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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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탁하는 신앙인이 되자
의탁하는 신앙인이 되자
1. 공통점은 착각
1. 공통점은 착각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이번주와 다음주는 독서로 요한 묵시록의 말씀을 읽게 됩니다. 오늘은 요한 묵시록 앞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 일곱 지역에 있는 교회에 써 보내시는 편지입니다. 각 교회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말씀을 하십니다. 어떤 교회는 칭찬도 하시고 어떤 교회는 질책도 하십니다. 전례가 소개하는 것은 그 일곱 편지 중 두 개입니다.
이 두 편지는 각기 다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착각이라는 것이지요. 사르디스 교회는 스스로 살아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라오디케이아 교회는 자기가 부자로서 풍족하여 모자람이 없다고 착각했습니다. 이러한 착각은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해 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때, 가끔은 하느님을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신앙생활이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나의 공로가 주가 될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봉사, 내가 하는 선행, 내가 하는 덕행이 중요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어디서 생명을 얻는가. 하느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디서 부유함을 얻는가. 마찬가지로 하느님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부유함을 얻는 것이지요.
2. 체험: 사목실습
2. 체험: 사목실습
무슨 이야기인가. 저의 체험을 조금 말씀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신학생 때 학부 4학년이 끝나고 사목실습을 할 때입니다. 전에도 몇 번 말씀드렸듯이 저는 성남 안나의 집, 노숙인 무료 급식소에서 7개월 동안 봉사했습니다. 거기서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재료 준비하고, 간단한 조리 하고, 배식이 끝나고서는 마을 일대를 돌아다니며서 노숙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와 오물을 처리하는 일을 했지요. 아주 열과 성을 다해서 했습니다.
어느날이었습니다. 배식을 다 하고서 마을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생각을 하는데, 제가 생각해도 제가 너무 훌륭한 겁니다. 매일 나와서 이렇게 힘든 봉사도 하고, 남들 손대기 싫어하는 쓰레기며 오물을 적극적으로 버리고 있으니 나 자신이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봉사하는 신학생들이며, 일반 봉사자들이며, 제가 봉사하고 있는 노숙인들까지도 나에 비하면 너무 하찮게 여겨졌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흠칫 놀랐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하느님을 섬기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고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섬기고 있구나.
3. 의탁하는 사람이 되자
3. 의탁하는 사람이 되자
오늘 독서에 나온 교회들도 그러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섬기면서 하느님에게서 생명을 얻고 하느님에게서 부유함을 얻어야 하는데, 자기에게서 나오는 생명으로, 자기에게서 나오는 부유함으로 흐뭇해 하는 것입니다. 바로 자신을 섬기는 것이지요. 신앙인은 언제나 하느님께 의탁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구나, 나 스스로는 나에게서 생명을 줄 수 없구나, 나는 오직 하느님에게서 생명을 받아 사는 구나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께 의탁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청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