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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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고린도후서 1:12-14
“우리의 자랑”
찬송가 425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2025. 3. 28
조 정 수
할렐루야. 오늘 본문을 놓고 “우리의 자랑”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에 사형 선고와도 같은 극심한 환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고린도교인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던 바울이 이제는 ‘자랑’에 대해서 말을 합니다. 자랑.
여러분은 자랑거리가 있으십니까? 우리는 보통 뭔가 내세울 것이 있을 때 자랑을 하죠. 자녀가 잘나가면 자녀를 자랑하고, 사업이 잘나가면 사업을 자랑하고, 몸이 건강하면 건강을 자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바울의 경우에는 자랑하는 것이 다릅니다. 내세울만한 것을 자랑하지 않아요. 오히려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것을 자랑합니다. 약함을 자랑하고, 고난을 자랑해요. 그러면서 내세울만한 것은 다 배설물로 여깁니다.
바울이 생각할 때 자기가 가진 것 중에는 진정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 없어요. 바리새인으로서의 명예, 율법적 지식, 로마시민권, 어느 것 하나 자랑거리가 못 됩니다.
그런 반면에 그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자랑해요. 육신의 연약함을 자랑하고, 고난을 자랑하고,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합니다. 그래서 갈라디아서 6장 14절에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라고 고백을 했어요.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어요. 그래서 굳이 자랑하자면, 약함과 고난을 자랑하겠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약함과 고난이 나를 더욱 십자가에 가까워지게 만들기 때문에. 내가 더욱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을 보면 바울이 자랑하는 것이 나와요. 약함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고난을 자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는 무엇을 자랑하는가?
오늘 본문 12절 말씀을 다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우리가 세상에서 특별히 너희에 대하여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 행하되 육체의 지혜로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행함은 우리 양심이 증언하는 바니 이것이 우리의 자랑이라” 아멘.
바울이 무엇을 자랑합니까? 두 가지를 자랑하고 있죠.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 행하였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행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 다시 말해서 바울의 사역과 삶의 근거가 하나님이라는 거예요. 그 어디에도 육체의 지혜나 세상적인 것이 들어있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고린도교인들에게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가 너희에 대하여 조금도 세상적인 생각이나 육체의 지혜를 가지고 사역을 한 적이 없다. 오직 하나님,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 행하고, 하나님의 은혜로만 행하였다. 이것이 바울의 자랑인 것입니다.
비록 고린도교회 안에 바울을 의심하고 바울을 대적하는 자들이 있다 할지라도, 바울은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요. 그는 거짓말을 한 적도 없고, 헌금을 횡령한 적도 없고, 사도 추천서를 위조한 적도 없습니다. 그는 하나님 보시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순전한 사역을 했습니다.
특히 본래 바울이 계획했던 여행계획이 변경되고 끝내 무산된 것 역시도,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는 본래 오순절이 지나면 먼저 마게도냐에 들렀다가 고린도에 방문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이 바꼈어요. 오늘 본문 밑에 15절을 보면, 마게도냐가 아니라 먼저 고린도에 들르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에 먼저 갔다가 마게도냐에 가고 다시 또 고린도에 방문하려고 했습니다. 총 두 번 고린도에 방문하려고 한 거죠. 그래서 15절에 보면, “너희로 두 번 은혜를 얻게 하”려고 했다는 말을 합니다. 두 번 방문을 해서 두 번 은혜를 주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계획이 무산됐어요. 계획이 한번 바꼈을 뿐만 아니라 무산되기까지 한 겁니다. 그래서 고린도교인들이 바울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 거예요. ‘바울은 말만 앞서는 사람이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바울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바울이 도중에 고린도에 급히 방문을 했을 때 상황이 더 악화 된 것이죠. 문제를 해결하고 은혜를 끼치려고 방문을 했는데, 오히려 더 안좋아져 버렸어요.
그렇지만 바울은 여전히 그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자랑을 하는 것입니다. 계획이 철저히 무산되고, 살 소망까지 끊어질 정도로 고난을 당한 그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것을 바울이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고린도교회 역시도 그것을 깨닫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13절에 바울이 이렇게 말을 하는 거죠. 너희가 완전히 알기를 바란다. 자, 13절을 같이 읽어볼까요? 13절 시작, “오직 너희가 읽고 아는 것 외에 우리가 다른 것을 쓰지 아니하노니 너희가 완전히 알기를 내가 바라는 것은” 아멘.
바울은 너희가 완전히 알기를 바란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알기를 바랄까요? 바로 나를 알아주기를 바란 겁니다. 내가 쓰는 편지의 내용과 나의 진실된 모습이 조금도 다르지 않고, 진실하다는 것을 알아주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읽은 편지 내용 외에 우리가 다른 것을 쓰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쓴 편지와는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너희에게 편지한 그대로, 우리가 그 내용 그대로 정말 순전하게 사역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교인들이 여전히 의심하고 있어요. 14절을 보면, 바울을 부분적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반신반의. 반은 믿지만 반은 안 믿어요. 믿음이 가면서도 의심이 갑니다. 왜냐하면 부분적으로 아니까. 바울을 제대로 알았다면 의심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부분적으로밖에 모르기 때문에 의심하는 거예요.
그래서 바울은 그들이 나를 완전히 알게 되기를 소망하는 겁니다. 만약에 그들이 나를 완전히 알게 된다면, 마침내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내가 하나님을 자랑하고, 십자가를 자랑하면서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사역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들이 나를 자랑하게 되리라.’
이것이 14절의 내용이에요. 우리 14절을 다같이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너희가 우리를 부분적으로 알았으나 우리 주 예수의 날에는 너희가 우리의 자랑이 되고 우리가 너희의 자랑이 되는 그것이라” 아멘.
서로가 서로를 완전하게 알게 되는 날이 옵니다. 그 날이 바로 ‘주 예수의 날’이에요.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이죠. 재림의 날에는 모든 오해가 사라지고,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때 비로소 바울에 대한 모든 혐의가 사라지게 될 겁니다. 바울은 그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만큼 바울이 떳떳하다는 것이죠. ‘빨리 그 날이 와서 너희가 내 속을 좀 다 알았으면 좋겠다’ 바울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배를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굉장히 답답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바울은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살 소망까지 끊어졌었지만, 하나님께서 위로하심으로 말미암아 다시 소망을 갖고 일어설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고린도교회를 위해서 사역의 길을 달려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여전히 바울에 대한 의심과 의혹이 있지만, 바울은 더이상 상처 받지 않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기 때문에, 기꺼이 다 감수할 수 있습니다. 사형 선고까지 내려졌던 내 인생인데, 무서울 것이 뭐가 있겠어요?
언젠가 모든 오해의 장벽이 사라질 그 날을 기대하면서, 끝까지 달려가는 겁니다. 다시 힘을 내서 달려갈 길을 마칠 때까지 달려가는 거예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안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와 의심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남들이 나를 오해할지라도, 내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 언젠가 남들도 나를 알아줄 때가 올 겁니다.
지금은 그들이 나를 부분적으로밖에 알 수 없어요. 아무리 해명을 해도, 내 모든 것을 알려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인 이상 그래요. 우리가 너무 거기에 매여서 상처 받고 속 상해 할 것 없습니다. 그들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남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아요.
내가 먼저 하나님의 거룩함과 진실함으로 남들을 대해야 합니다. 바울이 편지에 쓴 내용 그대로 살았던 것처럼, 우리들도 입술로 고백하는 내용 그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오해가 풀려지고 서로가 서로를 자랑스러워하는 순전한 공동체로 거듭나게 될 줄로 믿습니다.
그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