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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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의 이름만
제목: 주의 이름만
본문: 사도행전 15:12
본문: 사도행전 15:12
찬송: 459장 누가 주를 따라
찬송: 459장 누가 주를 따라
<말씀의 문을 열며>
<말씀의 문을 열며>
세상을 살다 보면 우리는 이름과 순서에 얼마나 민감한지 모릅니다. 회사에서 직함이 바뀌었다거나, 승진을 했다거나, 인사발령이 났다는 소식이 퍼지면 축하도 받지만 동시에 누가 먼저인지, 누가 위인지를 따지는 일이 생깁니다. 문서에 이름이 기재될 때도 그렇습니다. 누구의 이름이 먼저 적히는지, 누가 앞자리에 앉는지, 누구의 의견이 더 존중받는지... 이런 것들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신경 쓰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고등학교 졸업앨범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에도 담임선생님 옆자리는 반장과 공부를 제일 잘한 친구가 차지했습니다. 그때도 서열이 있었던 거지요. 사실 우리 사회는 서열과 지위, 그리고 순서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런 모습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에 깊이 뿌리내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살펴볼 사도행전 15장 12절 은 이런 세상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온 무리가 가만히 있어 바나바와 바울이 하나님께서 자기들로 말미암아 이방인 중에서 행하신 표적과 기사에 관하여 말하는 것을 듣더니
이 짧은 구절에서 우리는 '바나바와 바울'이라는 순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도행전을 읽다 보면 때로는 '바울과 바나바'로, 때로는 ''로 순서가 바뀌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은 이 이름의 순서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 곧 "오직 주님만이" 높임을 받으셔야 한다는 진리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세상의 방식>
<세상의 방식>
세상은 항상 누가 더 높은지, 누가 더 앞서는지를 따지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1등'이 되라고 배웁니다. 학교에서는 석차를, 회사에서는 직급을, 사회에서는 지위를 중시합니다. 이런 세상적 가치관은 때때로 교회 안에도 스며들어 옵니다.
안타깝게도 교회 안에서도 때로는 우리도 모르게 세상의 방식이 스며들 때가 있습니다. 직분이나 봉사 기간, 또는 교회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서로를 판단하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성령의 인도하심보다 사람의 위치나 경험을 더 중시하게 되는 연약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우리에게 다른 방식의 공동체를 꿈꾸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세상의 방식과 하나님 나라의 방식이 다르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마가복음 10장 42-44절 에서 예수님은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씀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가치관에 너무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섬김'이라는 말을 입으로는 말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여전히 '높아짐'을 추구합니다.
제가 가끔 배구 경기를 시청하는데, 그 중에서도 '리베로'라는 포지션이 있습니다. 리베로는 주로 수비만 담당하는 포지션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반 팬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려한 스파이크를 날리는 공격수들이 인기를 끌고 주목받는 반면, 리베로는 상대팀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팀을 지킵니다.
그러나 배구를 잘 아는 사람들은 리베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압니다. 리베로의 수비력이 약하면 아무리 뛰어난 공격수가 있어도 팀이 무너집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고, 좋은 세트업으로 연결하는 리베로의 역할은 눈에 띄지 않아도 팀 전체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화려함 없이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리베로처럼, 교회 안에서도 드러나지 않게 섬기는 사람들이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일꾼입니다."
<하나님의 방식>
<하나님의 방식>
사도행전을 처음부터 읽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도행전 13장 1-2절 을 보면:
안디옥 교회에 선지자들과 교사들이 있으니 곧 바나바와 니게르라 하는 시므온과 구레네 사람 루기오와 분봉 왕 헤롯의 젖동생 마나엔과 및 사울이라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성령이 이르시되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 하시니
여기서 바나바는 명단의 첫 번째에, 사울(바울)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바나바는 당시 안디옥 교회의 지도자였고, 바울은 나중에 합류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첫 번째 전도여행을 시작한 후, 사도행전 13장 13절 부터는 순서가 바뀌어 '바울과 바나바'로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의미입니다. 원래 바나바가 지도자였지만, 이방인 선교 현장에서는 바울의 은사가 더 두드러졌고, 자연스럽게 바울이 앞장서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에서 왜 다시 '바나바와 바울'이라는 순서로 언급되었을까요? 이것은 예루살렘 교회의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나바는 예루살렘 교회 출신으로 그곳에서 이미 신뢰를 받고 있었습니다. 물론 바울도 이제는 예루살렘 교회에 영접을 받고 있었지만, 바나바만큼 오랜 관계와 친밀함은 없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은 이런 상황을 알았기에,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바나바가 먼저 나서는 것이 복음 전파에 더 효과적임을 이해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었습니다.
요한복음 3장 30절에서 세례 요한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을 섬기는 자의 자세입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의 제자들이 예수님께로 가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의 위치나 명성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은 점점 작아지고 예수님만 높아지기를 원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도 이런 마음으로 자신들의 서열과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본문에서 더 주목할 내용이 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이 말한 것은 "자기들로 말미암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기들로 말미암아 이방인 중에서 행하신 표적과 기사"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업적이나 성취를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는가"였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금보다 더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직분과 서열에 얽매이지 말고, 서로 낮아지고 섬기며, 오직 주님의 이름만 높이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누가 더 높은지를 따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섬길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는 서로 경쟁하는 교회가 아니라, 서로 섬기는 교회입니다.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는 삶은 자신을 높이는 삶이 아니라, 주님만을 높이는 삶입니다. 믿음이 충만한 삶은 나의 이름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높이는 삶입니다.
바울과 바나바처럼, 우리도 상황에 따라 때로는 앞에 서고, 때로는 뒤로 물러나며 서로를 세워주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례 요한이 고백한 것처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말씀의 문을 닫으며>
<말씀의 문을 닫으며>
이제 말씀을 맺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중앙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바나바와 바울'이라는 이름의 순서를 통해 중요한 진리를 배웠습니다. 세상은 높아지기 위해 경쟁하지만, 입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자신들의 이름이 어떤 순서로 불리든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주님의 이름이 높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안에서의 지위나 서열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의 이름은 언젠가 사라질 것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업적을 남긴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서 지워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위해 살 때, 우리의 삶은 영원한 가치를 갖게 됩니다.
이 세대의 유행과 가치관에 휩쓸리지 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성도가 됩시다. 직분이 높아지는 것보다 믿음이 깊어지는 데 힘쓰고, 인정받는 것보다 섬기는 데 마음을 쏟읍시다.
예수님께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방식입니다.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이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오직 주님만을 높이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거둠의 기도>
<거둠의 기도>
참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 오늘도 말씀을 통해 귀한 진리를 깨닫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때로 세상의 방식대로 높아지기를 원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며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바울과 바나바처럼 오직 주님의 이름만을 높이는 삶을 살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주님, 우리 중앙교회가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서로 경쟁하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섬기고 세워주는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직분과 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주님의 뜻을 구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리베로처럼 묵묵히 섬기며, 주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자신을 낮추어 형제자매를 섬기는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주님의 사랑이 드러나게 하옵소서.
말씀을 통해 깨달은 진리가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되게 하시고, 오직 주님만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게 하옵소서. 모든 영광과 존귀와 찬양을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