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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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부 설교>
느헤미야 1:1-7
“기도”
2018. 7. 8
조 정 수
오늘 말씀은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기도한 내용입니다. 느헤미야는 페르시아에 포로로 잡혀온 유대인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당시에 페르시아의 왕이 아닥사스다 왕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죠. 그리고 이때는 아닥사스다 왕이 통치한지 12년 된 때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기슬르월은 유대인들의 달력인데 지금으로 따지면 11월에서 12월 정도 되는 때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겨울이죠. 그래서 오늘 본문의 시간대는 아닥사스다 왕의 통치 12년째 되는 해 겨울인 것으로 볼 수 있어요.
1절 마지막을 보면 느헤미야가 수산 궁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수산 궁은 페르시아의 수도인 수사에 있는 궁전이었는데, 페르시아 왕이 겨울에 사는 궁전이었어요. 이때가 겨울이니까 당연히 왕도 수산 궁에 있었겠죠. 그래서 왕이 있는 수산 궁에 느헤미야도 왕과 함께 있었다는 거예요.
겨울에 느헤미야가 수산 궁에 있는데, 이때 유다에서 몇 사람이 느헤미야를 찾아 왔어요. 느헤미야의 형제들 중에 하나인 하나니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온 거예요. 여기서 형제는 진짜 형제가 아니고 같은 유대 민족을 말하는 거예요. 친한 내 동포, 이런 뜻인 거죠. 어쨌든 하나니가 왔길래 지금 유다의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하나니가 유다와 예루살렘의 상황을 설명해줬어요. 그런데 느헤미야의 기대와는 다르게 지금 유다의 상황이 너무나 안 좋은 거예요.
3절을 보면, “그들이 내게 이르되 사로잡힘을 면하고 남아 있는 자들이 그 지방 거기에서 큰 환난을 당하고 능욕을 받으며 예루살렘 성은 허물어지고 성문들은 불탔다 하는지라.”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환난을 당하고 있고 예루살렘 성은 허물어졌다는 아주 안 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예루살렘 성은 사실 지금 느헤미야 때보다 140년 쯤 전에 이미 무너졌거든요. 바벨론 제국이 쳐들어와서 유다 왕국을 멸망시켰어요. 이때 유다의 수도였던 예루살렘 성도 무너지고 많은 유대인들이 바벨론으로 포로로 끌려갔어요. 그래서 유대인들은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들과 유다에 남아 있는 유대인들로 나눠져 버렸어요. 이산가족이 된 거죠. 그리고 50년 뒤에 바벨론은 페르시아에 의해 멸망해요. 그래서 바벨론에 잡혀온 유대인들은 이제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게 됐어요.
페르시아의 왕은 고레스였는데, 에스라 1장 1절을 보면 하나님의 고레스 왕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그가 유대인 포로들을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내서 무너진 예루살렘 성을 다시 세우도록 하라는 칙령을 내렸어요. 그래서 이때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 재건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때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않고 잡혀온 땅에 그대로 남은 유대인들도 있었어요. 이들 중에는 멀고 먼 이방 땅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이방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방 신을 섬기면서 살게 된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유대인들도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후손 중에 한 사람이 바로 오늘 주인공인 느헤미야였어요.
느헤미야는 경건한 유대인들과 함께 하나님을 경배하며 살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항상 조상들의 고향인 예루살렘을 그리워했어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곳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곳에 있는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예루살렘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느헤미야에게 예루살렘의 상황을 알려준 거예요. 재건하고 있던 성전이 적들의 방해를 받아 허물어져 버리고 백성들은 환난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어요.
꿈에서도 보기를 소망하던 성전과 유다 동포들이 무너지고 핍박을 당한다는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너무나 큰 슬픔에 잠겼어요. 4절을 보면, 느헤미야가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였다고 나와요. 먹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며칠 동안 울면서 기도했다는 거예요. 5절부터 11절까지 느헤미야의 기도가 나오는데, 오늘 본문은 7절까지예요. 우리 같이 5절부터 7절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이르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 이제 종이 주의 종들인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주야로 기도하오며 우리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여. 주를 향하여 크게 악을 행하여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과 율례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였나이다.” 아멘.
느헤미야의 이 기도를 살펴보면 먼저 하나님을 찾고 있어요. 그리고 그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지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어요.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 그리고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 이렇게 하나님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거예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분께 죄를 고백해요. 이스라엘 자손이 범한 죄,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한 죄. 그 죄들을 모두 하나님 앞에 자복해요.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느헤미야가 그 죄 속에 자신의 죄도 함께 집어넣고 있다는 거예요. 예루살렘 성이 무너진 것은 누가 봐도 다른 누가 아닌 예루살렘에 사는 유대인들의 죄로 인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느헤미야는 성이 무너진 책임이 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있다고 하나님께 고백하고 있다는 거죠.
상식적으로 느헤미야가 아무리 큰 죄를 짓는다고 해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예루살렘에 무슨 영향을 줄 수가 있을까?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데? 상식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죠.
예루살렘이 환난을 당하는 것에는 나에게도 분명하게 책임이 있다는 거예요. 나는 평생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배하며 살아왔지만 또 예루살렘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은 죄들이 있고 그 죄들이 예루살렘에 환난이 닥치도록 하는데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예요.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지는 놀라운 책임감이에요. 또한 내가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고 어떠한 책임회피도 하지 않겠다는 거룩한 의무감이에요. 본 적도 없는 예루살렘을 위하여 만나본 적도 없는 유다의 동포들을 위하여 그 책임을 함께 지고 그들을 위하여서 울며 기도하는 거룩한 믿음이에요. 하나님께 죄를 자복하고 그 죄를 용서해주시기를 간구하며 눈물과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믿음의 모습이에요.
이 기도 이후에 느헤미야는 페르시아의 아닥사스다 왕에게 내가 예루살렘에 가서 성을 건축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말하고 그 허락을 받아요. 그리고 예루살렘에 가서 예루살렘에 적들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크고 튼튼한 성벽을 건축하게 돼요. 그리고 그곳에서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쳐서 백성들이 회개하도록 인도하는 신앙의 지도자가 돼요.
느헤미야는 본래 페르시아에서 왕의 술관원이라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면서 아주 잘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조상들의 고향인 예루살렘에 닥친 환난 소식을 전해듣고 진정으로 슬퍼하며 기도했어요. 그리고 자신에게도 그 환난의 책임이 있음을 고백했어요.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느헤미야와 같이 이 시대의 환난 속에 우리의 책임이 있음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내 이웃, 내 나라, 내 민족을 넘어서 세상 모든 곳에 일어나는 환난과 고난들이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거기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우리가 기도해 주어야 할 사람들이 있고 문제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 안에서 하나 된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깨닫고 함께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여러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온 땅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그리스도를 위해 항상 죄를 멀리하고 기도하며 나아가는 우리 평민교회 학생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