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일, 우리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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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views마가복음 10:32-34의 예수님의 세 번째 수난 예고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이 세상의 기준과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제자들이 반복되는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했던 것은 그들이 기존의 세상적 기대와 가치관으로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제자들의 두려움은 영적 성장의 시작점이 되었으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십자가와 부활은 하나님 나라의 역설적 원리를 나타낸다. 세상의 기준과 하나님의 기준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참된 제자도의 시작이다. 이 설교는 이러한 이해가 단순한 지식이 아닌, 우리의 존재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도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Notes
Transcript
(막 10:32-34)
서론
서론
예수님의 세 번째 수난 예고는 단순한 반복이 아닙니다. 이는 제자들과, 그리고 오늘 우리와 함께 걸어가시는 예수님의 절박한 가르침입니다. 십자가로 향하는 여정에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거듭 설명하십니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막 10:25)는 말씀이 제시하는 충격적 진리는, 뒤이어 나오는 수난 예고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두 말씀 모두 우리의 가치 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1. 반복되는 말씀과 어두운 눈
1. 반복되는 말씀과 어두운 눈
예수님은 세 차례에 걸쳐 수난을 예고하셨습니다(막 8:31, 9:31, 10:32-34). 각각의 예고는 더욱 구체적이고 절박해집니다. 특히 세 번째 예고에서는 조롱, 침 뱉음, 채찍질이라는 구체적 고난의 형태까지 언급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는 단순한 이해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메시아에 대한 그들의 기대는 당대 유대교의 전통과 민족적 열망 속에서 형성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로마의 압제로부터의 정치적 해방과 다윗 왕국의 회복을 기다렸습니다. 메시아가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한다는 것은 그들의 신학 체계 안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라고 고백하고도(막 8:29), 예수님의 고난을 부인하려 했던(막 8:32) 근본적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제자들의 무지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 몰이해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의 일을 우리의 관점으로 재단하려 합니다. 우리는 성공, 번영, 안녕을 구하면서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실현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그들이 이 말씀을 하나도 깨닫지 못하였으니"(막 9:32)라는 구절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말씀을 읽고 들으면서도, 그것을 우리의 기존 세계관 안에서만 이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이해는 우리의 기준 자체가 변화될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2. 두려움의 본질과 변화의 가능성
2. 두려움의 본질과 변화의 가능성
"제자들이 놀라고 따르는 자들은 두려워하더라"(32절). 이 구절에는 두 종류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제자들의 '놀람'과 따르는 자들의 '두려움'입니다. 헬라어 원문에서 이 두 단어는 미묘한 차이를 가집니다. 제자들의 놀람(θαμβέω)은 당혹감을 내포하는 반면, 따르는 자들의 두려움(φοβέω)은 경외감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예수를 떠나지 않으면, 영적 깨달음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예수님의 단호한 발걸음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기대와 다른 무언가를 직감했습니다. 이는 마치 욥이 자신의 의로움을 주장하다가 하나님을 대면하는 순간 "내가 스스로 거두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6)라고 고백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의 이해와 하나님의 계획 사이의 간극을 처음 깨닫는 순간, 우리는 두려움을 경험합니다.
이 두려움은 성장의 계기가 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잠 9:10)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일하심이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참된 지혜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느낀 두려움은 그들이 점차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깨달아가고 있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3. 십자가와 부활: 하나님 나라의 역설
3. 십자가와 부활: 하나님 나라의 역설
예수님의 수난 예고는 죽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삼 일 만에 살아나리라"(34절)는 말씀은 고난 너머의 실재를 보여줍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본질적 특성을 드러냅니다. 죽음을 통한 생명, 고난을 통한 영광이라는 역설은 하나님 나라의 핵심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지만, 구약에서부터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는 자리에서 생명을 얻었고(창 22장), 요셉은 노예와 감옥의 고난을 거쳐 총리가 되었으며(창 37-45장), 다윗은 도망자의 시절을 거쳐 왕이 되었습니다(삼상 16-31장). 이는 단순한 고난 후 보상의 패턴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를 신학적으로 정립했습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 넘치는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고후 1:5).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고후 4:17). 이는 고난과 영광의 관계가 단순한 인과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본질임을 보여줍니다.
4. 보는 방식의 전환
4. 보는 방식의 전환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의 보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볼 수 없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동일한 십자가가 어떤 이에게는 실패와 수치의 상징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구원과 생명의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35절 이후에 등장하는 야고보와 요한의 요청은 이러한 시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말씀하시는 그 자리에서, 그들은 높은 자리를 구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세상적 관점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였습니다.
우리의 신앙에서도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늘 존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의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볼 때, 세상적 성공이 반드시 영적 성공은 아니며, 겉보기의 실패가 반드시 영적 실패는 아닙니다.
5. 제자도의 본질
5. 제자도의 본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 14:6). 이 말씀은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단순히 어떤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쫓을 것이니라"(막 8:34)는 말씀은 바로 이 새로운 존재 방식의 구체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가치 판단 기준이 변화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성공과 실패, 이익과 손해, 영광과 수치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완전히 새로워져야 합니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반복된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도 자주 실패합니다.
결론
결론
예수님의 세 번째 수난 예고는 단순한 예언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본질과 그 작동 원리에 대한 근본적 가르침입니다. 십자가와 부활은 과거의 사건이나 미래의 소망이 아닌,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되어야 할 실재입니다.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세 가지 도전을 제시합니다. 첫째, 우리의 보는 방식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습니다. 둘째, 우리의 존재 방식 자체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셋째, 이러한 변화는 지속적인 과정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제자들도 여러 번의 실패를 거쳐 마침내 이해에 도달했습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매 순간이 선택의 순간입니다. 세상의 방식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십자가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 선택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골 2:6)라는 말씀은, 이미 우리가 그 길을 시작했음을 상기시킵니다. 십자가와 부활이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의 역설적 원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한 제자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이 길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당장은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 길이 생명의 길임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제자들이 마침내 경험했던 것처럼, 십자가가 수치가 아닌 영광이며, 실패가 아닌 승리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