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티아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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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기 위해서 먼저 사랑합시다
사랑 받기 위해서 먼저 사랑합시다
우리가 바라는 것
우리가 바라는 것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조금 어렵기는 하지요. 요한 복음 특징이 그렇다고 합니다. 약간 나선형 계단 같다고 합니다. 나선형 계단이 빙빙 돌지만, 조금씩 올라가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요한 복음도 비슷한 이야기, 똑같은 이야기 하시는 것 같으면서도 점점 발전시켜 나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한 복음을 묵상할 때 비슷한 내용끼리 묶이는 단락을 한 번 나눠 보고, 또 그 안에서 핵심어를 찾아보곤 합니다. 이번 복음을 읽으면서 눈에 띄었던 핵심어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는 ‘머무르다’입니다. 그것도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친구’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알게 되면 우리는 예수님의 친구가 된다는 말씀, 또 예수님께서 그런 친구인 우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을 보여주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이 세 가지 모두 우리가 참으로 염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 거기서 위안과 평화를 얻는 것. 상상만 해도 참 편안하고 좋지 않습니까. 우리가 참으로 바라는 것이지요. 또 예수님의 친구가 되어서, 예수님께서 목숨바쳐 하신 사랑을 느끼는 것. 그것도 참 좋지 않습니까.
먼저 사랑해야 한다
먼저 사랑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한 가지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계명을 지켜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계명은 이것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가 생각하기에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기 위해서는, 또 예수님의 사랑을 알기 위해서는 뭔가 앉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앉아서 묵상도 하고 기도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런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하느님 사랑으로 충만해 지면 그때 가서 이런저런 실천을 하겠다고 마음먹기도 합니다.
물론 기도와 묵상도 필요하지요. 중요합니다. 그러나 서로 사랑하는 것, 내가 먼저 사랑을 실천하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가 먼저 사랑함으로써 나는 목숨 바쳐 사랑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더 깊게 알게 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 안에 더 깊이 머물게 됩니다.
예컨대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한다고 해 봅시다. 미운 행동, 미운 말투, 또 나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도 용서하고 사랑을 해 본다고 합시다. 그를 사랑하면서 내 마음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모욕하고 괴롭히고 때렸던 사람들을 두고,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하셨던 그 예수님의 사랑에 조금 더 가까이 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손과 발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나의 가족에게, 공동체에게, 또 세상 속에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면서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그 사랑의 신비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