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그를 의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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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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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은 다윗의 시편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편의 내용이 5절과 6절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1-5절까지에서 다윗의 어조는 굉장히 간절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말합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오니.
지금 다윗은 어떤 간단한 기도나 정기적인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간절한 기도, 그리고 하나님께 부르짖을 정도로 처절한 기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독특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내게 귀를 막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부분은 얼핏 생각하면 조금 이상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아는 다윗이 누구입니까? 항상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 찬양하기를 기뻐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왕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다윗은 하나님이 자신의 기도를 듣지 않으실까봐, 그리고 자기의 기도 소리에 귀를 막으실까봐 매우 긴급하고 간절하게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귀를 막지 마소서 라고 말입니다.
다윗이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주께서 내게 잠잠하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응답이 없는 것 같고, 주님의 응답이 지연되는 것 같자, 다윗은 혹시 하나님께서 나를 향하여 귀를 막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습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윗조차도 이렇게 불안해하고 두려워할 때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기도의 영역에 있어서도 말입니다. 다윗이 이 정도인데, 우리라고 다르겠습니까. 우리도 기도를 하면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나에게 침묵하시는 것 같고, 내 기도를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연약한 인간이기에, 다윗도 그러했기에 우리도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에 묶여있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단 한 사람도 시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단 1초도 붙잡지 못하며, 뒤로 돌릴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늘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기 일수입니다. 응답이 더딘 것만 같고, 하나님이 듣지 않으시는 것 같은 불안함과 초조함의 근원은 시간이 흘러가는데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도는 시간에 묶여있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나님이 시간이 묶여있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시간을 창조하신 분이시지, 시간에 매여 계신 분이 아니십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응답도 시간에 매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시간보다 앞서 계신 분이십니다. 그 말의 의미는,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움직이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십니다. 다만 연약한 우리가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두려워하며 불안해할 뿐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불안함과 두려움 속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절망해야 하겠습니까?
6절을 보면 갑작스레 변화하는 다윗의 어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마치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고, 악을 행하는 자들과 같이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던 하나님에게 마치 어떤 응답이라도 받은 것인 것마냥 갑작스레 분위기가 반전하여 하나님을 기쁘게 찬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5절과 6절 사이에서 하나님이 응답하신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5절과 6절 사이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사건이 있었지만 기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 본문만 놓고 보자면 하나님의 응답은 아직 없었다라고 봐야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갑자기 하나님께서 자신의 간구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다윗의 신앙의 비결이고 고백입니다. 다윗은 절망 중에도 하나님을 향한 부르짖음을 놓지 않았던 것이고 그 결과 샘솟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절망 중에서, 고난 속에서 기도를 놓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 같고,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는 불안 속에서 기도가 무슨 소용인가, 찬양이 무슨 소용인가 더 깊은 절망과 나락으로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그 불안 속에서 부르짖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절망 가운데 간구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결코 하나님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간절함의 표출입니다. 응답이 있어야만 기도하겠노라는 것은 하나님을 상대로 거래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응답이 있어야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해야 하니 기도하는 것입니다. 절망 중에서 기도하는 것이고, 불안 속에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도 속에서 우리는 위대한 하나님의 위로를 오히려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 위로 가운데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자신의 힘과 방패셨으며, 언제나 도움을 주시는 분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구원의 요새처럼 든든히 지켜주시는 분이었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이겠습니까? 절망 중에서, 고통 중에서 기도함으로 인해 알게된 사실과 샘솟는 믿음이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다윗은 그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께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며 주의 산업에 복을 주시고 또 그들의 목자가 되시어 영원토록 그들을 인도해달라고 말입니다. 이 말은 자신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리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믿음 안에서 나올 수 있는 기도입니다. 주의 백성을 구원하소서 라는 기도에는 내가 먼저 하나님의 백성이 되겠고, 하나님을 의지하겠습니다 라는 믿음의 다짐과 다르지 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먼저 하나님을 의지하는 주의 백성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응답이 더딘 것 같아도, 혹은 침묵의 시간이 이어지는 것 같아도,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절망하지 마시고 무너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직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붙드시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 가운데 먼저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를 소망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를 바라는 오늘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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