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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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2:63-71)

도입: 침묵의 힘

여러분, 진심이 통하지 않고 오해만 쌓일 때, 부당한 비난 앞에서, 또는 사랑하기에 말을 삼켜야 할 때—그 침묵의 무게를 느껴보셨습니까?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지만, 역설적으로 진실은 소음 속에 묻히고 침묵이 더 강력한 외침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가복음은 역사상 가장 의미 깊은 침묵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예수님께서 극한 모욕과 불의 앞에서 보여주신 그 침묵에는 하나님의 지혜와 구원의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1. 모욕의 현장

"지키는 사람들이 예수를 희롱하고 때리며 그의 눈을 가리고 물어 이르되 선지자 노릇 하라 너를 친 자가 누구냐 하고 이 외에도 많은 말로 욕하더라." (눅 22:63-65)
창조주께서 피조물의 놀이감이 되셨습니다. 병사들은 눈을 가린 예수님을 때리며 "신이라면 맞춰봐라!"라고 조롱했습니다. 성경은 "많은 말로 욕하더라"는 함축적 표현으로 인간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모욕이 쏟아졌음을 암시합니다.
날이 밝자 종교 지도자들이 가면을 쓴 재판을 시작합니다. "네가 그리스도냐?"라는 질문은 진리를 구하는 것이 아닌, 정해진 결론에 맞추려는 덫이었습니다. 밤의 노골적 폭력과 낮의 위선적 재판—둘 다 진리를 외면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죄악의 표현이었습니다.

2. 침묵의 영성

이 모욕의 현장에서 예수님은 어떻게 반응하셨습니까?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셨습니다." (사 53:7)
이 침묵에는 세 가지 강력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지혜의 침묵입니다. 악의에 찬 자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은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는' 것과 같음을 아셨습니다. 진실을 들을 준비가 없는 이들에게 변명하는 대신, 침묵으로 그들의 비이성적 행위를 드러내셨습니다.
둘째, 거울의 침묵입니다. 예수님의 침묵은 맑은 거울처럼 인간 죄악의 민낯을 비춰냈습니다. 어떤 비난보다 강력하게,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보게 만들었습니다.
셋째, 순종의 침묵입니다. 그 모든 고난이 인류 구원을 위한 아버지의 뜻임을 알고, 자신을 변호하는 대신 구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셨습니다.
공회 앞에서는 "내가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않을 것이요"라고 위선을 날카롭게 지적하시다가,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냐?"는 질문에 "너희 말이 옳다"라고 답하십니다. 이는 그들 스스로 예수님의 정체를 인정하게 만드는 지혜로운 전략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침묵과 말씀은 약함이 아닌 강함, 무능이 아닌 지혜, 회피가 아닌 하나님의 주권적 통제를 보여줍니다.

3. 현대인의 침묵 상실

우리는 침묵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는 알림, 소셜미디어의 끊임없는 논쟁, 자기 증명을 위한 발언들이 우리의 영적 감각을 마비시켰습니다. 억울하면 즉각 해명하고, 논쟁에서 이겨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여주신 것은 이와 정반대의 '분별 있는 침묵'입니다. 이 영적 능력은 말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지혜, 감정과 자존심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는 인내, 상황을 통제하려는 조급함 대신 하나님께 결과를 맡기는 신뢰로 구성됩니다.
가정, 직장, 온라인에서 우리는 불필요한 말로 관계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논쟁 중에 입을 다물거나, 비난 앞에서 즉각 해명하지 않고 기도하는 행위는 예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영적 무기입니다.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시급한 영적 훈련은 바로 이 '거룩한 침묵'의 회복입니다.

4. 거울 앞에 선 현대인

이 본문은 불편한 거울을 우리 앞에 세웁니다. 당신은 어느 편에 서 있습니까?
세상의 조롱이 두려워 그리스도인임을 숨긴 적이 있습니까? 하나님의 가르침과 세상의 가치관 사이에서 타협한 적이 있습니까? 사회의 불의를 보면서도 "나 하나가 뭘 할 수 있겠어?"라며 외면했습니까? 익명성에 숨어 타인을 정죄하며, 예수님을 향해 돌 던졌던 무리를 닮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님을 모욕했던 이들은 단지 2000년 전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아닙니다. 그들의 모습에서 오늘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정직한 회개가 필요합니다.
주의하십시오—우리의 침묵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진리를 위한 예수님의 거룩한 침묵과 세상 앞에서 예수님을 부인하는 비겁한 침묵. 당신의 침묵은 어느 쪽입니까?

5. 두 가지 비난의 구분법

침묵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우리의 잘못에 대해 변명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이 구분해야 할 두 종류의 비난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의 실패 때문에 받는 비난입니다. 이때는 침묵이 아닌 정직한 사과와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저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라면서 왜 저 모양이야?"라는 비난에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우리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둘째, 신앙 때문에 받는 비난입니다. 단지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이유로, 성경의 진리대로 살려 한다는 이유로 받는 비난입니다. 이것은 영광스러운 고난입니다. "선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진대 악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보다 나으니라." (벧전 3:17)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신앙의 원칙을 지킬 때, 사람들은 당신을 조롱할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의 침묵을 기억하십시오. 이 침묵은 자기 의를 증명하려는 안달이 아니라,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신앙 행위입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비난으로 맞서지 않고, 오히려 박해자를 위해 기도하는 성숙한 영성입니다.

6. 침묵의 외침과 우리의 응답

예수님의 침묵은 텅 빈 공간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인간의 죄를 향한 깊은 슬픔, 불의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진리의 위엄, 그리고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시는 하나님의 구원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침묵은 오늘 우리에게 강력하게 말씀합니다. 소음의 시대에 거룩한 침묵의 가치를 배우라고 속삭입니다. 자신의 힘만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일깨웁니다. 잘못을 범했을 때는 침묵이 아닌 책임 있는 행동으로, 신앙 때문에 비난받을 때는 예수님처럼 인내하며 견디라고 격려합니다. 방관자나 조롱자가 아닌, 삶으로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인이 되라고 촉구합니다.
예수님의 침묵은 2000년 전 사건이 아닌, 오늘 우리를 변화시키는 현재진행형 능력입니다. 그 빛 앞에 우리의 말과 침묵, 행동과 마음을 정직하게 비추어 봅시다. 이제 그 침묵이 외치는 소리에 우리의 삶으로 응답합시다. 우리의 침묵은 깊은 기도가 되고, 우리의 말은 진실한 찬양이 되며, 우리의 삶 자체가 세상을 향해 울려 퍼지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노래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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