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시작

1. 새벽의 실패

고향으로 돌아가 늘 그래왔듯이 물고기를 잡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 없이 물고기를 잡는 제자들은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육지에서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해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라고 조언하시자, 그들은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장면이 오늘 다시 펼쳐진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자신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예수님 없이 그저 일상을 보내는 제자들의 모습과, 예수님이 없기에 자신들의 힘으로 살다가 무기력을 느끼는 제자들의 모습. 그런 제자들을 찾아와 그들을 인도하시고, 새롭게 기회를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새로운 시작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제자들은 많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요한복음의 상징을 생각하면, 오늘의 이 장면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많은 영혼을 건져올리게 되는 제자들의 앞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어둠속에 장사되신 예수로 인해 이제는 예수 없이 사람의 힘으로 사명을 감당하려 하는 제자들에게는 텅빈 그물과 무력함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를 힘입어 제자들은 그들이 배에 실을 수도 없는 수 많은 물고기, 즉 어둠속에서 헤매이는 수 많은 사람들을 빛의 세계로 건져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제자들에게 십자가의 사명이 주어졌듯, 우리에게도 십자가의 길, 복음전함의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이 사명을 감당하는 동안 우리의 힘이 아닌, 부활하신 예수를 힘입어, 예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사명을 감당할 때,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는 어부로 하나님께 사용되어질 수 있습니다.

3. 회복의 시작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제자들을 위해 생선을 굽고 빵을 준비해두셨습니다. 자신의 죽음 이후 무기력하고, 초라해진 제자들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이 식사시간을 통해 그저 그들 한사람 한사람을 향한 사랑을 전해주시는 예수님으로 인해… 제자들은 온전히 회복되었습니다. 회복된 제자들은 이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더이상 예수님 없이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아닌, 부활하시어 여전히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을 힘입어, 당당하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실패하는 우리의 곁에서 우리를 위한 양식을 준비하신 채 우리가 온전히 회복되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를 원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의 옆에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일러주시고, 지친 우리의 심령을 위로해주시고, 다시 힘주시고, 늘 사랑으로 우리를 안아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음성과 손길을 날마다 경험하며, 힘있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 인생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