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하나님이 주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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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이죠.
이 게임 안에는 굉장히
독특한 세계관이 존재합니다.
세계관의 이름은 공허(Void)입니다.
롤에는 공허 세계관 속에서
시작된 챔피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진을 볼까요?
남학생들은 벌써
자기 주챔 나왔다고 쑥덕거리고 있는데,
그래서 님 티어가…? ㅋ
어차피 님들 티어는 아이언인거 압니다 ㅋ
그런데 공허세계관에 있는
챔피언들을 보니까
썩 아름답게 생기진 않았죠?
약간 공포스럽게, 기괴하게 생겼어요.
왜 공허컨셉의 챔피언들은
모두 이렇게 생겼을까?
롤에서 공허를 이렇게 소개하더라고요.
“공허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힘이며…
다르킨과 함께 세상을 멸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창조된
절대악 내지는 공공의 적으로 묘사된다.”
- 나무위키 ‘롤, 공허’
게임이어서 극단적으로 표현된 것 같지만,
실제로도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고
피폐하게 만드는 감정이 공허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는
현타와 가장 비슷해요.
허탈한 감정이죠.
그런데 공허함은 현타보다 상위호환에 있는 감정이에요.
내 인생이 텅 빈 것 같을 때,
되게 허전하고 뭔가 부족한데
뭐가 부족한지 도저히 모르겠을때,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때,
몸에 아무런 기력이 없는 것만 같을때,
그때 느끼게 되는 감정이 공허입니다.
우리 인생에 공허가 찾아왔을 때,
건강하고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그 감정을 뛰어 넘어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감정을 제대로 해결해내지 못한다면
내 인생은 공허라는 감정에게 삼켜져
깊은 어둠 속을 하염없이 헤메이게 됩니다.
마치 공허 챔피언들이 모든 챔피언들에게
절대악, 내지는 공공의 적,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힘으로
존재하듯이 말이죠.
공허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정이다.
그래서 이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이겨내기 위해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누려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도서의 저자입니다.
전도서 저자가 누가 되었든지 간에
이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성공, 쾌락 등 다 누려봤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전도서 가장 첫머리에 남긴 인생에 대한
깨달음은 이거였어요.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저는 공허한 감정이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뭘 누려보지 못한 사람이나,
스스로 인생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감정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즐겨보고
가장 많이 이뤄낸 사람이 남긴,
인생에 대한 후기가 이거에요.
다 해봤고 다 이루어봤다
근데 안 채워지더라.
모든 것이 허무하더라
위대한 문학의 거장 셰익스피어도
그의 작품 맥베스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인생이란 그저 걸어다니는 그림자일 뿐,
무대 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우쭐대고 걸으며 투덜거리지만
곧바로 잊혀지는 가련한 배우.
바보 천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아서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차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지”
- 셰익스피어, ‘맥베스’ 중
즉, 우리는 거대한 실패와 좌절을 겪어도,
인생에서 대단한 성공을 누려도,
공허함으로부터 달아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든 삶 속에 반드시 꼭 찾아오는 감정이라는거에요.
공허함이 찾아오면 어떻게 해야하죠?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이루고 누리고 즐겨봐도,
크나큰 실패를 경험해도
언제든 찾아오는 것이 공허함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전도서 저자는 이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람에게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자기가 하는 수고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알고 보니, 이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
놀랍게도
공허함을 이겨내기 위해
특별한 것들, 재미있는 것들을
찾아 헤메여봤고 다 누려봤지만
진짜 행복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거에요.
굉장히 평범한
일상 속에 있었다는 거에요.
상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일상을
특별한 음식이 아니어도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다는 것
그 자체에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먹고, 마시고는 것.
이것이 진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라는거에요.
내가 먹고 싶은 거 부족함 없이 먹는걸 말하는게 아닙니다.
맛있는 거 먹을 때만 감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먹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는겁니다.
그때서야 내가 먹을 수 있는 것 자체가,
먹고 있는 이 음식 자체가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는 거에요.
디모데전서 4:4
NKSV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은 모두 다 좋은 것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허를 이길 수 있는
세 번째 방법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전도서 3:13
NKSV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내가 하는 일이 아무리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에 만족을 하는 인생이
진짜 인생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지난 번에 나눈 말씀처럼
지금 내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내 인생의 무대 뒷편에서
더 큰 계획을 가지고 나를 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지금 내가 하는 일도 만족할 수 있는거죠.
전도사님은 군생활을 헌병으로 지냈습니다.
키가 작은데 어떻게 헌병을 했나 싶죠?
헌병도 종류가 많습니다.
그중에 전도사님은 과학화경계작전통제소라고 해서
최첨단 시스템으로 부대를 지키는 헌병이었어요.
외부에서 울타리를 만지면
카메라가 만진 위치를 정확하게 바라봅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기동타격대에게
연락해서 출동시키는 일을 했죠.
그래서 본의아니게
카메라를 조작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실력을 인정받아서 장비를 고치고 수리하는
체계정비병이 되었어요. VV
근데 어느 날 일을 하면서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니 내가 지금 이걸 배워서
전역한 다음에 어디에 써먹어?
나 목회할건데…?
PTZ카메라를 조작하고 고치는 거 해서
목회하는데 어디에 써먹어?
투덜거리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왠걸 전역할 즈음에
코로나가 터졌네요?
그래서 모든 교회의 예배가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어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뭐가 가장 먼저 필요할까요?
당연히 카메라죠.
네트워크 장비죠.
전역하고 이런 상황도 모른 채로
우리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어요.
방송실에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너무 친숙한 장비들이 있는 거에요.
장비에 대해서 막 설명을 듣는데
아… 그거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
그거 그렇게 설명하면 안 되는데…
싶을 정도로 모두 아는 것들이었어요.
물론 네트워크 장비들은 새로운게 많아서
다행히 아는 척 안 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잘 들었어요. ㅎ
그때 깨달았어요.
아! 비록 내가 하는 일이 지금은 마음에 안 들어도
하나님이 어떻게든 다 쓰시는구나.
매일매일 무료함과 지루함과 공허함 속에서 보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그때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낼걸
내가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흘러보내버렸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것이
공허함을 이겨내는 방법이더라고요.
우리 청소년들도
지금 여러분이 왜 공부하고 있는지,
내가 이거 인수분해 배워서
운전할 때 써먹을 것도 아니고
왜 배워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죠?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서 즐겨보세요.
하나님이 반드시 쓰시는 순간들이 와요.
인수분해를 하는 사람으로 세우시진 않지만
그런 수학적 사고방식을 통해서
무언가를 하시게끔 하나님이 인도하십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내가 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즐기고 누리는 인생이
공허함으로부터 쉽게 탈출할 수 있어요.
나의 인생의 무대 뒷편에서
나를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이 순간을 즐기는 거에요.
그래서 오늘 본문말씀을 이렇게 말해요.
전도서 2:24
NKSV
사람에게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자기가 하는 수고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알고 보니, 이것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
우리가 먹고 마시며 수고하고,
자기 일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것.
이것보다 좋은 건 없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까 이것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에요.
나는 그냥 인생을 즐기고 누렸다고 생각했는데,
쓸모없다고 생각한 인생의 시간들도 있었는데,
모두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었어요.
개역개정으로 한 번 더 읽어볼까요?
성경전서 개역개정판 2장
24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것보다 그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나니 내가 이것도 본즉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로다
내가 오늘 하루 먹을 수 있는 것,
마실 수 있는 것,
수고할 수 있는 것,
이건 모두 하나님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갈 때
공허함에 속지 않고 인생을 누릴 수 있어요.
내 인생의 모든 순간,
나에게 허락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는 믿음으로
감사하게 인생을 누리는 우리 청소년부가 되길 소망합니다.
말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전도사님은 산성교회 오기 전에
고모부께서 담임하고 계시는 교회를 다녔어요.
고모부는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 같으면서도
베짱이 같은 사람이었어요.
항상 입에 달고 사시는 말씀이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되면,
하나님,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인생
잘 먹고 잘 쉬고 잘 누리다가 왔습니다.”
라고 말할거래요.
그 당시에 열정만 가득했던
최진규 전도사는
목사님이 인생을 즐기는데만 목적이 있는 사람인가?
라고 생각하고 고모부의 목회와 그 인생을
너무 쉽게 비난했었어요.
그런데,
저의 그 비난은 열정만 가득했던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인생을 누리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더라고요.
그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더라고요.
말로 전하는게 복음이 아니라,
먹는 것에 감사, 하는 일에 감사하며
인생을 누리는 그 모습 자체가
복음을 전하는 일이더라고요.
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공허함에 속아
인생의 아름다움을 놓치는 인생이 아니라,
먹는 것 자체에 감사하며,
하는 일에서 보람을 찾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생을
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은혜가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