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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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경, 본이 됨, 서로 사랑
부모 공경, 본이 됨, 서로 사랑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룻기의 배경은 구약의 사사 시대입니다. 사사기 21:25 은 그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영적으로 혼란하고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스라엘 전국적으로 심각한 기근이 임해 서민들은 먹고 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에 살던 엘리멜렉은 큰 결단을 내리고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을 데리고 이웃 나라 모압으로 이민을 갑니다. 모압 드림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해 보려 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한 가족의 이민 이야기가 아니라 실상은 신앙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이스라엘에 왕이 없다 했던 사사시대에 등자아는 엘리멜렉! 그 이름은 “나의 하나님은 왕이시라”는 뜻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하셨는데… 엘리멜렉 역시 그 이름 처럼 살지 않고, 시대에 편승해서 하나님이 아닌 자신이 왕이 되어 결정하고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습니다. 모압 드림이 아니라 킹덤드림, 하나님 나라의 꿈을 꾸어야 할 엘리멜렉은 안타깝게 모압 땅에서 죽고 맙니다. 그래도 아내 나오미는 두 아들 결혼시키고 그곳에서 열심히 살아보려 했으나, 두 아들마저 결혼한 지 얼마 되지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봉독한 말씀의 배경입니다.
오늘 어버이 주일 예배를 드리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이 비극적인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말씀을 주시고자 하실까요?
1. 어떤 상황에도 부모를 공경하라
1. 어떤 상황에도 부모를 공경하라
남편과 두 아들을 객지에서 잃어버린 나오미에게는 이제 오르바와 룻, 두 며느리만 남았습니다. 나오미는 이제 이 땅에 소망이 없어요.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단하고 며느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8-9절) “얘들아, 너희는 친정으로 돌아들 가거라. 너희가 죽은 내 아들들과 나한테 잘해 주었으니, 주께서도 너희를 잘 보살펴 주시기를 빈다. 주께서 너희를 돌보셔서, 새 남편을 만나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미기 바란다.”
나오미는 진심으로 며느리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며 그들을 돌려보내려 한 것입니다. 그 때 두 며느리가 모두 울며 안 가겠다고 합니다. 나오미도 울며 며느리에게 재차 가라 강권했습니다. 먼저 오르바가 시어머니에게 입을 맞추고 눈물의 이별을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은 오르바처럼 시어머니 말씀을 따라 친정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룻은 끝까지 시어머니를 떠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단호히 말을 했습니다.
(16-17절) “어머니가 가시는 곳이면 저도 갈 것이고 어머니가 머무는 곳이면 저도 머물 것입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제 백성이며 어머니의 하나님이 제 하나님이십니다. 어머니가 죽는 곳에서 저도 죽을 것이고 저도 거기에서 묻힐 것입니다.”
이것은 자기도 이스라엘 사람이 되겠다고 귀화 신청을 하는 말이 아닙니다. 또한 단순한 충성심에서 나온 말도 아닙니다. 어머니를 향한 깊은 존경과 사랑의 표현이고, 동시에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믿고 따르는 삶을 선택한다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8절 나오미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룻은 시어머니를 극진하게 섬겼습니다. 인간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효심이 아주 깊은 며느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출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엡 6:2)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신구약 성경은 모두 부모를 공경하라 말씀합니다.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함이 사람됨의 필수적 가치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짐승도 자기 새끼를 사랑하는 모성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본성입니다. 저절로 됩니다. 그러나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것은 다릅니다. 말씀에 힘써 순종해야 합니다.
저도 늘 한국에 계신 부모님, 또 장인장모님과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 잘 섬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번 여름에 저희 가족이 한국에 방문하려 하는데 잘 섬기고 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레위기 19:3)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부모를 경외하라는 말씀은 특별합니다. 이 단어를 하나님 아닌 다른 것에 사용할 때 우상이 되는 것인데, 부모는 예외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연결이 된다면, 이것은 한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모든 관계 가운데 사랑과 존경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고, 사랑과 존경의 문화는 우리 모든 이웃과 지역 사회,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압 드림이 아니라 킹덤 드림,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힘이 아닐까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잃지 않도록 서로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2. 어떤 상황에도 믿음의 본을 보이라
2. 어떤 상황에도 믿음의 본을 보이라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나오미는 인생의 가장 큰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20절에 보면 자신의 인생이 ‘마라’와 같다. 곧 쓴 맛이 난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나오미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베들레헴으로 돌아 가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했고, 며느리들에게도 하나님의 축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모압 여인이었던 룻이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라고 고백하며 주님을 영접한 것은 나오미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신실하심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중에서도 변함없는 나오미의 믿음이 며느리 룻에게서 열매를 맺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녀는 부모를 경외하라 하셨지만, 부모에게는 자녀를 경외하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시대 문제는 부모가 자녀를 경외함에 있습니다. 자녀를 하나님처럼 떠받듭니다. 그래서 하나님 말씀,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통 귀를 열지 않지만, 자식의 말, 자식의 요구에는 즉각 반응하죠. 그래서 결국 자식들은 자신의 소견에 옳은 대로 살면서 세상을 21세기 사사 시대로 만들어 가는데… 부모는 보고만 있습니다.
나오미는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에게 뭐하나 해 줄 수 없는 가난한 과부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이런 어머니를 보는 눈이 있습니다. 며느리 룻입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들을 모두 잃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 어머니가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았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신뢰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의지하는지 보았습니다. 며느리 잘 못 들어와 내 아들들 잡아먹고, 우리 집안이 이 모양 이 꼴이 났다고 미워하고 저주하고 내치는 것이 마땅할 것 같은데… 오히려 진심으로 며느리들을 축복하고, 그들이 잘 되기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 나오미를 본 것입니다. 이렇게 룻에게 비춰진 어머니 나오미의 삶은 강력한 신앙의 유산이 되었습니다.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
바울은 디모데의 외할머니 로이스, 어머니 유니게의 신앙을 알았습니다. 진실된 믿음으로 말씀에 순종하고, 기도에 힘쓰면서 교회를 아름답게 섬겼던 어머니들입니다. 1세기 교회를 향한 수많은 핍박 중에도 믿음을 지켰던 분들입니다. 그 어머니의 신앙의 본을 따라 디모데가 훌륭한 믿음의 아들이 되었음을 바울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고난 중에도 어떤 믿음의 자세를 보이는가? 이것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합니다. 자녀를 경외하지 마시고,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시기 바랍니다. 세상 살이가 힘들죠? 그러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신실한 믿음을 보임으로 자녀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남기시는 부모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3. 어떤 상황에도 서로 사랑하라
3. 어떤 상황에도 서로 사랑하라
나오미와 룻의 관계를 뭐라 할 수 있을까요? 나오미는 아들도 죽었죠. 아들과 며느리 사이에 자식이 있어, 나오미에게 손주가 있는 것도 아니니, 혈연적으로는 이제 남입니다. 서로 갈 길 가면 되는 관계인데… 두 사람 모두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했습니다. 죽은 엘리멜렉이 실현하지 못한 “나의 하나님이 왕이십니다!”라는 신앙의 삶을 이 두 여인이 살기로 하면서 둘은 혈연 관계를 넘어선 언약 관계가 되었습니다.
믿음, 곧 언약으로 맺어진 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을 실천하는 관계입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룻은 나오미에게 소망이되고, 며느리를 사랑하는 나오미도 룻에게 소망입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꽃 피는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 둘의 관계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는 끊임없는 희생과 헌신이 요구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나오미에게 이방 여자를 며느리로 데려왔다고, 더구나 남자들 모두 죽게 만든 저주받은 여자를 데려왔다고 수근거리며 뒷담화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룻의 친정에서는 여전히 젊고 예쁜 룻을 저 늙은 여자가 가스라이팅해서 기어이 아무도 없는 베들레헴으로 데려갔다고 정반대 얘기할 것입니다.
그 때마다 둘은 서로를 향해서 내 사랑하는 딸이라고, 내 어머니라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이것이 언약 관계 안에서의 사랑입니다. 서로 헤어져야 피차 편하고 좋은데, 믿음으로 하나되어 지금의 불편과 모욕과 수치를 기꺼이 나를 희생하면서 서로를 위해 감당하는 사랑입니다.
나오미와 룻의 서로를 위한 희생적 사랑은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어떠함을 보여줍니다. 세상적으로 인간적으로 예수님은 저나 여러분과 헤어져야 편합니다. 예수님이 무슨 죄를 지셨습니까? 욕 먹을 이유도 없죠. 수치와 모욕, 저주를 받으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약속하시면서 저와 여러분을 위해 기꺼이 수치와 모든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예수님의 희생적 사랑 때문에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도 저와 여러분을 “너는 내 아들이야, 너는 내 딸이야” 말씀해 주시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는 나오미와 룻의 언약적 관계는 비극으로 가득차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님의 섭리가 나타납니다. 룻이 고엘, 곧 그 집안에 기업 무를 자 보아스를 만나고 그 가문에서 다윗 왕이 태어나고, 그 왕의 계보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나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극으로 보이는 예수 십자가 대속의 사건은 이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곧 언약 관계로 함께 모인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통해 반드시 하나님의 섭리로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 왕의 나라가 이루어 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떤 상황 속에서도 룻처럼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오미처럼 자녀에게 신앙의 본을 보이는 부모가 되시기 바랍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룻과 나오미 언약 관계에서 보여준 희생적인 서로 사랑, 예수님처럼 순종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를 통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