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과 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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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하늘과 새 땅

본문: 이사야 65장 17-25절

찬송: 347장

<말씀의 문을 열며>

오늘 우리는 3.1 독립운동 106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예배를 드립니다. 106년 전, 우리 민족은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하며 자유와 정의를 향한 불꽃을 피웠습니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믿음의 선조들이 있었습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으로 생명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믿음의 정체성이 있었기에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독립선언서의 표현처럼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였습니다.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소망하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이사야 65장 17-25절 말씀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사 65:17).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개인과 교회, 그리고 민족에게 주시는 소망의 메시지를 함께 듣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새로운 세상>

본문 17절을 보면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포로기의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이 놀라운 약속을 주셨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전적인 변혁을 의미합니다. 마치 창세기의 창조처럼, 하나님은 혼돈과 공허 위에 질서와 생명을 불러일으키십니다.
17절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이전 것이란 바벨론 포로기의 고통, 예루살렘 성전 파괴의 아픔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36년간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위안부의 아픔, 창씨개명으로 성씨마저 빼앗기고 우리말을 쓸 수 없었던 상처, 신사참배를 강요받았던 고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전 것을 기억조차 하지 않게 될 새로운 현실을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망각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실 새로운 세상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이전의 고통은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본문 18절은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기뻐하며 즐거워할지니라"고 말씀합니다.
3.1 운동에 참여했던 기독교인들은 이미 이 약속을 믿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김마리아(金瑪利亞, 1892~1944, 본명 김영실) 열사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 7-10대 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로, 그녀의 조국애와 헌신은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과거가 현재를 도우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듯이, 김마리아와 같은 분들의 신앙과 헌신이 오늘 우리 민족의 독립을 이루는 밑거름 되었고, 우리의 소중한 영적 유산입니다.
이처럼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믿음의 선배들이 담대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미래를 앞당겨 살았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에서 가장 큰 위로는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뿐 아니라 우리 민족을, 우리 교회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쁨으로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소망이 됩니다.
3.1운동 때 낭독한 대한독립선언서를 보면 "아, 새로운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는구나."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독립선언서의 외침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 꿈을 꾸며, 그 약속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이 새로운 세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세상의 모습>

하나님이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의 구체적인 모습은 우리에게 놀라운 희망을 줍니다.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어린 나이에 죽는 이도,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장수의 의미를 넘어 생명이 온전히 존중받는 세상입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강제 징용으로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끌려가 총알받이가 되어 목숨을 잃고, 쌀과 농산물을 강제로 빼앗는 공출제도로 수많은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간 우리 민족의 아픔을 생각해보면, 믿음의 선배들에게 이 약속이 얼마나 귀하게 다가왔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그들이 가옥을 건축하고 그 안에 살겠고 포도나무를 심고 열매를 먹을 것"이라는 21절의 말씀입니다. 이것은 수고의 결실을 온전히 누리는 공정한 세상을 의미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땅에서 농사를 지어도 그 수확물을 빼앗기고, 우리 산에서 캐낸 광물은 일본으로 실려갔습니다. 그런 부당함 속에서 그들이 꿈꾸던 세상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각자의 수고가 정당하게 보상받는 세상, 이것이 바로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23절에서 "그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겠고 그들이 생산한 것이 재난을 당하지 아니하리니"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이 약속은 안정과 평화가 보장된 세상을 그립니다. 이는 단순히 물질적 풍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노력과 희생이 의미 있게 이어지고,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열매로 전해지는 세상입니다.
3.1 운동에 참여했던 기독교인들은 이 약속을 바라보며 단순한 정치적 독립을 넘어,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그들의 비전은 이사야가 전한 하나님의 약속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들의 꿈과 신앙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 속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심어가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시는 도전>

이사야가 전한 하나님의 약속은 24-25절에서 더욱 구체화됩니다.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 그들이 말을 마치기 전에 내가 들을 것이며" 이 말씀은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소통이 회복된 세상을 보여줍니다. 더 이상 하나님과 멀어진 듯한 절망의 순간이 없을 것입니다.
3.1 운동 당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기도와 금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자유와 정의의 회복을 향한 간절한 외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이 약속은 유효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본문 마지막 25절에서는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완전한 평화와 화해비전입니다. 원수 관계였던 존재들이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은 단순한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넘어, 인간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치유된 세상을 상징합니다.
3.1 운동의 정신에는 이러한 화해와 평화의 비전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은 비폭력 저항운동을 선택했고, 독립선언서에서도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일본에 대한 증오보다는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여전히 많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세대 간, 이념 간, 지역 간의 분열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는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이 땅에 구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첫째, 하나님의 응답을 신뢰하며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민족과 사회의 아픔을 품고 하나님께 나아갈 때, 그분은 반드시 응답하실 것입니다. 둘째, 화해와 용서의 삶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한 자로서, 우리도 다른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의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셋째, 정의와 평화를 위한 행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3.1 운동의 선배들처럼, 신앙의 가치를 사회적 행동으로 표현할 때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이 땅에 조금씩 실현됩니다.
하나님의 새 하늘과 새 땅은 단순한 미래의 소망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통해 이루어져가는 현실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세상을 품을 때, 하나님의 약속은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이사야 65장을 통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약속은 바벨론 포로기의 이스라엘에게, 일제 강점기의 우리 선조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살아있는 소망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창조의 역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그분은 과거의 아픔을 잊게 하시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 수고의 열매를 온전히 누리는 세상, 평화와 화해가 넘치는 세상을 우리에게 약속하셨습니다.
106년 전 3.1 운동에 참여했던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이 약속을 믿고 담대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늘 우리도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바라보며, 이 시대 속에서 정의와 평화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새 하늘과 새 땅의 약속을 마음에 품고, 그 비전을 삶으로 살아내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3.1절을 맞아 예배드릴 수 있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106년 전 그날,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셔서 자유와 정의를 향한 외침을 세계에 알리게 하셨습니다. 그 거룩한 날에 김마리아 열사와 같은 믿음의 선배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음을 기억합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이전 것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새로운 현실을 약속하셨습니다. 고통과 눈물이 없는 세상,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 모든 이들이 자신의 수고의 열매를 누리는 세상을 준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 우리 중앙교회가 이 약속을 붙잡고 살아가게 하소서. 과거의 상처와 아픔에 묶여 있기보다, 주님이 약속하신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가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으리라는 약속을 믿으며, 주님 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 심어가는 성도들이 되게 하소서.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소서.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는 하나님 나라의 평화가 이 땅에 임하게 하소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화해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하시고, 정의와 평화의 씨앗을 심는 자들이 되게 하소서.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기도합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는 날을 속히 허락하소서. 3.1 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 안에서 다시 살아나게 하시고,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하소서.
하나님, 오늘 이 예배를 통해 드려지는 헌금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성도들이 정성껏 드리는 예물이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귀한 통로가 되게 하시고, 헌금을 드리는 모든 분들의 가정과 일터 위에 하늘의 복을 넘치게 부어주소서. 그들의 드림이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소망의 씨앗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귀한 도구로 사용하여 주소서.
마지막으로,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들이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선포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마음에 품고, 소망 가운데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의 일상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반영하게 하시고, 모든 수고와 헌신이 주님 안에서 결코 헛되지 않음을 체험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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