은 얼굴, 횃불같이 빛나는 눈와 빛난 놋 같은 팔과 발”을 지닌 천상의 존재에게서 주어진 이 말씀, 곧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니 그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확증하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것이니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다,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암울한 현실이지만, 하나님의 최종적이고 확실한, 결국엔 완전한 하나님의 승리가 있을 것이다, 길고 긴 혼란 끝에 한 구절, 45절에 전해지는 이 한 구절은 바로 그 최종적이고 완전한 승리, 지금까지 이어진 모든 절망의 반전을 전해주는 것이지요.
때문에 이 11장은 이 말씀을 듣는 이들, 현실을 괴로움과 두려움과 혼란과 암울함으로 경험하는 모든 이들에게 믿음을 요청합니다.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선하심, 최종적으로는 분명하게 있을 하나님의 승리, 그러므로 그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편에서 의의 길에 서 있기를, 요청하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동시에 이것은 우리의 소망이 됩니다. 도무지 어둠만이 가득한 것 같지만, 그래서 내일이 보이지 않지만, 그 마침은 분명한 하나님의 승리, 의의 승리, 하나님의 그 선하심의 승리라는 이 45절의 단 한 구절은 우리에게도 똑같은 소망을 품게 하지요.
오늘 이 말씀이 모든 성도님들의 소망의 근거가 될 수 있기를, 그 믿음이 오늘 어두운 삶의 자리에서 작은 불빛을 비추는 은혜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제목/마침기도

말씀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최종적인 승리, 그 선하심을 믿는 믿음을 주옵소서.
삶의 현실이 어둡고 무겁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우리의 소망되게 하소서.
그 소망의 등불을 밝히며 우리 마음이 가난해지지 않고 하나님 백성, 성도답게 살아가는 삶이 되게 하소서.
교회를 위하여
이번주 주일 오후예배는 인천노회 중고등부 연합회 헌신예배로 드립니다. 이 시간을 통해 이 시대의 중고등부, 청소년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 교회와 노회가 되게 하소서.
긴 연휴 기간동안 지키신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이 주신 쉼과 안식에 힘입어 믿음으로 살아가는 성도들 되게 하소서.
소그룹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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