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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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왜 새로운 계명인가요?
왜 새로운 계명인가요?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계명을 주십니다. 바로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있습니다. 이미 구약 성서의 레위기에서 하느님께서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계명을 주셨습니다. 물론 한 글자 한 글자는 다르기는 해도 그 내용상 주변 사람을 사랑하라는 같은 의미이지요.
이 계명을 새로운 계명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뒤이어 오는 구절에서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그냥 나의 방법대로, 내 마음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방법대로,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 그대로 사랑하라는 말씀이지요.
인간적 사랑의 한계
인간적 사랑의 한계
모든 사랑이 하느님에게서 나오기는 하지만, 인간적인 사랑은 한계가 있습니다. 본당에서 신학생으로 있을 때, 보좌 신부로 있을 때 그런 것을 경험했습니다. 주일학교를 하면 아이들이 많이 있지요. 그 중에는 정말 착하고, 말도 잘 듣고, 웃기도 잘하고, 성당 생활도 열심히 하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친구 보기만 해도 정말 좋지요. 오면 같이 이야기도 하고, 먹을 것도 사주고 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착한 친구를 보면, 사랑하지 않을래야 사랑할 수밖에 없지요. 자연스럽게 사랑이 나옵니다.
반면에 이런 친구도 있지요. 말도 안 듣고, 미사 시간에 떠들고, 교리 시간에는 도망가고, 친구들이랑 싸우고 그런 친구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때요. 밉습니다. 참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번 주에는 어떤 사고를 치려나' 괜히 걱정스럽고, 보기만 하면 밉고, 가끔가다 성당 안 나오면 안도감이 드는 그런 친구도 있지요. 그런 친구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까요? 예쁘고 착하고 그런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사랑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밉고 맘에 안 드는 사람을 보면 사랑하기가 참 힘들지요.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방법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방법
그럴 때,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떠올려 봅니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 나는 착하고 훌륭하고 예수님 말씀 잘 듣고, 그대로 완벽하게 실천하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지요. 나는 참 별 볼 일 없는 인간입니다. 예수님 말씀 들을 때만 반짝이고, 돌아서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지지리도 말 안 듣는 인간이지요. 그런데 그런 나에게도 예수님께서는 사랑과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심지어 오늘 복음 직전에 나오는 내용을 기억해 보십시오.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는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사람들의 발을 씻겨 주는 게 종들이 하던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몸을 굽혀서 나의 발을 씻어 주셨다는 것은 당신을 그렇게 낮춰서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것입니다.
또 오늘 복음 이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유다가 나갔지요.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예수님의 위치를 알리려고 나간 것입니다. 이제 수석 사제들과 성전 경비병들이 예수님을 잡으러 오겠지요. 그러면 예수님의 수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살리기 위해, 나의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의 목숨을 십자가에서 내놓기까지 하셨습니다.
또 지금은 어떻습니까.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계속해서 보여주기 위해서 빵의 모습으로 당신 자신을 낮추셨지요. 그래서 우리의 손이 아니면 움직일 수 없는 존재로 낮아지셨습니다. 이는 모두 우리를 진정으로 살리고 싶어하시는 당신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
그런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우리가 하는 사랑도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사랑하기란 참으로 쉽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심지어는 온 세상이 미워해서 내쳐버린 그 사람을 사랑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도 죄 많은 나를 목숨 바쳐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도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합시다. 나의 사랑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합시다.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계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