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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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나는 누구인가
겸손=나는 누구인가
배경: 발씻김
배경: 발씻김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이번 복음 말씀은 맥락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때, 그러니까 세족례가 있는 그날 읽었던 말씀 뒤에 이어지는 본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랑의 가장 지극한 표현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뒤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부분이지요. 그런데 이 지점에서 제자들의 배반에 대해서 이야기하십니다. 사랑과 배반. 이 맥락을 알면 예수님의 심정을 조금 헤아릴 수 있겠지요.
말씀 해설: 나는 누구인가
말씀 해설: 나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오늘 복음을 살펴봅시다. 예수님께서 먼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 말씀은 우리가 자신에게 질문하게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가? 나는 스스로 예수님보다 높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나의 진정한 위치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일까요. 예수님보다 높은 사람일까요? 예수님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지혜롭고, 더 자애로운 사람일까요. 당연히 그렇지는 않지요. 나는 예수님보다 훌륭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예수님 말씀을 읽고 거기서 배우고 그럼으로써 예수님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은 진정한 주인이시고, 나는 그분의 말씀을 잘 듣는 종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나를 파견하신 분이고, 나는 그 가르침에 따라 일을 하는 파견된 사람이지요.
겸손: 다른 사람을 맞아들임
겸손: 다른 사람을 맞아들임
이렇게 예수님과 나의 관계 안에서 나의 위치를 잘 아는 것을 겸손이라고 합니다. 겸손이란 무조건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못난 사람이야, 나는 비참한 사람이야, 나는 더러운 사람이야’라고 무조건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예수님과 나 사이에서 나의 위치를 잘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주인이고, 나는 종이다. 그래서 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듣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는 자의식을 명확히 가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내가 겸손한지, 아니면 교만한지 어디에서 드러날까요.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특별히 성당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를 성찰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성당 안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납니다. 어떤 사람의 생각은 나와 잘 맞아 떨어질 때도 있고, 어떤 사람의 생각은 나와 잘 맞지 않을 때도 있지요. 그럴 때 나의 겸손이 드러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고, 나의 의견을 고집할 수도 있지요. 반대로 나도 부족한 사람이고, 예수님의 평범한 종이니, 다른 사람의 생각도 들어보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도 본당 공동체의 다양한 사람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알아보고 맞아들일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