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영광(1) 본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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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서 2:1~8
1 오직 너는 바른 교훈에 합한 것을 말하여
2 늙은 남자로는 절제하며 경건하며 근신하며 믿음과 사랑과 인내함에 온전케 하고
3 늙은 여자로는 이와 같이 행실이 거룩하며 참소치 말며 많은 술의 종이 되지 말며 선한 것을 가르치는 자들이 되고
4 저들로 젊은 여자들을 교훈하되 그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며
5 근신하며 순전하며 집안 일을 하며 선하며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게 하라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훼방을 받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
6 너는 이와 같이 젊은 남자들을 권면하여 근신하게 하되
7 범사에 네 자신으로 선한 일의 본을 보여 교훈의 부패치 아니함과 경건함과
8 책망할 것이 없는 바른 말을 하게 하라 이는 대적하는 자로 하여금 부끄러워 우리를 악하다 할 것이 없게 하려 함이라
영성노년학(Spiritual Gerontology) 전문가로서 노화와 시니어 성장과 발달을 위한 학문적 연구와 임상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가르치며 상담하고 있는 리차드 존슨(Richard P. Johnson) 박사는 그의 책, 『나이를 잊고 사는 삶: 영적 생명력으로 안내하는 12 열쇠』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이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는 그가 4년 동안의 연구 끝에 발견한 사실, 즉 나이를 잊고 영적 생명력을 가지고 젊음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12가지 특징을 소개합니다.
1. 나이 듦에 대한 태도를 바꾸라!(상실 -> 영적 성장을 위한 최고의 기회)
2. 모든 곳에서 사랑을 추구하라!
3. 연결되어 있음을 기뻐하라!
4. ‘현재’ 안에 살라!
5. 진짜 나(참된 자아)를 받아들이라!
6.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용서하라!
7. 분노와 내면의 심란함을 흘려보내라!
8.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 자신을 내어 주어라!
9. 자신의 신앙을 삶으로 드러내라!
10.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라!
11. 당신의 감정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하라!
12. 당신의 삶에 균형을 잡아라!
그리고 저자는 이 12가지 열쇠를 가지고 자신의 영적인 밭을 일구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면 노년기를 지나면서 정서적이고 영적인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 사회는 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익숙합니다. 상실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잃어버리고, 돈도 잃어버리고, 관계도 잃어버리고, 직장과 지위도 잃어버립니다. 그러다보니 삶이 무기력해지고 무의미하다고 느낍니다. 물질주의로 치닫고 있는 세상에서는 당연한 관점입니다.
인간의 노화를 물질적인 관점에서만 보자면, 주름이 늘어나고, 머리가 희어지거나 빠지고, 눈이 침침해지고, 허리가 굽어지며, 점점 걷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아름답고 반듯하고 힘찬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니 노화는 나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울하고 고통스럽고 불안해집니다. 우리 인생이 점점 형편없어지고 나약해지고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관점, 기독교적 관점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물질로만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말은 겉모양이 아닙니다. 우리 내면이 하나님을 닮았다는 말입니다. 영적인 존재라는말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실 때 흙으로 지은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 넣어 비로소 생령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흙으로 지어진 존재는 인간의 유한함과 연약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우리 존재의 가치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넣어주신 하나님의 영, 하나님의 숨에 의해 우리 존재 가치가 결정됩니다. 그러므로 흙의 연장선인 우리 몸이 쇠하여지고 볼품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 존재 가치는 약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육신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존귀합니다.
주디트 비오르스트(Judith Viorst)는 <상실이 필요하다>(Necessary Losses)는 책에서 “인간은 상실할 때만 성장한다.”고 주장합니다. 상실없이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젖먹이 시절을 기억합니까?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아닙니다. 그 시절을 상실했습니다. 유년기로 넘어가기 직전에 유아기를 상실한 것입니다. 유아기를 상실하지 않았다면 유년기로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인생의 모든 단계가 그렇습니다.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려면, 그 이전 단계를 상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노년기는 가장 큰 성장이 가능한 때입니다. 많은 것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무엇입니까? 옛 자아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옛 습관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붙잡고 있던 가치와 목적과 기준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새 것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노년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상실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 상실 때문에 새로운 것을 얻는 기회와 축복이 되기도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이 듦의 성장은 내적이고 영적인 성장입니다. 겉으로는 퇴보같고 후퇴같지만, 내적이고 영적인 차원에서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 인간의 성장은 물질적인 영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적, 정서적, 심리적, 영적 성장이 일어납니다.
사도 바울은 디도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노년기에 이른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해 주면 좋을지 말하고 있습니다. ‘절제’, ‘경건’, ‘근신’, ‘믿음과 사랑과 인내함에 온전케하기’, ‘거룩한 행실’, ‘참소하지 말기’, ‘많은 술의 종이 되지 말기’ 등을 거론합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을 잘 가르칠 뿐 아니라, 선한 일에 본보기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권면을 종합하면 ‘구원받은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거룩한 삶을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룩한 삶의 핵심은 ‘절제하고 근신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또한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영성,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나이와 영성의 깊이가 늘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 영성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아니,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절제하고 근신함으로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 하나님의 온전하심과 같이 온전해지는 삶,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 거룩해지는 인생입니다.
세상적인 것은 모두 잃어버리고, 거룩한 것들로 우리 삶을 가득 채우는 노년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와 자녀들에게 믿음의 본이 되기 바랍니다. 따라갈 깃발이 없는 이 시대에 우리 석교 공동체 믿음의 어른들이 따라갈 깃발이 되게 하소서. 우리 어른들이 거룩한 삶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서 ‘나이 들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노년기를 지나는 어르신들의 입에서도, 때로는 그들을 지켜보는 젊은이들도 이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노년에 대한 세상적인 반응일 뿐입니다.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백발은 영광스러운 면류관입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은 다음 세대가 기쁘게 따라갈 발자국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본이 되는 노년기를 지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존슨 박사가 제시하는 12가지 열쇠와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잘 기억하고 살아감으로써 나이 듦이 더욱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빌립보서 1:20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전과 같이 이제도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
빌립보서 3:12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공동체 기도 (우리 모두 이렇게 기도합시다.)
하나님,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은 것을 잃어버리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들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옛 자아는 육신과 함께 점점 상실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지는 거룩한 자아는 점점 더 풍성해지게 하소서. 하늘의 지혜를 깨달아 하나님과 이웃을 더욱 사랑하는 예수님 닮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의 몸은 날로 쇠약해져 가지만, 우리의 영혼은 더욱 맑고 깊어지게 하소서.
많은 것을 상실해가지만, 하나님 안에서 더욱 풍성함을 누리게 하소서. 늙고 힘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우리는 외적인 강함과 아름다움을 상실한다고 하더라도 가장 강건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빛날 수 있음을 믿음으로 선포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약함 속에서 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