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뱀과 놋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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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민수기 21:1-35
“불뱀과 놋뱀”
2019. 3. 23
조 정 수
오늘 본문인 민수기 21장은 이스라엘 자손이 민수기 10장에서 행진을 시작한 이래로 마침내 다른 민족과의 싸움에서 첫 승리를 거두게 되고, 그 이후로도 만나는 민족마다 물리쳐서 그 당을 차지하는 승리의 행진이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승리의 행진을 시작되기까지, 그동안 이스라엘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어요? 10장에서 행진을 시작했는데, 11장을 보면 백성들이 원망을 하죠. 백성들이 악한 말로 원망을 하여서 하나님이 진노하시고 이스라엘 진영 끝을 불로 태워버리셨잖아요. 12장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를 비방했습니다. 13장과 14장에서는 열두 정탐꾼을 보냈는데 돌아온 열 명이 부정적인 말을 하는 바람에 백성들이 통곡하면서 또 원망을 하였습니다. 16장에 가서는 레위자손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땅이 갈라져서 그 땅 속에 파묻혀 죽고, 그들과 같이 반란에 가담한 250명의 지휘관이 불에 휩싸여 죽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제 본문이었던 20장에서는 무슨 사건이 있었습니까? “므리바 사건”이 있었죠. 마실 물이 없어서 백성들이 원망하자 모세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방법을 구했는데, 하나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 하지 않고 자기 방법대로 반석을 지팡이로 두 번 때렸다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말씀을 듣게 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은 행진을 시작한 뒤로 승리를 맛보기는커녕 온통 원망과 불평만 하는 “모지리 행진”을 하였습니다. 그 행진의 말미에 모세의 누나인 미리암도 죽고, 형인 아론도 죽었습니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도 자기 민족이 승리하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특히 아론이 죽기 직전에는 이스라엘이 가데스 땅을 가로질러 가려고 에돔 왕에게 우리를 지나가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가 거절당하고 나서 끽 소리도 못하고 그 땅을 우회해서 가는 치욕을 겪지 않았습니까? 그 모습을 보면서 아론이 이스라엘의 미래를 얼마나 걱정했을까요? 아마도 그런 걱정에 잠긴 채로 아론은 눈을 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질이 이스라엘에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승리가 찾아오게 됩니다. 오늘 본문 1절을 보면 네겝 땅에 사는 아랏의 왕이 이스라엘을 습격해서 백성들 몇 사람을 사로잡아갑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여호와께 서원하여 복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였고, 그 기도에 응답하셔서 아랏의 왕과 그 백성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 자손의 첫 승리였습니다. 이 승리를 시작으로 이제 이스라엘의 여정이 승리만 가득한 행복한 행진이 되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5절을 보면 백성이 또 원망을 합니다. 이번에는 모세에게만 원망을 한 것이 아니라, 간 크게도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어쩌면 첫 승리에 기분이 업 되어서 감히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게 될 정도로 간이 커졌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백성들은 행진하는 길이 너무 힘들고 제대로 먹고 마실 음식이 없어서 짜증이 치솟아 원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원망을 보신 하나님이 이번에는 백성들에게 불뱀을 보내십니다. 불뱀이 왜 불뱀인가 하면, 이 뱀에 물리면 불에 타는 것 같은 고통에 시달리다가 죽는다고 해서 이름이 불뱀입니다. 이 뱀들이 온 사방에 몰려와 백성들을 물었고, 물린 사람들은 타는 듯한 고통 속에서 죽게 되었습니다.
뱀에 물린 사람들은 뜨거운 고통 때문에, 아직 안 물린 사람들은 뱀에 물릴까봐 제대로 밖을 나갈 수도 없는 두려움 때문에 모세에게 이 뱀들을 물리쳐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백성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모세가 하나님께 기도하자 하나님이 또다시 모세에게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그 방법이 무엇입니까? 불뱀과 똑같은 모양의 놋뱀을 만들어서 장대 위에 달아놓으라는 것이죠. 불뱀에 물린 사람이 그 놋뱀을 쳐다보기만 하면 죽지 않고 살 것이라는 것입니다.
얄궂게도 하나님은 백성들이 자신을 죽게 만든 불뱀과 똑같이 생긴 놋뱀을 봄으로써 생을 보존하게 하셨습니다. 왜 하나님은 굳이 이런 방법을 알려주신 것일까요? 왜 놋뱀을 보게 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백성들이 놋뱀을 보면서 자신들의 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놋뱀을 보면서 너희를 문 불뱀을 기억하고, 왜 불뱀이 너희를 물었는지를 잊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원망하고, 그 대가로 하나님의 진노를 받으면서도 그것을 잊어버리고 또 다시 원망하기를 반복하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그들이 잊어버려도 수시로 기억나게 하고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 놓게 하셨습니다. 이 놋뱀을 볼 때마다 너희를 불타는 고통에서 해방시키신 은혜를 생각하고 또한 너희가 하나님을 원망하였던 잘못을 다시는 하지 범하지 말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이와 같은 은혜가 임하신 줄로 믿습니다. 우리가 잘못할 때마다, 우리가 하나님을 잊어버릴 때마다 하나님은 우리를 돌이키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회개의 영을 부어주십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옵니다. 때로는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통해서 들려올 때도 있고, 때로는 조용히 성경 말씀을 묵상하다가 한순간에 깨우쳐질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드라마를 보다가, 또는 친구랑 수다를 떨다가, 밥을 먹다가, 운전하다가, 길을 걷다가. 혹은 잠잘 때 꿈 속에서 환상을 보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우리를 돌이키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주신 놋뱀을 통하여서 죄에서 돌이켜 구원함을 얻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뒤로 만나는 민족들마다 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24절에서 아모리 왕 시혼을 물리쳤고, 마지막 절인 35절에서는 바산 왕 옥을 쳐서 물리쳤습니다.
그들이 원망하여 하나님의 진노하심으로 불뱀에 물려 죽는 벌을 받았지만, 하나님이 놋뱀이라는 회개의 기회를 그들에게 주셔서, 놋뱀을 보는 자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셨고, 결국엔 만나는 민족마다 쳐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그 은혜를 오늘 우리에게도 베풀어주심을 믿으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며 혹 회개할 것이 있는지 때때로 나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다 되시기를 바라고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