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주인은 누구인가?
Notes
Transcript
오늘 본문말씀은
레위기 25장이고요,
함께 은혜를 나누고 싶은 부분은
8-13절, 희년에 대한 말씀입니다.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너는 일곱 안식년을 계수할지니 이는 칠 년이 일곱 번인즉 안식년 일곱 번 동안 곧 사십구 년이라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는 뿔나팔 소리를 내되 전국에서 뿔나팔을 크게 불지며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
이 희년에는 너희가 각기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갈지라
7년마다 안식년이 찾아오고,
49년째 되는 7번째 안식년 후에
50년째 되는 해가 희년입니다.
이 날은
전국의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는 날입니다.
대체 무슨 자유를 선포하는 날일까요?
이 해는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원래 나누어주셨던
토지의 분량대로
모든 토지의 소유권이 초기화가 되는 것이죠.
심지어 토지 뿐만 아니라
종되었던 자들도, 포로 되었던 자들도
모두 다 풀어줍니다.
안식년마다 채무도 면제해주는데,
희년에는 토지도, 신분도 모두 초기화가 됩니다.
희년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것이지만
참 별로인 제도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이런 비현실적인 처사가 다 있나… 싶었습니다.
주인된 사람들의 입장은?
그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혼란은?
등 수많은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다가
이 제도가 실제로 시행이 잘 되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희년은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초기화가 되는 날이니
당연히 백성들의 대대적인 반발이 있었죠.
아니… 하나님이 뭘 모르시나? 싶었어요.
희년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 조건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나가야 하는 존재이지
온전한 형상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니 이 희년은
현실적으로 지켜질 수가 없었던 겁니다.
이 말도 안 되는
희년을 대체 왜 지키라고 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말도 안 되는 희년,
그 희년을 통해 던지는 질문이
인류의 삶을 오히려 윤택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
하나님께서 희년을 명령하신 이유는
그것이 우리에게 거룩하기 때문에
그 거룩함이 우리가 다시 밭의 소출을
먹게 해줄 것이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인 거죠.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우리 삶이 거룩해지도록
희년을 통해 던지셨던 질문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질문은 이렇습니다.
“내 소유는 진짜 내 소유인가?”
현실적인 나의 생계, 내 땅, 내 소유
이 모든 걸 멈춰서거나 잃게 되는 것은
정말로 고민되고 걱정 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희년을 명령하신 이유는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는 것이었어요.
요새 딸 아이를 키우다보니까
말씀을 묵상해도 자꾸
딸 아이 생각이 나고,
설교를 준비해도 자꾸
딸 아이와 있었던 이야기가 생각나요.
양해 부탁드릴게요.
딸 아이 목욕을 시키면서
몸을 이곳저곳 꼼꼼하게 살핍니다.
어디 진무른데는 없는지
땀띠는 없는지 피부는 무사하신지…
그러다 문득 제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어요.
딸 아이의 눈썹이 절반밖에 없는거에요.
제가 지금 눈썹문신을 한거지만
제가 원래 눈썹이 절반 정도 없거든요.
그래서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죠.
아니 뭘 이런걸 닮어.
아이고, 평생 눈썹문신은
내가 책임져야겄네
미안해서 어쩌냐 ㅎㅎㅎㅎ
그 이외에도 신체적으로
벌써부터 미안한게 너무 많은거에요.
아빠가 머리가 커서 미안하다.
아빠가 키가 작아서 미안하다.
안타깝게도 작은 키를 감안해도 팔 길이마저 짧다.
심지어 곱슬머리라서 비오는날 부스스해져서 난리가 난다 미안하다.
뭐 이래저래 애 목욕시키다 말고
혼자 고해성사를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가만, 이걸 내가 왜 미안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든거에요.
이 아이가 내 유전자를 받아서 태어나긴 했지만,
저도 누군가의 유전자를 받아서 태어났거든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제 엄마 아빠가 잘못하시지 않았는가 였습니다.
그런데 따지고보니
엄마 아빠도 누군가의 유전자를 받은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엄마 아빠 잘못도 아니죠.
그러다 문득,
나는 어디서부터 왔지?
나는 누구의 소유이지?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가장 정점에 계신 분이 있더라고요.
바로 하나님이셨습니다.
단순하게 저의 육체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
내가 나의 것이라고 여기며
누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인거에요.
그때 깨달았죠.
아 내 몸은 내꺼 아니구나
엄마아빠꺼도 아니구나
내 인생조차도
내것이 아니구나
따라서 이 딸 아이도 내꺼 아니구나
모두 다 하나님꺼구나
그래서 목욕시키다 말고
아이한테 복음을 전했어요.
이은아 너 하나님꺼야.
그 목욕시간이 저에게는
희년이지 않았나 싶어요.
‘나의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자녀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만물,
내가 누리고 나의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물건들이나
업적, 성취, 직업 등 모든 것들이
단 하나도 내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내 인생에서 누리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자유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희년을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삶에도 희년이 필요합니다.
문자 그대로
희년을 지키시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내 인생에 희년과도 같은 시간이
희년과도 같은 순간 순간이,
그 희년 안에 담겨진 영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모든 만물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기억하며
나의 소유에 대한 주장을 다 내려놓는 시간,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나의 것이라 여기며
움켜쥐려는 순간들,
하나님 앞에 다 내려놓는
나의 인생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 희년의 영성이
우리의 삶에 오히려 참된 자유를 선포하게 해줍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현실적인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잠시 멈춰서서 모든 만물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걸
깨닫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 라고 하거나
오히려 그렇게 묵상할 시간에
1시간이라도 1년이라도 더 일해서
이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야 되지 않겠니?
그래야 자유도 생기지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만물은
나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걸 깨달을때부터
얻게 되는 것입니다.
내 돈이라고 움켜쥐면서부터
서로를 향한 나눔이나 배려는 사라지게 됩니다.
내 자식이라고 내 소유를 주장하는 순간
자녀를 망치게 됩니다.
내 업적이라고 아무리 자랑하고 떠벌려도
한 순간에 무너지기도 하죠.
내 재산도, 내 자녀도,
내가 쌓아 올린 나의 업적들도
나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실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아갈때,
모든 것을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맞게
온전하게 누리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인생의 시간 안에
모든 만물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걸
깊이 묵상하게 되는 희년의 시간이,
희년의 영성이 충만하기를 소망합니다.
말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의 이 시간도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내 시간을 구별하고 쪼개서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 시간도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어느 것 하나
나의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것들을 나의 것이라
주장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삶이 오히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자유와 거룩함을 파괴하고,
세상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오늘 하루,
우리에게 희년의 영성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것임을 깨닫고,
참된 자유함을 얻어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 세상을 온전하게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
나의 것이라고 고집하며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을 왜곡시키거나 망가뜨리진 않았는지 떠오르게 하시고, 우리에게 희년의 영성을 허락하사, 모든 것을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고, 모든 만물의 주인 되신 주님을 기억하며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나의 것만 바라보느라 내가 마땅히 사랑해야할 대상들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는지, 깨닫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모든 만물의 주인되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서로에게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의 자녀로 세워주시옵소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은샘기도회. 참여하는 모든 서번트들에게 기도할 수 있는 힘을 허락하시고, 내가 시간을 구별하여 섬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주님의 것이기에 주님께 시간도 헌신도 온전히 내어드린다는 믿음으로 섬기게 하옵소서.
