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은혜, 그리고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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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나, 은혜, 그리고 밥

본문: 요한복음 6장 48-59절

찬송: 230장 우리의 참된 구주시니

<말씀의 문을 열며>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음력으로 2월 25일입니다. 농부들에게 음력 2월은 어떤 의미인지 잘 아실 것입니다.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고 농사 준비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씨앗을 준비하고, 땅을 갈고,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이 시기에 농부들의 마음은 희망과 기대로 가득합니다.
우리 한국 문화에서 '밥'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밥 먹었니?"라는 인사에서부터 "밥이 하늘이다"라는 표현까지, 밥은 우리의 생존과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농경 문화권에서 자란 우리에게 '농사천하지대본(農事天下之大本)'이란 말처럼 농사는 모든 일의 근본이고, 그 열매인 '밥'은 생명과 직결된 신성한 것이었습니다.
성경에서도 '떡'은 단순한 양식을 넘어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라는 특별한 양식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돌보심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본문에서 예수님은 그 만나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진 '생명의 떡'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예수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하신 가르침의 일부입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후에 주신 것으로, 단지 육신의 양식을 구하는 무리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참된 양식에 대해 가르치시는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으로 선언하시며, 더 나아가 자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한다는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자신과의 깊은 연합을 통한 영원한 생명의 비밀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물질적 떡과 영적 떡의 의미,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적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밥과 떡>

우리가 앞서 살펴본 "밥이 하늘이다"라는 표현에는 더 깊은 영적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하늘'은 단순히 높은 곳이 아니라, 우리 위에 계시며 우리 삶을 다스리는 권위와 주권상징합니다. 밥이 우리 삶에서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농부들은 하늘(날씨)을 우러러보며 농사를 짓듯이, 밥을 통해 하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성경에서 예수님이 48절에서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고 선언하신 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우리 삶의 '하늘', 곧 우리의 왕이요 주권자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 생명의 근원이시며, 우리는 그분 없이 영적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이 선언은 출애굽 시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려진 만나와 비교하며 하신 말씀입니다. 만나는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의 육신적 배고픔을 채웠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죽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먹고 죽지 않는 떡, 영원한 생명을 주는 떡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문화의 '밥'과 성경의 '떡'은 모두 생명의 근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육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밥과 영원한 생명을 주는 영적 떡은 모두 우리 존재의 핵심적 필요를 채우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에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단지 물질적 양식만이 아니라 영적 양식도 함께 구하는 것입니다.

<생명의 양식을 주시는 예수>

예수님은 본문에서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라 하시며, 세상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살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당시 청중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듣고 서로 다투며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살을 먹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율법적으로도 금지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히려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인자의 살을 먹고 인자의 피를 마셔야 생명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피를 마신다'는 표현은 유대인들에게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레위기에 보면 피를 먹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56절에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라는 말씀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목적입니다. 단순히 영생을 주는 것을 넘어, 그분과 우리가 깊이 연합하여 그분 안에 거하고 그분이 우리 안에 거하는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추수할 때까지 정성을 다하듯이,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셨습니다. 농부의 수고가 밥이 되어 우리의 육신에 생명을 공급하듯, 예수님의 희생은 우리 영혼에 참된 생명을 공급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이 우리 몸의 일부가 되듯이, 그리스도를 영접할 때 우리는 그분과 하나가 됩니다. 이것이 56절의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라는 말씀의 의미입니다. 이 연합은 단순한 개념이나 감정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모든 순간에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구체적인 삶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날마다 영적 양식을 취하는 삶>

57절에서 예수님은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생명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아들 예수님에게,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우리에게로 생명이 흘러옵니다. 마치 농사에서 비와 햇빛이 땅에 내리고, 그 영양분이 식물에 흡수되어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우리의 양식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농부들은 계절의 흐름과 질서에 따라 농사를 짓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수확하는 그 규칙이 생명의 순환을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신앙 생활도 일정한 질서와 규칙이 필요합니다. 규칙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예배하는 신앙생활의 규칙이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생명이 자라게 합니다.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라는 말씀은 매일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실천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감정이나 경험이 아니라, 날마다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의지하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지속적인 관계입니다.
예수님은 만나와 자신을 대조하시며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십니다. 이스라엘 조상들은 만나를 먹고도 죽었지만, 예수님의 떡을 먹는 자는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가르침은 가버나움 회당에서 공개적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이는 생명의 떡에 관한 말씀이 특별한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초대임을 보여줍니다.
농부가 수확한 곡식으로 밥을 지어 가족과 이웃에게 나누듯이,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생명의 양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의 마음을 품는 교회"가 되는 길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은 음력 2월 25일, 봄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농부들이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이 때에, 우리도 영적인 씨앗을 심고 성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순절 기간, 우리는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분의 살과 피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이, 매일 예수님을 우리 삶에 모셔야 합니다. "밥이 하늘"이라는 말은 단순히 음식의 중요성을 넘어, 우리가 높은 존재를 모시고 살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영적 하늘, 우리 삶의 왕이 되십니다. 그분의 권위 아래 살 때, 우리의 영혼이 참된 생명을 누립니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묵상하는 일상의 습관을 통해 매일 생명의 떡을 먹고 우리 삶의 왕으로 그분을 모시는 삶을 살아갑시다.
이제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하고, 말씀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마치 한 밥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가족처럼,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함께 나누는 영적 밥상 공동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으로 충만하기를 축복합니다. 봄에 새싹이 돋아나듯, 우리 교회와 우리 각자의 삶에 새로운 영적 생명력이 넘치기를 축복합니다.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모시고 풍성한 생명을 누리시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에게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주님은 단순히 우리의 육신적 필요를 채우는 것을 넘어,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우리와 깊이 연합하기 원하셨습니다.
우리가 일상의 바쁨 속에서도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늘 갈망하게 하시고,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깊은 교제를 통해 날마다 새로운 생명을 경험하게 하소서. 세상의 양식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참된 양식을 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특별히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들이 올해의 목표처럼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게 하시고, 그 부흥의 시작이 바로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과의 깊은 연합에서 비롯되게 하소서.
주님의 살과 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 거함으로 성령 충만, 믿음 충만, 말씀 충만한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의 마음을 품는 교회로 날마다 성장하게 하소서.
우리의 생명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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