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사도행전 강해  •  Sermon  •  Submitted   •  Pres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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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본문: 사도행전 13:13-14 찬송: 384장 나의 갈 길 다가도

<말씀의 문을 열며>
오늘 본문은 바울이 비시디아 안디옥에 가서 복음을 전한 이야기입니다. 많고 많은 도시 가운데 왜 비시디아 안디옥에 갔을까 생각하던 중 며칠 전 새벽 예배 때 나눈 잠언 16:9“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 말씀이 오늘 본문에서 보여주는 바울의 여정과 너무나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구브로 섬의 바보에서 배를 타고 밤빌리아의 버가라는 대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이 번화한 도시는 복음을 전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바울의 걸음을 인도하셨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늘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살아가려 합니다. 내년에는 이런 일을 해야지, 저런 목표를 이뤄야지 하며 우리의 길을 그려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세운 계획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오늘은 바울의 여정을 통해 우리의 계획 속에 숨어있는 하나님의 섭리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별히 우리 교회가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라는 비전을 품고 새해를 준비하는 이 시점에, 이 말씀이 우리에게 어떤 도전과 위로를 주시는지 함께 나누기를 원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 숨어있는 섭리>
사도 바울이 구브로 섬의 바보에서 배를 타고 버가에 도착했을 때, 그의 마음은 얼마나 설렜을까요? 첫 선교여행 중 놀라운 전도의 열매를 맺은 바울에게 버가는 더 큰 기회의 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버가는 당시 밤빌리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주전 12세기경에 페르시아 제국에 의해 건설되었고, 알렉산더에 의해 정복된 후 로마제국에 편입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한 도시였습니다. 발굴된 유적을 보면 야외경기장, 야외극장, 시장, 신전 등 그 규모가 얼마나 웅장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달랐습니다. 갈라디아서 4장 13절을 보면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처음에 육체의 약함으로 말미암아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버가에 도착한 바울은 뜻하지 않게 풍토병에 걸리고 맙니다.
당시 버가는 저지대의 무덥고 습한 기후로 인해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이 만연한 곳이었습니다. 의학 수준이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던 시대에, 풍토병 환자를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울은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험준한 타우루스 산맥을 넘어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의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향한 것입니다. 그때 바울의 모습은 마치 '휘페레테스'와 같았습니다. '휘페레테스'는 배 밑바닥에서 노를 젓는 사람을 뜻하는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배의 방향을 따라가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과 달리, 마치 휘페레테스처럼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까지는 약 160km, 게다가 그 길에는 강도들의 위험까지 있었습니다. 바울이 후에 고린도후서 11장 26절에서 "강도의 위험"을 언급한 것이 바로 이 여정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때로는 질병으로,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우리의 계획은 수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 속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하나님의 섭리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배 밑바닥에서 노를 젓는 사람이 배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선장이 정확한 목적지를 향해 배를 이끄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더 큰 계획>
바울이 버가를 떠나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향했을 때, 그는 자신의 발걸음이 얼마나 중대한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따르면, 당시 비시디아 안디옥에는 상당수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고, 회당도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곳에서 시작하여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와 같은 갈라디아 지역의 여러 도시를 다니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각 도시마다 교회가 세워졌고,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 돌아왔습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갈라디아 교회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울이 떠난 후 그곳을 찾은 유대교 율법주의자들“구원을 얻으려면 할례를 받고 모세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원의 기쁨에 차 있던 성도들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에 바울은 편지를 씁니다. 바로 갈라디아서입니다. 이 서신에서 바울은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다”(갈 2:16a)는 복음의 핵심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약 1500년이 지난 후, 이 갈라디아서는 한 수도사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이 서신을 통해 '이신칭의'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고, 이것이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복음의 자유는 바로 이 역사적 사건의 결과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바울이 버가에서 풍토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갈라디아 지역을 찾지 않았을 것이고, 갈라디아서도 기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울의 육체의 약함이 오히려 하나님의 크신 섭리를 이루는 통로가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도전>
지금 우리는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내년도 목표를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겔 37:14, 행 9:31)로 정했습니다. 이는 우리의 간절한 소망이자 기도제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이런 생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우리 교회가 정말 부흥할 수 있을까?” 50대 이상의 성도님들이 많고, 70대 이상도 계시며, 대부분이 농사를 짓거나 자영업을 하시는 우리 교회의 현실을 볼 때, 영적 상태가 조금 침체되어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우리의 계획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바울도 자신의 계획대로 버가에서 사역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질병이라는 약점을 통해 하나님은 더 큰 역사를 이루어 가셨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휘페레테스’와 같은 순종의 자세입니다. 배 밑바닥에서 노를 젓는 사람처럼,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지라도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따라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 가지 부분에서 영적 부흥함께 기대하면 좋겠습니다.
첫째, 성령 충만입니다.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고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둘째, 믿음 충만입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 것이기에, 예배를 통해 믿음을 키워가고 모든 성도님들이 주일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셋째, 말씀 충만입니다.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이 삶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 중에도 “이 나이에...”, “이런 상황에서...” 하며 주저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분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바울의 질병이 교회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서신 중 하나를 탄생시켰듯이, 우리의 부족함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바울의 여정을 통해 중요한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우리의 계획이 무너질 때가 오히려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이 시작되는 순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잠언 16장 9절 말씀처럼, 세우는 모든 계획, 우리가 그리는 모든 미래는 반드시 이 진리의 빛 아래에서 조명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2025년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성령 충만, 믿음 충만, 말씀 충만을 통해 영적 부흥을 함께 꿈꾸길 원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휘페레테스’처럼 순종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바울이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향했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갑시다. 우리의 연약함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게 합시다. 우리의 작은 순종이 어떻게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내년에는 우리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를 기대하며 나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도,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하나님의 크신 섭리 안에 있음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사도 바울이 버가에서 겪은 질병이 오히려 복음 전파의 새로운 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듯이, 우리의 부족함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주님, 우리 중앙교회가 내년에 품은 비전을 위해 기도합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우리가 성령 충만, 믿음 충만, 말씀 충만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때로는 우리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만날 때에도, 마치 휘페레테스와 같이 주님의 인도하심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나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 나라의 현실을 주님 앞에 올려드립니다. 혼란과 불안이 가득한 이때, 주님의 교회가 더욱 깨어 기도하게 하옵소서. 모든 성도들이 이 나라의 현실을 두고 간절히 기도하게 하시고, 위정자들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부어주옵소서. 그들이 사사로운 이익이나 정파적 이해를 좇지 않고,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청지기의 자세로 나라를 돌보게 하옵소서.
우리의 연령과 환경을 보고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우리가 세운 계획보다 크신 하나님의 계획을, 우리의 열심보다 위대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하며 나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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